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10개월 전 주가 10만원을 바라보던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3만원 선도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 금리 인상으로 성장주에 부정적인 투자환경이 조성된 가운데 증권사의 매도보고서가 주가 급락세를 부추겼다.
30일 오전 10시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뱅크는 3만600원에 거래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카카오뱅크는 7.85%(2650원) 급락한 3만1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3만2550원에 출발한 주가는 장중 3만650원까지 밀리며 상장 후 최저가로 떨어졌다.
시가총액은 14조8124억원으로 전날(16조745억원) 대비 1조2621억원 급감했다.
최근 카카오뱅크는 경기 둔화 우려에 성장주 투자심리가 꺾이면서 하락했다.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의 첫 상장이라는 프리미엄을 받아 주가가 급등했지만 전 세계적인 기술주·성장주 주가 조정이 강하게 나타나면서 카카오뱅크도 내리막을 걸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카카오뱅크에 대한 국내 증권사의 매도 보고서가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목표주가를 2만4600원, 투자의견 '매도(Underperform)'을 제시했다. DB금융투자의 목표주가는 전날 카카오뱅크의 종가 3만3750원에 비해 27.1%나 낮은 금액이다.
이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고성장과 고객기반 확보는 놀랍지만 이 같은 기대감은 현 주가에 이미 충분히 반영돼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성장 초기단계를 지나면서 대출만기연장 부담으로 성장률이 하락하고, 성장률이 낮아져 하락한 자본효율성 때문에 기회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라며 "은행업의 속성상 철저한 내수기반 산업이며, 일정 규모 이상으로 성장하려면 많은 비즈니스 모델의 재설정이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목표주가의 내년 예상실적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은 32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9배로, 현재 은행업종 대비 5배 정도 수준으로 결코 보수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교보증권도 지난해 11월3일 카카오뱅크 목표주가를 5만9000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전날 종가(6만4100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당시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적정 주가순자산비율(PBR) 대비 현재 주가가 다소 높다고 판단된다"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했다.
카카오뱅크의 주가 하락에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종목토론실에서 투자자들은 "조만간 3만원도 깨질 것 같다", "배당금도 없고 수익도 나빠지면 이탈하겠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지난 1분기 카카오뱅크는 전년 동기대비 43.2% 증가한 66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보다 10% 낮은 성적이다.
카카오뱅크 외국인 지분율은 이달 초 14.82%에서 12.51%로 줄어들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을 올리려면 자사주 매입 등 주주친화 정책을 펼쳐야 하는데 카카오뱅크는 이익잉여금을 전액 대손충당금 적립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