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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 오너일가의 新실세 측근(?)은 노무현 수행비서 출신
삼양식품 오너일가의 新실세 측근(?)은 노무현 수행비서 출신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2.07.0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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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욱 전 청와대부속실장, 삼양식품 상임고문이자 이사회의장 재직중
상임고문이 등기이사까지 된 특이한 사례. 오너일가의 신임 대단한 듯
공교롭게도 오너일가 취업제한 해제 직후 등기이사에 이사회의장 올라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노무현 대통령후보 수행비서 출신인 문용욱(56)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삼양식품에서 오너 일가의 핵심측근으로 부상하면서 상임고문 신분으로 등기이사에 이사회의장까지 맡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삼양식품은 오너 일가의 회삿돈 횡령 등 각종 오너리스크가 많기로 유명한 기업 가운데 하나다.

5일 삼양식품 분기보고서 및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삼양식품 이사회는 4명의 사내이사와 4명의 사외이사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사회 의장은 문용욱 상임고문이다. 이사회 의장은 보통 최대주주나 대표이사가 맡거나 사외이사중 1명이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렇게 상임고문이 이사회의장을 맡는 것은 국내 상장기업에서 거의 보기 드문 사례다.

정치인들도 고위 관료나 법조인들처럼 기업에 많이 진출하기는 하지만 보통 고문이나 사외이사 정도를 맡으며 적당히 지내다 끝낸다. 정치인 또는 그 주변 경력 만으로는 아무래도 복잡한 기업경영에 깊이 개입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문 고문처럼 고문이 등기이사와 이사회의장을 맡으며 핵심실세 소리까지 듣는 것은 좀처럼 보기 드문 경우다.

문 고문은 제주 출신으로, 연세대 문과대학 학생회장을 지냈으며, 대통령 후보시절 노무현 후보의 수행비서를 맡았다. 이 인연으로, 참여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을 지냈다. 이후 봉하재단 이사를 거쳐 지난 2015년 삼양식품에 고문으로 입사한 것으로 알려진다.

문 고문외 나머지 삼양식품 사내이사(등기) 3인은, 삼양식품 오너2세인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의 부인이자 현재 삼양식품 공동대표이사인 김정수 부회장, 김 부회장과 같이 공동대표이사를 맡고있는 장재성 부사장, 김동찬 생산본부장(상무) 등이다.

김정수 부회장(58)은 주부였다가 외환위기로 삼양식품이 부도상태였던 1998년부터 회사 경영에 참여, 총괄 사장을 거쳐 부회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남편보다 삼양식품 지분이 더 많고, 그룹 지주회사격인 삼양내츄럴스 개인 최대주주다.

횡령 혐의로 3년 징역형을 받고 올해초 만기출소한 남편을 대신해 회사경영을 직접 책임지고 있다. 불닭볶음면을 개발, 3위까지 추락했던 삼양식품을 재기시킨 주역이란 평가와 함께 경영수완도 인정받고 있다.

금융전문가인 장재성 부사장(52)은 작년초 전무 경영전략본부장으로 외부에서 스카웃되었다가 1년 만인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김 부회장과 함께 공동 대표이사로 올랐다. 지주사격인 오너일가 회사 삼양내츄럴스의 대표이사도 같이 맡아 역시 파격 중용이란 말을 듣고 있다.

나머지 1명인 김동찬 상무는 삼양식품 원주공장장 출신이다. 정통 삼양식품맨으로 볼수 있다. 보통 일반기업의 사내등기이사라면 오너 일가이거나 김 상무처럼 봉급쟁이 밑바닥부터 올라온 사람 또는 장 부사장처럼 외부 관련업계의 전문경영인들중에서 발탁되는게 일반적이다.

그래서 기업의 등기이사는 군대의 장군처럼 샐러리맨들에게는 기업의 별로 불린다. 우리가 흔히 아는 상무나 전무들은 대개 등기이사가 아니라 미등기 임원들이다.

문 고문은 이런 전례와는 한참 거리가 멀어 보이는 경력의 소유자가 을 단 것이어서 특이하다는 얘기다. 삼양식품 사업보고서는 문 고문을 사내(등기)이사로 선임한 배경으로, 상임고문으로 재직하며, 회사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기반으로 이사 역할을 훌륭히 수행할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했다고만 설명했다.

그러나 6년 가량 상임고문으로 있던 사람을 작년에 갑자기 사내등기이사에다 이사회 의장으로까지 중용한 것은 이런 상식적인 설명으로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게 재계의 일반적 시선이다. 오너 일가와의 특별한 인연이나 특별한 배려 없이는 불가능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삼양식품 지분율 구조(2022510일 보통주 기준 %)

주주명

삼양내츄럴스

전인장

김정수

전인성

전병우

전하영

전문경

문용욱

지분율(%)

34.92

3.13

4.33

0.93

0.59

0.05

0.27

0.03

오너2세 전인장과의 관계

그룹지주회사격

본인

부인

쌍둥이 동생

아들

누나

삼양식품이사회의장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문 고문은 삼양식품 주식 2,530주도 현재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로는 0.03%에 이른다. 다른 대기업 같으면 오너 일가외에 사장 등 전문경영인 몇사람들도 조금씩 지분을 갖고있지만 삼양식품 전문경영인 가운데 지분을 갖고있는 사람은 그가 유일하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문 고문은 작년 326일 등기이사 선임후 장내에서 주당 88,500원에 이 주식들을 매수한 것으로 되어있다. 모두 22,300만원 가량 들어갔다. 취득자금은 근로소득 등 자기자금이라고 공시되어 있다. 반면 문 고문이 등기이사 선임일 전부터 이미 이 주식들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또 다른 공시도 있다. 공시가 왜 이렇게 서로 다른지는 알 수 없다.

삼양식품 이사회 내에는 몇 개의 산하 위원회가 있다. 문 고문은 이 가운데 보상위원회 위원장 직도 같이 맡고 있다. 임원, 사외이사 등의 보수를 결정하는 자리다. 또 김정수 부회장이 위원장인 ESG위원회의 위원이기도 하다. ESG는 김 부회장이 지난 2020년 경영일선 복귀 이후 특히 강조하는 테마인 것으로 알려진다. 문 고문은 업무상으로도 김 부회장과 이러저리 얽혀있다.

자본시장 전문매체 더 벨은 얼마 전 문 고문과 장 부사장 두 사람을 삼양식품을 움직이는 핵심 신실세 2이라며 시리즈 보도물을 내놓았다. 실제 작년과 올해 이들이 이사회의장과 대표이사로 갑자기 중용되면서 오랜 삼양식품맨 출신 측근들이 줄줄이 밀려나거나 퇴임했다.

오너 부부가 법원의 유죄판결로, 감옥에 가거나 타의로 경영일선에서 떠나있을 동안 공동 대표이사를 맡았던 정태운, 진종기 전무는 작년 1217일 일신상 사유라며 갑자기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그날자로 김정수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단독 대표이사를 맡았다.

석달 후인 지난 3월 정기주총때는 장 부사장이 대표이사가 되면서 삼양식품은 김정수-장재성 공동대표이사 체제가 되었다. 남편 전인장 회장은 올해 초 만기출소한 것으로 알려지기 때문에 작년 이후 이 모든 인사는 김 부회장이 직접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더 벨김 부회장이 재계 추천으로 그를 직접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을 뿐 문 고문과 삼양식품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인연을 맺었는지에 대해서는 세간에 알려진 게 없다면서도 문 고문이 (삼양식품의) 해외 시장 진출 초기 자문역으로서 해외 사업부문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했다.

실제 그는 입사 이후 삼양식품의 수출 증가로 해외 거래선과 직접 협의를 진행했다면서 해외 출장을 수행하며 김 부회장을 지근 거리에서 보좌한 것으로 알려졌다고도 보도했다. 해외진출 등 업무능력을 인정받은게 중용의 주 배경이라는 보도내용이었다.

그러나 조선비즈는 얼마전 삼양식품을 쌍방울, 풀무원 등과 함께 문재인 정부 임기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각종 수혜를 입었던, 대표적 문재인 수혜기업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삼양식품의 경우 회삿돈 횡령 혐의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아 경영에서 손을 떼야 했던 오너 일가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OK’ 사인으로 경영에 복귀했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덕을 봤다고 보도했다.

삼양식품 창업주 고() 전중윤 명예회장의 장남인 전인장 삼양식품 전 회장과 그 아내인 김정수 부회장은 회삿돈 횡령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이 있다. 20201월 대전 전 회장은 3년 징역형, 김 부회장은 징역 2,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두 사람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에 따라 삼양식품에서 퇴직해야 했다.

특경법 14조는 징역형과 집행유예형을 받은 사람은 각각 집행 종료로부터 5년및 2년간 범죄 행위와 관련이 있는 기업체에 취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법대로라면 김 부회장은 2025년이 돼야 경영에 복귀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2010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김 부회장의 취업 제한 해제를 승인하면서 경영 복귀의 길이 열린 것이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 등 비슷한 처지에 처했던 다른 기업 오너들은 정부에 취업제한 해제를 호소해도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래서 김 부회장의 경우 특혜라고 하는 것이다. 문 고문은 6년간 상임고문으로 있다가 공교롭게도 이런 특혜성 조치 몇 달후 등기이사에 이사회의장까지 되었다.

조선비즈는 원주 향토기업인 삼양식품 총수 일가의 경영 복귀에는 원주 지역구를 두고 있는 모 국회의원의 지원사격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면서 현재 삼양식품의 이사회 의장은 노무현정부 때 청와대 부속실장을 지낸 문용욱 상임고문이 맡고 있다고도 보도했다. 마치 김 부회장 경영복귀에 문 고문도 일정 역할을 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삼양목장 2021년말 경영지표(연결기준 억원)

자산

부채

누적결손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392

384

103

169

-13

-18

 

<자료 삼양목장 감사보고서>

 

한편 삼양식품 계열사인 대관령 삼양목장은 20177월 강원도로부터 자연순응형 휴양체감지구(삼양목장 조성)사업을 승인받았다. 삼양목장은 작년 감사보고서에서 이 사업은 현재 진행중이며, 상업시설을 건축하기 위해 지반조사 및 설계 용역 등의 비용을 작년에 지출했다고 설명했다.

상업시설은 최근 트렌드에 맞는 품목들로 상품군을 구성, 수익성을 점진적으로 증가시켜 재무구조 개선이 지속적으로 일어날 전망이라고도 밝혔다. 강원도의 사업승인으로, 돈되는 상업시설이 곧 들어설 예정이고, 그렇게 되면 삼양목장도 만성적자 탈출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설명이었다.

삼양목장이 되살아나는데 강원도의 지원책이 큰 역할을 하고있는 것이다. 당시 강원지사는 민주당 출신 최문순 지사였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문 고문이 정말로 김 부회장의 조기 경영일선 복귀나 삼양목장 지원 등에 결정적 역할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으며, 벌어져도 은밀하게 벌어질 일들이어서 확인하기도 어렵다"면서 "하지만 기업경영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경력의 문 고문이 입사 6년 만에 이렇게 유례 드문 중용과 처우를 받는 것이 눈길을 크게 끌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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