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개혁입법 과제](10) ‘에너지이용 합리화법’ 강화해야
[새 정부 개혁입법 과제](10) ‘에너지이용 합리화법’ 강화해야
  • 권의종
  • 승인 2022.07.2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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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안보의 핵심이자 경쟁력의 본체인 에너지의 위기...피할 수는 없어도 막을 수는 있어...에너지 다소비·저효율 혁신 시급

지난 5월 10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50일이 지났다. 윤 대통령은 ‘공정과 상식의 사회 실현'을 기치로 내걸고 국정에 임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뉴스는 사단법인 서울이코노미포럼(이사장 정종석)과 공동으로 새 정부의 개혁입법 과제를 부문 별로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기획물 연재를 시작한다.<편집자 주>

■공동주최 : 금융소비자뉴스, 사단법인 서울이코노미포럼

■후원 : 금융소비자연맹,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소비자연구원, 서울자본시장연구원

[권의종 칼럼]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확정됐다. 탈원전에서 친원전으로 180도 방향을 틀었다. 원전 발전 비중을 27.4%에서 2030년 30%대까지 높인다. 문재인 정부는 ‘2030 온실가스감축 목표(NDC)’를 통해 2030년 원전 비중을 23.9%까지 줄일 계획이었다. 현재 건설 중인 신한울 1·2호기, 신고리 5·6호기 등 원전 4기를 2025년까지 완공, 지난해 24기였던 원전 기수도 2030년 28기로 늘린다. 

신재생에너지 ‘과속 보급’은 브레이크를 밟는다.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하며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원별 적정 비중을 산출할 계획이다. 석탄 등 화석연료 수입은 줄인다.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를 81.8%에서 2030년 60%대로 낮춘다. 노후 석탄발전소를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로 대체하는 등 전력 수급 상황을 고려해 석탄발전을 감축한다.

에너지 수요 효율화도 꾀한다. 산업, 가정·건물, 수송 등 3대 부문에서 여러 지원책과 제도 정비를 추진한다. 산업부문의 경우 연간 20만TOE 이상 다소비 기업 30곳을 대상으로 에너지효율 혁신을 위한 자발적 협약을 진행한다. 기업과 함께 효율 혁신목표를 설정하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인증, 포상, 협력업체 지원 시 보증·보조 등의 지원책을 제공한다. 

시범사업 중인 ‘에너지공급자 효율 향상제도’를 의무화한다. 한국전력, 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 등 에너지공급자가 고객의 효율 향상을 후원한다. 또 대기전력 저감, 고효율 기자재 인증, 효율 등급제에 대한 규제를 혁신한다. 가정·건물 등 민간 부문에서는 3개 시군구에서 시범사업 중인 ‘에너지 캐시백’을 전국으로 확대한다. 주변 단지·가구 간 전기 절감률 경쟁을 통해 우수자에게 절감량에 비례한 캐시백을 지원한다.

정부 에너지 정책 변화...탈원전에서 친원전으로 급선회, 신재생에너지 ‘과속 보급’ 급제동 

전국 약 32만 동의 대형 기축 건물에 대한 에너지효율을 강화한다. 에너지 진단 권한 이양, 에너지자립률 제고를 추진하고 지방세 감면도 검토한다. 수송부문에서는 전기차의 전비(電費) 개선을 위해 현행 단순 표시제를 등급제(1~5등급)로 개편한다. 중대형 승합·화물차(3.5t 이상)에 대한 연비 제도 도입도 추진하고 차세대 지능형 교통망(C-ITS)도 구축한다. 

정책 수립에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비전이 선명하고 목표가 분명하다. 정책 방향도 나무랄 데 없다. 에너지 공급 중심에서 수요 효율화 중심으로 전환하고, 시장원리에 따른 전력시장 구조 확립을 위한 정책 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에너지 신산업 태동, 수출산업화 기여와 함께 일자리 창출에도 한몫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의도 적절하다. 글로벌 탄소 중립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고조됨에 따라 에너지 안보와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에너지 정책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에서 이번 정책이 나왔다. 국내외 여건 변화에 대응하고 원전 비중 확대 등의 에너지‧탄소 중립 관련 국정과제 이행을 위해 새로운 에너지 정책 목표와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었다.

굳이 흠을 잡자면 대책 내용이 부실한 점이다. 에너지 절약을 잘하는 곳에 포상, 캐시백, 세금감면, 금융지원 등의 유인책을 주는 정도다. 그래서는 에너지 수요를 획기적으로 감축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안 하는 것을 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나, ‘못하는 것을 하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정책의 비전과 목표 좋고, 시의적절하나...대책 내용이 부실하고 대상이 제한적인 게 흠

적용 대상도 제한적이다. 정작 에너지 효율화가 필요한 중소기업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 소규모 기업일수록 에너지 절감이 필요하나 자체적 해결이 어렵다. 에너지효율을 높이려면 에너지 과소비 시설을 교체해야 하는 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FA 저널, SMART FACTORY의 시장조사에 따르면, 에너지 관리시스템 도입에 있어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높은 초기투자금’(53.2% 선택)과 ‘투자비 회수 장기화’(33.9%)가 꼽혔다. 

실제가 그렇다. 중소형 공장에서 에너지관리시스템 구축은 언감생심이다. 자금 조달도 어렵거니와 경제성 확보는 더더욱 힘들다. 투자금에 대한 페이백 기간이 최소 3년 이내여야 하나 중소형 규모에서는 실현이 어렵다. 이처럼 기업 스스로 하기 힘든 일을 정부가 도와야 한다. 에너지효율 혁신과 고효율 기기 보급에 대한 정책지원이 절실한 이유다. 에너지이용 합리화법을 고쳐서라도 이를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 

탁상행정이 늘 말썽이다. 정책 수립에 앞서 현장의 사정을 소상히 살펴야 한다. 파악된 문제점은 어떻게 하면 바로잡을지 부단히 고민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부의 소통방식은 문제가 있다. 소수 인원을 모아 공청회나 열고 기업단체들과 간담회를 개최하는 정도로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착각해선 안 된다. 이왕 만나려면 우수 설비를 갖춘 대·중견기업의 대표보다 에너지 저효율 설비를 돌리는 중소기업의 대표로 해야 맞다. 

대한민국은 세계 10번째 에너지 다소비국이다. 에너지 소비효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이다. 변변한 자원 하나 없고 기름 한 방울 나지 않아 에너지의 93%를 수입에 의존한다. 이토록 취약하기 짝이 없는 에너지 다소비 저효율 구조를 혁신하는 것만큼 중대사가 없다. 자원 안보의 핵심이자 경쟁력의 본체인 에너지의 위기, 피할 수는 없어도 막을 수는 있다. 우리 하기 달렸다. 

필자 소개

권의종(iamej5196@naver.com)
- 논설실장, 경영학박사
- 서울이코노미포럼 공동대표
-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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