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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개혁입법 과제](4) 윤 대통령 만의 '뉴프론티어' 비전 제시해야
[새 정부 개혁입법 과제](4) 윤 대통령 만의 '뉴프론티어' 비전 제시해야
  • 정종석
  • 승인 2022.07.04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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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는 '데드 크로스' 여론조사 결과 잇따라...8월 18일이면 윤 정부 출범 100일. 그런데 ‘윤 대통령 그동안 뭐 했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아직까지 찾지 못해. 윤 대통령과 새 정부가 앞으로 국정을 어떻게 이끌어나가겠다는 정확한 로드맵을 국민에게 제시해야

지난 5월 10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50일이 지났다. 윤 대통령은 ‘공정과 상식의 사회 실현'을 기치로 내걸고 국정에 임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뉴스는 사단법인 서울이코노미포럼(이사장 정종석)과 공동으로 새 정부의 개혁입법 과제를 부문 별로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기획물 연재를 시작한다.<편집자 주>

■공동주최 : 금융소비자뉴스, 사단법인 서울이코노미포럼

■후원 : 금융소비자연맹,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소비자연구원, 서울자본시장연구원

[정종석 칼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또 다시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3일 나왔다.

여론조사 업체 리서치뷰가 지난달 28~30일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45%,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51%로 집계됐다.

이 기간은 윤 대통령이 나토 참석차 스페인을 방문하고 있던 시기다.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오차범위 내인 6%포인트 차이로 앞선 것으로, 리서치뷰 조사 기준 취임 50여일 만에 첫 데드크로스(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는 현상) 조사결과다.

앞서 리얼미터(지난달 20~24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지난달 24~25일) 에서도 잇달아 윤 대통령 취임 후 첫 데드크로스 결과를 발표했다. 리서치뷰는 이번 조사에서 긍정 응답률(45%)이 지난 대선 윤 대통령의 득표율인 48.6%보다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또 1일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는 43%로 한 달 새 10%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부정평가는 42%로 데드크로스를 눈앞에 뒀다는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10일 취임했다. 취임 초기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를 밑도는 것은 물론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르는 데드 크로스 현상이 나타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취임 후 첫 해외 나들이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효과가 미미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지지율 또한 하락세다. 심지어 더불어민주당에 역전을 허용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오는 7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당 윤리위원회 징계 심의를 앞둔 만큼 당내 권력투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취임초 지지율 하락 이례적...윤석열 대통령의 대표상품인 공정과 통합, 말로만 해서 되지 않아

이에 따라 국민의힘 지지율 반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통령이 취임후 으레 누리던 허니문 효과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당내 주도권을 둘러산 내홍 격화 및 이준석 대표 징계심의라는 악재로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윤 대통령이 이 고비를 넘더라도 남은 5년 동안 국정을 원만하게 운영해 나갈 목표와 동력이 잘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 대통령이 해야할 일과 과제는 산처럼 쌓여있는데 윤 정부 만의 확고한 비전이나 대표상품이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임기 초 대통령의 지지율이 곤두박칠 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정권 교체를 내세웠던 윤 정부가 출범 뒤 국민에게 와 닿는 확고한 비전이나 대표 상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이 지지율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민간주도 경제 성장’ 같은 과거 정부에서 이미 시도했다가 한물 간 이야기만 늘어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정’과 ‘통합’이 윤 대통령의 대표상품이다. 하지만 공정과 통합이 말로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공정은 새 정부 조각과정에서도 무자격자나 함량미달의 인사들을 많이 임명하는 바람에 많이 무너졌다.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인사들을 일방적으로 임명했기 때문이다.

또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자기가 속했던 검찰출신 인사들을 많은 요직에 발탁, 검찰공화국이라는 비판을 받은 점도 반성해야 한다. '인사가 만사'라고 한다. 인재를 폭넓게 구해서 쓰지 않고 아는 사람과,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사람들 만을 중용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국민들을 실망시킨 것이다.

공정의 시작점은 바로 경제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취임 후 발표한 경제정책의 첫발로 법인세 인하 같은 것을 내세워서는 국민이 쉽게 수긍하지 못한다. 통합도 마찬가지다. 반통합적인 각종 경제정책이 난무하는데 통합이 쉽게 이뤄질 수 없다는 진단이다. 또 능력 만을 앞세운 인사를 주장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지역 안배나 성별 배려가 미흡했다는 것은 국민통합이라는 차원에서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당장 8월 18일이면 새 정부 출범 100일을 맞는다. 그런데 ‘윤 대통령이 그동안 뭘 했나’라는 질문에 대한 속시원한 답변을 아직까지 찾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제라도 윤 대통령과 새 정부가 앞으로 남은 5년 동안 국정을 어떻게 이끌어나가겠다는 청사진과 로드맵을 국민앞에 제시해야 한다.

경제 실상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국민이 어떻게 고통을 분담해야 하는지, 또 다른 국정의 현안들은 정부가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 등 당면한 현안들을 구체적으로 약속할 수 있어야 한다.

케네디, 뉴 프런티어 정신으로 미국의 당면한 문제 뛰어넘어 국민에게 새로운 비전-방향 제시

지금 한국경제는 올해 상반기, 역대 가장 큰 폭의 무역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해외 원자재값 폭등에서 시작된 위기가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이른바 '3고'로 이어지면서 경제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같은 경제난국을 맞아 새 정부가 국민 모두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고 느끼는 정책을 추진한다면 다행한 일이다. 문제는 누군가의 희생 또는 양보를 필요로 하거나, 첨예한 갈등에 직면한 구조적 개혁과제들이다. 개혁을 추진하려면 그 결과가 모두에게 더 나은 미래일 것이란 확신을 주는 높은 정치적 신뢰가 필요하다.

과거지향적 편가르기와 진영논리에 매몰된 정치공학 만이 판치는 가운데 국민들이 정치권에 선뜻 마음을 내주지 못하고 있다. 반쪽 국민의 지지도 받지 못하는 대통령이 나라를 이끌게 될 경우 위기를 극복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다. 더욱이 국회가 여소야대인 상황에서 대통령의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지 매우 걱정스럽다.

윤 대통령이 국민지지율을 높이고 인기를 되찾으려면 1960년대 당시 더 이상 개척할 서부가 없던 미국인에게 '뉴 프런티어'(New Frontier,새로운 변경)라는 비전을 제시했던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케네디가 사후 50년을 훌쩍 넘겼음에도 그에 대한 미국 국민의 관심은 식지 않고 있다. 암살을 당해 짧은 임기 중 이렇다 할 업적도 남기지 못했지만 그는 "조국이 여러분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묻지 말고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를 물으라"며 국민에게 과감히 고통분담을 요청했다.

케네디는 미국인들에게 프랭클린 루스벨트 이후 가장 인기 있는 대통령이다. 1983년 갤럽조사에서는 케네디가 역대 대통령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통령이다. 미국인들이 케네디를 좋아하고 그리워하는 이유가 바로 그가 보여준 진취적이며 미래지향적 리더십 때문이다.

1960년대 미국은 문화적, 정신적, 정치적으로 혼돈의 시대였다. 2차 세계대전 후 평화는 찾아왔지만 미국의 도심은 황폐화했다, 케네디는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읽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자 했다.

이 때 케네디의 선택은 ‘뉴 프런티어’였다. 이 가운데 ‘평화봉사단(Peace Corps)’을 통해 미국의 젊은이들에게 그들이 국가와 세계를 위해서 할 일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국민에게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능동적으로 찾고 실행할 것을 주문했다.

위대한 리더는 문제를 뛰어넘어 구성원들이 추구해야 할 미래지향적 비전을 제시하는 게 마땅

좋은 리더는 조직이 당면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공한다. 하지만 위대한 리더는 문제를 뛰어넘어 구성원들이 추구해야 할 미래지향적 비전을 제시한다고 한다. 뉴 프런티어 정신으로 미국의 당면한 문제를 뛰어넘어 국민에게 새로운 비전과 방향을 제시했던 케네디의 리더십은 현대 미국을 만들었던 주요한 원동력이었다.

지난 달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주고받은 문답에서 한 기자가 ‘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많이 올리고 전 세계적으로 경제 침체가 우려되는데 대책이 있는지’ 물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첫 발언은 이랬다. “통화량이 많이 풀린 데다가 고물가를 잡기 위해서 지금 전 세계적으로 고금리 정책을 쓰고 있는 마당에 생긴 문제들이기 때문에 이것을 근본적으로 어떻게 대처할 방도는 없습니다.”

물론 그 뒤에 “그렇지만 정부의 정책 타깃은 우리 중산층과 서민들의 민생 물가를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잡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지만, ‘근본적으로 대처할 방도가 없다’는 말이 국정 최고 책임자의 해야 할 적절한 답변인지, 의아해 하는 국민들이 많다.

윤 대통령은 과거 케네디가 보여준 것처럼 진취적이며 미래지향적인 리더십을 제시해야 한다. 경제난에 근본적으로 대처할 방도가 없다는 답변은 아무래도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로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국정 최고지도자가 내놓는 발언은 기본적으로 긍정적이고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문화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그리고 정치적으로도 혼돈의 시대이다. 해방 후 77년을 지나는 동안 눈부신 경제성장 속에서 외형적으로 번영을 이루었으나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 빈부격차와 사회의 양극화, 지역 계층 세대간 불균형 속에서 국민들은 매일매일 여러가지 갈등과 불안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읽어야 한다. 국민이 미래사회에 갖는 회의와 불안을 파악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적인 뉴프론티어 정책 같은 새로운 비전과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필자 소개

정 종 석 (elton2023@naver.com)

금융소비자뉴스 발행인/대표이사(언론학박사)

(사)서울이코노미포럼 이사장

전 세종대/가천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

전 동아TV 대표이사 사장

전 서울신문 베이징특파원/경제과학부장/정치부장/편집부국장/광고마케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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