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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태광 본가·처가 기업 오가며 바빴던 허승조 부회장, 요즘 뭘하나?
GS·태광 본가·처가 기업 오가며 바빴던 허승조 부회장, 요즘 뭘하나?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2.07.2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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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승조 GS 전 부회장, 작년까지 GS리테일 부회장에 태광산업 고문으로 양쪽에서 모두 극진우대

감옥간 처남 대신 태광그룹 4년 동안 관리하다 작년 말 밀려난 듯...한때 중용됐다가 '토사구팽(?)'

임수빈 사장 등 이른바 '허승조 사단'들도 줄줄이 퇴출...태광그룹 지원받던 자녀기업의 미래 주목
허승조 전 GS리테일 부회장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GS그룹 계열사중 하나인 프로케어란 회사는 빌딩 및 각종 시설을 관리하는 용역업체다. 2014년 설립돼 21년말 현재 임직원수는 328. 주로 건물을 청소하고 관리하는 용역사원들을 관리하는 회사라고 할수 있다.

비상장업체여서 감사보고서를 보면 작년 매출 135억원에 당기순이익 16억원, 작년말 이익잉여금이 19억원 정도다. 작지만 그런대로 매년 꾸준한 이익을 내며 굴러가는 소소한 업체라 볼수 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덩치에 비해 과다한 주주배당이다. 작년말 연말 배당은 16.5억원, 재작년말 배당은 14.6억원이었다. 그해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의 전부를 배당으로 주주들에게 주고 있다. 배당성향은 무려 100%.

이렇게 알차게(?) 버는 족족 배당을 챙겨가는 주주가 누군가를 알아보려고 감사보고서를 샅샅이 뒤져봤다. 하지만 감사보고서는 주주명단은 공개하지 않은채 주주가 2명이라고만 소개하고 있다. 무언가 숨기고 싶은 주주들인 모양이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프로케어가 GS 계열사로 등록돼 있는데도, 주거래는 거의 태광그룹 계열사들과만 하고 있다는 점이다. 태광 계열사 티시스가 작년 이 회사에 116억원의 용역매출을 올려주었다. 프로케어 작년 매출의 86%에 달한다.

티시스는 태광 계열사들의 전산시스템과 골프장, 빌딩, 부동산 등을 관리해주고 인테리어 설비도 해주는 업체다. 티시스가 따낸 계열사 빌딩 및 부동산 관리업무를 프로케어에 다시 용역(하청)을 준 것으로 보인다. 공식적으론 GS 계열사인데, 태광 계열사가 도와주는 매출로 거의 먹고살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일이 가능할까?

프로케어의 주요 경영지표(단위 억원 %)

 

자산

이익잉여금

매출(영업수익)

당기순이익

연말배당

배당성향(%)

태광계열사 티시스가 올려준 매출과 매출비중(%)

2021()

110

19

135

16.5

16.5

100

116(85.9%)

2020()

112

17

134

14.6

14.6

100

115(85.8%)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이 문제는 태광의 각종 오너리스크를 비판해온 시민단체들이 지난 2018년 처음 폭로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프로케어의 주주 2명은 바로 허승조 전 GS리테일 부회장의 두 자녀 허지안, 허민경 씨로, 당시 시민단체들이 처음 밝혀냈다.

올해 만 72세인 허승조 전 부회장은 고 허만정 GS(LG) 창업주의 8형제 아들들중 막내다. 거의 유일하게 생존해있는 GS 창업주 2세다. 허 전 부회장은 LG유통대표를 거쳐 GS리테일 대표이사 사장과 부회장을 역임하다 201512월 조카인 허연수 현 GS리테일 부회장에게 대표이사 자리를 넘겨 줬다.

213월말까지만 해도 GS리테일 미등기 상근 부회장이었지만 21년 반기보고서부터 이름이 사라진걸로 보아 213~6월중에 부회장직을 사임한 것으로 보인다. 그 이후 현재까지는 GS리테일 고문으로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213월말까지만 해도 다른 GS계열사인 파르나스호텔 이사와 태광산업 고문도 겸직했다. 파르나스호텔에선 지금도 기타비상무이사이지만 태광산업 고문직은 21년말까지만 명단에 있었고, 1분기 분기보고서에는 명단에서 사라졌다.

20년이나 21GS리테일의 5억이상 연봉 대상자 명단에는 허 전 부회장이 없었으나 21년 태광산업 사업보고서의 5억 이상 연봉대상자 명단에는 허승조 고문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21년 그의 태광산업 연봉은 75천만원. 그 외에 태광산업 어느 누구도 5억 이상 연봉을 받지 못했다.

GS그룹 부회장이 태광산업 고문을 겸임하며 작년까지 태광산업에서 최고 연봉을 받은 것이다. GS에서보다 태광에서 더 극진한 대우를 받았다. 작년말까지 그가 태광그룹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허 전 부회장은 작년 GS리테일 부회장직을 그만 두었지만 GS그룹 지주사인 GS의 지분 2.16%를 지금도 갖고있는 대주주이기도 하다. 그보다 많은 지분을 가진 허씨들은 허창수(4.75%), 허광수(2.19%), 허세홍(2.37%), 허연수(2.26%), 허용수(5.26%), 허준홍(2.85%) 정도다.

이런 허 부회장의 부인이 누구냐면 바로 고 이임룡 태광 창업주의 33녀 중 맏딸 이경훈 씨다. 태광그룹 오너인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에겐 큰 매형이다. 이호진 전 회장이 큰 누나의 두 자녀 기업들과 큰 매형을 이렇게 극진히 배려했다고 볼수 있다. 조카들은 외삼촌의 배려로 큰 힘 안들이고 편안히 기업을 경영하며 매년 수십억원씩의 배당을 꼬박꼬박 챙겼다. 전형적인 일감몰아주기 사례였다.

▲GS계열사인 파르나스호텔 분기보고서에 공시된 허승조 고문의 직위들
▲GS계열사인 파르나스호텔 분기보고서에 공시된 허승조 고문의 직위들

2018년 당시 시민단체들은 태광그룹의 사돈 기업이자 오너 친인척 회사에 흥국생명이 건물 관리를 맡긴 것은 명백한 일감몰아주기라며 일감몰아주기와 관련해 허승조 고문이 태광그룹 고문 직책을 이용했다는 업무상 배임 의혹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양 그룹에서 허승조 전 부회장의 현재 공식보직은 GS리테일 고문과 파르나스호텔 이사 뿐이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양 그룹에서 동시에 파격적 처우와 보직을 받은 희귀한 사례였다. 특히 태광에선 현직 CEO보다 더많은 연봉을 작년까지 받았다.

매경이코노미 등 과거 몇몇 언론보도를 보면 허 전 부회장은 배임-횡령혐의 등으로 지난 2011년부터 경영 일선에서 사실상 물러난 이호진 전 태광 회장을 대신해 태광그룹의 맏 어른 역할을 작년까지 맡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호진 전 회장의 모든 재판에 직접 관여할 정도로 신경을 썼을 뿐 아니라, 태광그룹 산하 3개 재단 이사장 취임 뒤 직접 태광 경영진들과 만나 실적과 조직문화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개선 사항을 조율했다고 한다.

단순히 고문이나 경영자문이 아니라 감옥에 가있는 오너 회장을 대신해 그룹을 대신 관리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 2017년 부임 이후 4년간 태광에 적지 않은 변화를 이끌어내기도 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정도경영이라는 화두를 던진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태광이 각종 오너리스크로 곤혹스러운 상황이 계속되자 대외 이미지를 바꾸고 내부를 추스르려는 목적으로 정도(正道)’라는 키워드를 꺼냈다는 것이다.

이런 역할은 단순히 오너의 큰 매형이라고 자동적으로 되는게 아니다. 아무리 오너 친인척이라도 오너의 전폭적인 신임 없이는 불가능하다. 실제 태광 창업주인 고 이임룡 전 회장의 33녀중 이 전 회장과 재산소송 등의 다툼이 거의 없었던 유일한 형제는 큰 누나였던 것으로 알려진다. 더군다나 큰 매형은 GS그룹 오너일가이자 GS리테일 최고경영자 출신이어서 이 전 회장 부재중 믿고 그룹을 맡기기에도 적합했다.

하지만 작년말 이 전 회장의 만기출옥 후 이런 관계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허승조 고문은 작년 말 그동안 맡고있던 재단이사장과 태광산업 고문 등 태광의 모든 보직에서 갑자기 물러났다. 뿐만 아니라 그가 LG 등 외부에서 데리고온 경영자들도 작년말과 올해초에 걸쳐 대부분 물갈이된 것으로 전해진다.

 

▲태광산업 사업보고서에 공시된 무더기 임원퇴사 내용
▲태광산업 사업보고서에 공시된 무더기 임원퇴사 내용

주력기업 태광산업 CEO들도 올 3월 주총에서 모두 교체됐다. 지난 3월 주총에서 새로 선임된 조진환, 정철현 태광산업 공동 대표이사들은 모두 태광 내부출신이다. 반면 작년말까지 태광산업 공동대표였던 정찬식, 박재용 전 대표는 둘다 외부에서 영입됐다.

정 전 대표는 LG화학 부사장 출신으로, 허승조 고문과 과거 LG그룹에서 같이 근무한 인연이 있다. 박 전 대표는 효성 출신으로, 역시 허 전 고문이 영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두 사람은 모두 임기가 많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물러난 것으로 알려진다. 검사 출신으로 2020년 태광그룹 정도경영위원장으로 영입되었던 임수빈 사장도 작년말 퇴사했다. '정도경영'은 허승조 전 고문이 주도했다.

SK출신인 유성현 전무, 대림 출신인 이부의 전무, 허 고문과 같은 GS리테일 출신인 정원용 상무 등도 지난 2월말 모두 퇴사했다. 작년말 태광산업 임원(미등기포함, 사외이사 제외)명단에 있었던 19명중 무려 15명이 퇴사 또는 계열사 이동 조치를 당했다. 올해 주총후에도 2명의 임원이 또 사임했다.

다른 상장 계열사들인 대한화섬과 흥국화재 대표이사들도 올들어 교체됐다. 흥국생명도 대표이사 교체와 함께 작년말부터 올 3월 사이에 무려 15명의 미등기 임원들이 무더기로 회사를 그만 두었다. 그동안 조용하기만 하던 태광그룹에서 보기 어려웠던 대규모 인사였다.

이를 두고 태광 주변에서는 오너가 감옥에 가있는 동안 태광을 관리해 주었던 허승조 체제가 물러나고 다시 오너 직할체제로 바뀌는 과정에서의 대규모 물갈이 인사라고 소문이 나있다. 선대 오너 때부터 가신 역할을 했던 이 전 회장의 오랜 측근이 오너를 대신해 이 태풍인사를 주도하고 있다는 소문도 무성했다.

일부 태광 주변 인사들은 배임횡령 등 각종 오너 리스크로 크게 실추됐던 태광의 이미지가 허승조 고문의 정도경영으로 그나마 어느정도 회복되는가 싶었는데, 다시 옛날로 돌아가는게 아닌가 걱정된다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작년까지 태광에서 좋은 처우를 받았다가 갑자기 경질되다시피 한 허 고문 입장에서도 섭섭한 감정이 없지 않을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문제가 되었던 프로케어에 대한 태광그룹의 일감몰아주기도 올해부터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면서 "큰 매형과는 서운하게 되었더라도 큰 누나와 조카들을 생각해 이 전 회장이 프로케어 지원을 계속하는지 여부는 내년초 프로케어 감사보고서가 공시되어 봐야 제대로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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