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개혁입법 과제](9) 반도체특별법 흔들림 없이 시행하라
[새 정부 개혁입법 과제](9) 반도체특별법 흔들림 없이 시행하라
  • 나병문
  • 승인 2022.07.1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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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합의로 국회 통과한 반도체 특별법...반도체 산업을 우선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국력 신장과 국가 위상을 높이는 지름길...
새 정부는 반도체 특별법의 취지가 제대로 꽃피울 수 있도록 발 빠르게 대처해야

지난 5월 10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50일이 지났다. 윤 대통령은 ‘공정과 상식의 사회 실현'을 기치로 내걸고 국정에 임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뉴스는 사단법인 서울이코노미포럼(이사장 정종석)과 공동으로 새 정부의 개혁입법 과제를 부문 별로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기획물 연재를 시작한다.<편집자 주>

■공동주최 : 금융소비자뉴스, 사단법인 서울이코노미포럼

■후원 : 금융소비자연맹,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소비자연구원, 서울자본시장연구원

[나병문 칼럼] 2022년 1월 11일 국회에서 반도체 특별법이 의원 절대다수의 찬성으로 의결된 뒤, 같은 달 25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됐다. 정식 명칭이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인 이 법은 전에 없이 획기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먼저,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를 새로 설치해 국가첨단전략기술 및 산업에 대한 주요 지원정책을 심의·의결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를 지정할 수 있고, 인·허가 특례나 특화단지 운영 및 지원사항 등을 규정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천재지변, 국제통상 여건의 급변 등에 따라 국가첨단전략기술 관련 품목의 수급에 지장이 생길 경우 6개월 내에 수급 조정을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첨단산업 투자 확대를 위해 인·허가 신속처리 특례, 기반 시설 구축비용 지원, 민원사항 조속 처리, 펀드 조성, 세액공제 등을 패키지로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국가첨단전략기술 연구개발(R&D)의 경우 정부 예산 편성이 우선 반영하도록 했으며, 대규모 사업 추진 시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속하게 처리하거나 필요시 면제할 수 있는 특례를 마련했다.

이 밖에도 전문 인력 확보를 위한 계약학과, 특성화 대학 설치 및 운영 지원과 실무역량 향상을 위한 전략산업종합교육센터 구축 등이 포함됐다.

선진국 지위 확보할 절호의 기회

세계질서 패러다임이 급격히 재편 중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냉엄한 국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전쟁 발발 후 시간이 흐를수록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삶은 피폐해지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침략자에게 맞설 수단은 매우 제한적이다. 서방세계의 지원도 충분치 않다. 서로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이리라. 이번 사태를 통하여 확인한 게 있다면, 국민의 생명과 자유를 지켜낼 수 있는 것은 오직 강한 국력뿐이라는 사실이다.

한 나라의 국력을 측정하는 지표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첨단기술 산업의 발전 정도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그중에서도 반도체 분야가 가장 핵심이다. 그런 의미에서, 반도체 산업을 우선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국력 신장과 국가 위상을 높이는 지름길이다. 당연히 우리도 그쪽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반도체 분야에서 최강자가 되면 글로벌 공급망(global supply chain)의 재편 과정에서 확실하게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그런 이유로, 미래의 반도체 시장은 각국의 사활을 건 격전장이 될 것이 분명하다. 반도체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이 만만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결코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반도체 원천기술의 종주국인 미국은 여전히 팹리스(fabless) 분야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고, 파운드리(Foundry) 시장은 TSMC를 보유한 대만의 독무대나 다름없다. 일본과 중국의 추격세(追擊勢) 또한 무서울 정도로 맹렬하다.

물러설 수 없는 대회전(大會戰)은 이미 시작되었다. 이번 기술전쟁에서의 승패에 따른 영향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조금 과장한다면, 우리나라가 선진국 지위를 확고히 굳힐지 말지를 결정하는 싸움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를 둘러싼 정황이 아주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해볼 만한 구도란 얘기다. 다만 끝까지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 안이한 태도로 어중간하게 대처하다간 선진국 안착은커녕 재기의 기회조차 잃을 수 있다.

신속한 대처로 타이밍 놓치지 말아야

새 정부는 반도체 특별법의 취지가 제대로 꽃피울 수 있도록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사사건건 부딪치던 여야가 모처럼 합의하여 통과시킨 법안이다. 잘만 운용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제대로 시행하는 것이다. 먼저 구체적인 시행령을 신속히 제정하고, 유관부처 간의 총력 협조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나아가 기술 혁신과 투자, 인력 확보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각종 규제의 과감한 혁파 또한 필수적이다.

그와 관련한 반가운 소식이 있다. 반도제 전문가인 무소속(얼마 전까지 민주당 소속이었다) 양향자 의원이 최근에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위 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여당의 요청을 수락했다. 이는 정치판에서 보기 드문 현상이다. 하기야 국가 경제의 미래를 좌우할 첨단 핵심 산업 발전을 위하는 일에 정파가 따로 있을 수 없다. 그럼에도, 그런 당위론이 현실화된 것만으로도 매우 신선하다.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밝은 미래를 보여주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양 위원장은 인터뷰를 통해서, 여야가 이념을 초월해 토론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특정 산업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관련 정부부처와 연계된 문제를 통합해 해법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중요한 것은 그의 구상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실현될 것인가이다. 입법 후에 유명무실해진 케이스가 한둘이 아니기에 드는 걱정이다. 하지만 이번엔 달라야 한다. 반도체 특별법은 그 중요성과 절박성에서 여타 법안들을 압도한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다른 뉴스도 있다. 미국판 반도체 특별법인 ‘칩 포 아메리카’(CHIPS for America Act. 반도체 제조 인센티브 법안)가 아직 하원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바이든이 회의석상에서 웨이퍼를 들고 흔들던 장면과 묘하게 대비되는 상황이다. 물실호기(勿失好機)란 지금 같은 때 쓰는 말이다. 그들이 주춤하는 사이 우리가 치고 나가야 한다. 국가 역량을 총결집하여 속도감 있게 추진할 때 우리에게 밝은 미래가 보장될 것이다.

필자 소개

나병문(rabmna1958@naver.com)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 연구위원

-SN경영연구원장

-경영학박사, 전 우리은행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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