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눈치보기로 현실적 한계 보여주는 듯
기대를 모았던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이하 금소처)의 ‘금융소비자리포트’가 기대 이하라는 혹평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금소처는 금융소비자의 합리적인 금융상품 선택을 위해 금융소비자리포트 발간을 준비해 왔고 9월 중순 발간 예정이었던 1호의 보완작업을 거쳐 한 달 늦게 리포트를 발간했지만 원론적이고 단순 개념설명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금융소비자원(이하 금소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금소처가 발간한 금융소비자리포트 제 1호(연금저축)는 금융사 눈치보기의 현실적 한계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며 진정 소비자들이 알고 싶어하는 금융사간, 금융상품간의 생생한 비교정보는 빠드린 채 연금 상품에 대한 원론적이고 교과서적인 개념설명을 나열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수익률 현황 자료를 상․중․하 세 그룹으로 뭉뚱그려 발표 해 정작 금융소비자들의 상품 선택 시, 실효성 있는 자료로 이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했다.
수익률 산정 방식 역시 연환산 누적수익률 제시 없이 투자이익(적립금-납입원금)을 평균잔액으로 나눈 평잔 개념의 수익률 계산만 있어 금융소비자들의 이해를 돕기가 어렵다고 평가했다.
은행권의 경우 수탁고의 점유 비율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점유율이 높은 채권형 상품과 점유율이 낮은 안정형 상품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거나 역시 지난 6월말 기준 점유율이 0.35%에 불과한 경남은행과 점유율 25.34%의 신한은행을 동일 범주의 상위 그룹으로 묶은 평가에 의구심을 들게 한다고 꼬집었다.
또한 수수료에 있어서도 일정 비율을 부과하는 은행과 증권사와 달리 갖가지 명목으로 수수료를 걷어들이는 보험사의 정보를 빼 놓은 것 역시 금소처의 금융소비자 보호 의지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금소원은 “정기예금의 금리나 물가상승률과 같이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피부에 와 닿는 지수와의 대비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이해를 도우려는 노력 없이 ‘알아서 해석하라’는 식의 나열로 이해관계가 얽힌 금융사 눈치보기의 단면이다”라고 비판했다.
이화선 금소원 총괄지원본부실장은 "금융소비자보호처의 첫 작품인 컨슈머리포트 제 1호(연금저축)는 금융소비자를 위한 상품 선택권 증진이라는 당초 의도에 비춰 실망스럽다"면서 "의욕만을 앞세워 소비자가 공감하지 못하는 자료를 생산하는 것보다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발표하더라도 앞으로 소비자가 신뢰하고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생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