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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으로 돈 떼일라"...대러시아 선박수주잔고, 삼성중공업 50억달러로 최고
"전쟁으로 돈 떼일라"...대러시아 선박수주잔고, 삼성중공업 50억달러로 최고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2.07.2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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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신용평가 밝혀. 다음은 대우조선 25억달러, 현대삼호중공업 5.5억달러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은 범용성 낮은 쇄빙LNG선들이 많아 더 문제
악성 드릴십재고와 대규모 소송문제로 고전해온 삼성중공업, 또 가시밭길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현재 우크라이나와 전쟁중인 러시아로부터 한국 조선업체들이 수주한 선박수주잔고는 삼성중공업이 50억달러로 가장 많고, 다음은 대우조선해양 25억달러, 현대삼호중공업 5.5억달러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는 최근 발표한 조선산업 동향보고서에서 한국 조선사들은 러시아 선주들로부터 LNG선 등을 다수 수주했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 금융제재 영향으로 대금지급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나신평은 현대삼호중공업의 경우 수주잔고 규모가 비교적 작은 수준이며, 일반 LNG선박이어서 계약이 취소될 경우에도 재판매가 용이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수주잔고 규모가 크고, 범용성이 낮은 쇄빙LNG선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계약해지시 재판매가 용이하지 않을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삼성중공업은 러시아 프로젝트 관련 상당수 선박이 설계 등 공정 초기단계로, 아직 전체적인 진행률이 높지 않고, 대금수취도 비교적 원활하게 이루어져온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쇄빙LNG2척에 대해 선주가 선박건조대금을 기한내 지급하지 않음에 따라 계약해지를 통보한 바 있다면서 향후 관련 프로젝트의 진행경과, 원활한 대금회수 여부 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나신평은 밝혔다.

▲조선3사의 신규수주와 수주잔고 추이
▲조선3사의 신규수주와 수주잔고 추이

한편 국내 조선업계 경기동향과 관련, 나신평은 2021년이후 조선사들의 신규 수주가 크게 증가하고 신조선가도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나, 수주와 매출 발생시점간 시차로 인해 올해 상반기에도 저조한 영업수익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대규모 손실에도 불구하고 작년중 기업공개와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 양호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하고 있으나 대우조선해양은 올해초 현대중공업 계열편입이 무산되면서 유상증자 등 재무적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가운데 대규모 당기순손실 발생으로 자본총계가 크게 감소, 재무안정성 지표가 저하되고 있다고 나신평은 진단했다.

또 대우조선해양의 자본총계중 2.3조원이 신종자본증권(사모 무기명식 무보증전환사채)으로 구성되어 있어 신종자본증권의 차입금적 성격과 보통주로의 전환관련 불확실성 등을 감안할 때 대우조선해양의 실질적인 재무안정성은 겉으로 드러난 지표보다 더 좋지않은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나신평은 밝혔다.

한편 삼성중공업의 작년 사업보고서 및 올 1분기 보고서를 보면 작년이후 활발해진 신규 수주에도 불구하고 작년 매출은 증가세로 돌아서고 못하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7년 연속 적자에 2년 연속 1조원대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적자는 201541억원(연결기준)에서 작년 13,119억원으로 오히려 더 늘어났다.

1분기에도 14,838억원 매출에 949억원의 영업손실과 1,03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보여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누적 이익잉여금적자(누적결손)는 작년말 13,551억원에서 지난 3월말 14,582억원으로 더 늘어났다.

 

삼성중공업의 영업실적 추이(연결기준 억원)

 

2013

2014

2015

2016

2017

2018

2019

2020

2021

매출

148,345

128,790

97,144

104,141

79,012

52,651

73,496

68,603

66,220

영업이익

9,142

1,830

-15,019

-1,472

-5,241

-4,092

-6,165

-10,541

-13,119

당기순이익

6,322

1,473

-12,121

-1,387

-3,407

-3,881

-13,153

-14,927

-14,520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작년 영업적자가 더 확대된 것은 우선 선박 원재료인 강재가격이 작년에 여러 이유로 갑자기 많이 오른 탓이 크다. 21년 별도기준 매출이 20년 대비 3천억원 가까이 줄었는데도 매출원가는 73,153억원에서 73,087억원으로 66억원 밖에 줄지 않은 것은 이 영향이 크다고 볼수 있다.

그러나 삼성중공업의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 등이 작년에도 계속 이렇게 높았던 데에는 보다 근본적이고 고질적인 원인이 또 있다. 바로 잊을만 하면 다시 발생하곤 하는 해외 선주들의 무수한 클레임 제기다. 여기서 생긴 악성 선박재고와 잦은 송사(訟事) 등에 따른 손실과 비용이 작년에도 엄청났기 때문이다.

특히 한때 삼성중공업의 캐시카우이자 주무기였던 원유시추선(드릴십)같은 해양플랜트 사업이 문제였다. 2014년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 등으로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해상 유전의 채산성이 떨어지자 선주사들은 드릴십 인도를 거부하거나 파산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이런 과정에서 소송과 분쟁을 벌이다 선주가 선박 인수를 끝까지 거부해 결국 삼성중공업이 재고로 떠안고 있는 드릴십이 모두 5척이나 되었다.

삼성중공업은 이로 인한 막대한 대손충당금과 선박유지비용 탓에 매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2020년까지 3년동안 삼성중공업의 영업손실에서 드릴십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차지하는 비중이 45%에 달하기도 했다.

통상 업계에서는 드릴십이 채산성을 확보하려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를 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다행히 작년부터 유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삼성중공업에게도 탈출기회가 왔다. 유가상승으로 드릴십 수요가 다시 늘면서 작년 6월 이중 한척을 이탈리아 시추업체에 빌려주었다(용선계약).

하지만 나머지 드릴십 4척에 대한 악성 재고 부담은 여전했다. 삼성중공업의 작년 재고자산평가손실은 모두 2,267억원에 달했다. 20년의 3,099억원보다는 줄었으나 여전히 영업적자의 17%에 달했다.

삼성중공업 사업보고서는 비용으로 인식되어 매출원가에 포함된 재고자산의 원가는 36,820억원이고, 작년말 재고자산 장부가는 14,876억원이라고 밝혔다. 원가에서 장부가를 뺀 누적평가손실액은 무려 21,944억원에 달한다. 재고자산에는 드릴십 재고 5척외의 재고자산도 많이 있겠지만 누적평가손실은 아무래도 악성 드릴십 재고 5척 때문에 지금까지 이렇게 많이 생긴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정진택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진= 삼성중공업]

용선중인 한척을 제외한 나머지 4척을 삼성중공업은 지난 4월 국내사모펀드운영사(PEF)인 큐리어스파트너스에 1400억원에 결국 매각했다. 그러면서 이 사모펀드에 5,600억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사모펀드는 삼성중공업 출자외에도 선순위 투자자 출자금, 금융기관차입을 통해 총17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1400억원은 드릴십 구매에, 나머지는 운영비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순매각대금 4,800억원을 일단 확보한 셈이다. 일단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은 된다. 사모펀드 보유 드릴십이 팔리면 또 출자배당을 받는다고 한다. 높은 가격에 잘 팔린다면 많은 수익을 더 확보, 그동안 입은 손실을 최소화할수 있다.

그러나 아직 드릴십 매각과 배당소식은 없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이 배들의 인기가 치솟았다면 삼성중공업이 직접 고가에 팔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팔 자신이 없어 사모펀드에 일단 헐값으로 넘긴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 입장에선 일단 매년 들어가는 수백억원의 유지보수비용이라도 절감할수 있어 다행이긴 하지만 왠지 찝찝한 매각이 아닐수 없다.

해외 선주들과의 다른 소송건들도 작년에 삼성중공업에 큰 부담을 주었다. 작년초 삼성중공업은 스웨덴 선주사 스테나사와의 중재 재판에서 패소하면서 2,877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았다.

영국 런던 중재 재판부가 스테나의 시추설비 계약 해지가 적합한 것으로 판단, 삼성중공업이 미리 받은 선수금과 이에 대한 경과 이자 등 총 4,632억원을 스테나에 반환할 것을 결정한 것이다. 이 건은 그래도 2020년 실적에 반영됐지만 해외 선주와의 국제 송사관련 공시는 작년에 이외에도 3건이나 더 있었다.

화해한 것도 있고, 소송을 계속하기로 한것도 있지만 모두 큰 부담이 우려되는 것들이다. 국제소송비용도 비용이지만 패소할 경우 물어줘야하는 금액은 그보다 더 엄청나다.

삼성중공업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초 소송충당부채 등의 잔액은 7,045억원(별도기준), 작년중 추가설정액은 1,149억원, 사용액은 7,604억원, 작년말 잔액은 590억원이었다. 소송 등에 대비해 마련해둔 돈중 무려 7,604억원을 작년중에 사용했다는 얘기다.

교묘하게 소송충당부채 등이라고 표시해 소송충당부채외 다른 충당부채도 섞여있음을 시사했고, 그래서 정확한 소송충당부채의 규모를 숨겼다. 그러나 소송충당부채를 앞세운걸로 보아 각종 소송결과 배상액이나 소송비용 등에 최소 수천억원이 들어갔음을 시사했다. 2020년의 소송충당부채 등 사용액은 106억원에 불과했다. 작년에 그만큼 소송후유증이 심했다는 얘기다.

삼성중공업은 소송충당부채 뿐아니라 공사손실충당부채도 어마어마하게 쌓아두고 있다. 드릴십 5척처럼 클레임에 이미 걸린 것뿐 아니라 현재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선박건조공사들도 혹시 앞으로 클레임 등에 걸릴 것을 우려해 충당부채를 미리 쌓아두고 있는 것이다.

별도기준 공사손실충당부채 잔액은 2019년말 1,155억원, 20년말 1,190억원이던 것이 작년말에는 무려 9,535억원으로 급증했다. 작년 한해 동안에 무려 8,344억원이나 늘어났다. 20년중 증가액은 34억원 불과했다.

작년에 7천억원이 넘었던 소송충당부채 등의 사용액이나 8천억원 이상 급증한 공사손실충당부채, 그리고 악성재고 드릴십 5척의 계속된 재고자산 평가손실 등이 작년 대규모 적자의 큰 원인이었다. 이중 드릴십건과 대규모 소송등은 일단 해결되었다지만 공사손실 건들도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수익성 회복을 가로막을 골칫덩어리들이다.

유독 삼성중공업만 이렇게 자주 클레임이 제기되고, 큰 손실을 자주 겪는다는 것은 과거 수주자체가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채 목표달성에만 급급했던 무리한 수주가 아니었냐는 지적들이 많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드릴십 같은 해양플랜트 부문은 고가-고부가가치인 만큼 고도기술과 노하우가 필요하고, 유가동향에 따라 부침이 큰데다 해외선주들의 요구수준도 까다롭고 변덕이 심하다삼성중공업이 아무리 이 분야 실적과 기술이 상당하다 하더라도 과거 실패들을 토대로 신규 수주에 더욱 신중을 기하고 기술개발과 축적부터 더 다져야할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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