[새 정부 개혁입법 과제](1) ‘활자문화진흥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한다
[새 정부 개혁입법 과제](1) ‘활자문화진흥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한다
  • 조석남
  • 승인 2022.06.2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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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문화의 뒷받침 없는 인터넷정보는 ‘영혼 없는 지식’...책과 신문읽기 등 활성화 위해 제도적인 지원에 나서야

지난 5월 10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50일이 지났다. 윤 대통령은 ‘공정과 상식의 사회 실현'을 기치로 내걸고 국정에 임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뉴스는 사단법인 서울이코노미포럼(이사장 정종석)과 공동으로 새 정부의 개혁입법 과제를 부문 별로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기획물 연재를 시작한다.<편집자 주>

공동주최 : 금융소비자뉴스, 사단법인 서울이코노미포럼

후원 : 금융소비자연맹,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소비자연구원, 서울자본시장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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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남 칼럼] ‘메타인지(metacognition)’라는 용어가 있다. 자신의 생각에 대해 비판적 사고를 하고, 한 차원 높게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을 뜻하는 말이다. ‘한 단계 고차원’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어떤 사실을 안다는 인지(recognition)가 합쳐져 생성됐다.

신경정신과 전문의들은 “독서를 하는 동안 우리는 일반적인 생각보다 한 단계 높은 고차원적인 사고인 ‘메타인지’를 하기 때문에 사고력이 발달하게 된다”고 말한다. 또 “아이들이 게임처럼 강한 자극에 압도되면 ‘메타인지’를 할 여유가 사라지고 우발적 행동을 하게 된다” 고 지적한다.

특히 TV, 게임 등 영상에 과도하게 몰입할 경우 정상적인 사고훈련을 방해하게 된다.예컨대 남을 이유 없이 폭행하면서도 ‘내 행동이 왜 잘못됐는지’, ‘남을 때리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생각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이들은 자극적 게임에 익숙해져 정상적인 사고훈련을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젊은 세대가 독서를 기피하는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 인터넷 정보는 시간적, 경제적 효율 측면에서 유용하지만 활자문화의 뒷받침 없이는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

활자문화와 뿌리를 공유하지 않는다면 자칫 ‘영혼이 없는 지식’으로 흐를 수도 있다.바로 ‘활자문화부흥운동’이 시급하고도 절실한 이유이다. ‘아침독서운동’ ‘집안독서운동’ ‘독서마을 조성’ ‘북 스타트 운동’ 등을 실천적인 방법론으로 제시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운동이 성과를 거두려면 정부와 지자체, 기업들의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그래서 ‘활자문화진흥법’의 제정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현재 ‘독서문화진흥법’ ‘출판문화산업진흥법’ ‘인쇄문화산업진흥법’ 등 유사한 법률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모두 유명무실한 법률로 상투적이고 산발적이다. 요식적으로 이런 법률을 만들어놓고 ‘내 할 일은 다했다’며 뒷짐을 지고 있다면 그것은 국회의원들의 ‘직무유기’에 다름 아니다.

활자는 비대해져 가는 정보세계의 뼈대다. 질서 없이 부풀어오르기만 하는 정보세계는 어디가 중심이고 어디가 주변인 지,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 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활자는 편집이라는 작업을 통해 정보에 뼈대를 부여한다. 예컨대 신문에는 표제가 있고 기사의 장단이 있어 날마다 쏟아져 나오는 정보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책에는 단락과 목차가 있어 저자 생각의 구조를 분명하게 할 수 있다.

때문에 활자는 매우 중요한 매체다. 문자는 인간의 역사와 함께 태어났고, 활자는 지식이 전 인류의 것이 됐을 때에 태어났다. 활자문화는 인간 본연의, 인간다운 자세 그 자체이다.

21세기에 더욱 더 성장해야 할 정보세계가 무질서하게 표류하는 ‘방랑아’, 기형적인 ‘비만아’가 되지 않으려면 확실한 닻과 뼈대를 준비해야 한다.

일본은 젊은 세대가 책과 신문읽기를 멀리하는 ‘활자이탈 현상’이 발생하자 지난 2005년에 모든 정당과 당파를 초월한 286명의 의원이 합심해 ‘문자활자문화진흥법’을 제정해냈다. ‘문자활자문화의 날’까지 지정할 정도로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담겨 있다.

세계 2위의 경제대국에 오른 원동력은 ‘국민들의 왕성한 독서력’이라고 확신하는 일본의 정치인들은 책과 신문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 이 결과 정부와 지자체, 뜻있는 기업들의 집중적인 지원 속에 ‘활자문화부흥운동’이 대대적으로 펼쳐졌고, 큰 성과를 거뒀다.

우리의 열악한 출판문화계 현실과 일본에 비해 취약한 독서층을 감안할 때 ‘활자문자진흥법’을 통한 지원은 필수적이다. 또한 법 제정에는 초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육체’가 문드러지는 것은 쉽게 알아차릴 수 있지만, ‘정신’이 피폐해지는 것은 바로 드러나지 않는다. ‘영혼 없는 지식’이 이 땅을 더 이상 잠식하기 전에 우리 의원들이 ‘활자문화진흥법’ 제정에 팔을 겉어붙이고 나설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필자 소개

조석남 (mansc@naver.com)

- 서울이코노미포럼 공동대표

- 극동대 교수

- 전 한국폴리텍대학 익산캠퍼스 학장

- 전 서울미디어그룹 상무이사·편집국장

- 전 스포츠조선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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