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분리 규제 완화로 인한 금융권의 변화
금산분리 규제 완화로 인한 금융권의 변화
  • 백승희
  • 승인 2022.07.2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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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은 가상자산 거래소로 진출 희망...시장 독과점이 되지 않도록 또 다른 규제

[백승희 칼럼] 최근 금융위원회가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이 서로의 업종을 소유하거나 지배하는 것을 금지하는 금산분리와 금융사가 금융에 관한 서비스만을 제공하도록 하는 전업주의의 규제를 완화하기로 하였다. 이러한 금산분리 원칙으로 인해 그동안 금융업은 금융 외에 다른 업종에 진출할 수 없었고 기업의 주식을 일정 한도 이상(금융지주는 비금융회사 주식을 5% 이상 보유할 수 없고 은행과 보험사들은 다른 회사 지분에 15% 이상 출자 불가능) 보유할 수 없었다.

그러나 금산분리 규제 완화로 인해 앞으로 금융권들은 금융업뿐만이 아닌 비금융 업종에도 진출할 수 있게 되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9일 36개의 금융혁신 세부 과제를 도출하고 금융업이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였다.

가상자산 거래소로의 진출 임박

지금까지 금융 분야의 변화를 살펴보면 빅테크, 핀테크 기업이 금융산업에 진출하고 신산업이 발달하면서 은행과 비은행 간의 경계가 모호하였다. 따라서 그동안은 금융권에만 금산분리 원칙을 고수하게 함으로써 규제 차익(regulation arbitrage)이 발생하였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번 규제 완화는 IT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디지털 시대를 발맞추어 나갔던 금융권에게 많은 의미가 있다.

앞으로 금융권은 신기술의 가치를 선별하여 배달업이나 부동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게 될 것이다. 그 중에서도 은행이 가장 먼저 진출할 분야는 가상자산 거래가 될 것이다. 규제가 완화되면서 은행도 이제 가상화폐 발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정권 교체가 이루어진 올 초 은행연합회는 ‘미래 먹거리’를 위해 ‘가상자산 서비스 진출’을 희망하였다.

가상자산 서비스는 코인 거래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보관 전자지갑 서비스, NFT 등 은행을 통해 가상자산 전반에 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작년 일부 부실한 가상자산 거래소가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들여 가상화폐에 투자하게 해놓고 잠적하는 부실한 거래소가 많이 나타나자 금융당국은 ‘특정금융정보법(이하 특금법)’을 적용하여 실명계좌 인증을 받은 거래소만 코인의 원화거래를 하도록 허가하였다.

이에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의 4개 거래소만이 원화 거래를 할 수 있도록 계정하였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인 빗썸은 현재 미국의 가상자산 거래소인 FTX와 매각을 협의 중에 있다. FTX가 빗썸을 인수하기 위해 제시한 가격은 4조원대로 계약이 어느 정도 진전되었다는 발표가 나왔다. 이러한 인수활동이 앞으로는 은행에서도 진행될 것이다.

그 동안 은행들도 가상자산 거래와 관련된 일들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가상자산 거래소에 실명계좌를 발급해주거나 코인을 보관하는 회사에 투자를 진행하면서 새로운 가치 투자에 적응하였다. 농협은 코인원에 계좌를 열어주었고, 케이뱅크는 업비트에 계좌를 열어줌으로써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이용자들의 입출금 통로를 담당하였다.

따라서 은행들은 앞으로 기업과 협력하여 코인을 개발하거나 가상자산 거래소를 인수하는 등 금융업무에 가상자산을 추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은행의 입출금 서비스는 가상자상 거래소 뿐만 아니라 부동산업에도 유리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동산 거래 시 대출을 진행하기 때문에 은행이 부동산업에 진출할 경우 공인중개사를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편리하고 신속하게 거래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렇듯 금융권들이 향후 진출하게 될 분야는 매우 뚜렷하고 방대하다.

소비자가 우려해야 할 사항

은행들이 다른 업종으로 진출하게 되면서 소비자들은 선택권이 많아진 반면 우려해야 할 사항도 크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대기업 집단들은 금융회사를 매개로 기업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는 특징으로 은행은 기업에 대한 모니터링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이 기업을 인수하게 될 경우 이러한 시장경제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

또한 은행이 사업성 있는 기업들을 인수합병함으로써 기업의 생태계가 훼손될 수 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는 카카오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함으로써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플랫폼의 지배력으로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 당시 카카오의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은 고개를 숙이고 기업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겠다는 말을 하며 연신 송구함을 보였다. 국정감사에서 연신 비판한 카카오의 모습이 금융자본으로 기업을 인수한 은행에게서도 나타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뿐만 아니라 금융회사가 자회사 또는 협력사인 형태로 금융업 외의 회사를 설립하여 운영할 때 그 동안 금융 서비스를 이용했던 고객들의 정보 활용문제부터 상호구매, 판매망의 공동 이용 등이 불공정거래의 위험이 있다.

일각에서는 금융업의 금산분리 규제 완화가 코인투자로 부채가 생긴 사람들의 빚을 은행이 떠안은 대신 주는 정부의 선물이라고 하고 있다. 이러한 볼멘소리가 지속되지 않도록 정부는 규제를 완화하기 전에 그로 인한 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하여야 하며, 은행업이 국내시장을 건전하게 할 수 있는 분야로만 진출할 수 있도록 칸막이를 설체해야 한다.

[필자 소개]

백승희(q100sh@gmail.com)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예명대학원대학교 리더십전공 전임교수

기술경영학 박사, 전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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