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개혁입법 과제](13) 지속가능발전법, 구호-캠페인 그쳐선 안 돼
[새 정부 개혁입법 과제](13) 지속가능발전법, 구호-캠페인 그쳐선 안 돼
  • 윤영호
  • 승인 2022.08.1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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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우리나라 탄소중립과 관련, 국회에서 통과된 지속가능발전기본법 지난 7월4일 발효..그러나 지방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아직도 그 절박성이 체감되지 않고 있는 듯...법 제정 목적이 실현되는 과정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되어야

지난 5월 10일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공정과 상식의 사회 실현'을 기치로 내걸고 국정에 임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뉴스는 사단법인 서울이코노미포럼(이사장 정종석)과 공동으로 새 정부의 개혁입법 과제를 부문 별로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기획물 연재를 시작한다.<편집자 주>

■공동주최 : 금융소비자뉴스, 사단법인 서울이코노미포럼

■후원 : 금융소비자연맹,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소비자연구원, 서울자본시장연구원

[윤영호 칼럼] 120년 만에 충격적 폭우가 내렸다. 부유층이 가장 살고 싶어하는 서울 강남지역도 곳곳이 물난리다. 수많은 외제차량들도 불어난 물에 침수되는 데는 예외가 없었다. 빗물이 역류되어 맨홀 뚜껑이 열렸고, 지나던 사람이 실종되는 사건도 있었다. 기록을 갱신하는 엄청난 재난이다. 아직도 진행중인 장마가 끝나면 그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이 확실하다.

비단 우리나라 만의 문제는 아니다. 세계 도처에서 홍수 뿐 아니라, 기온상승으로 인한 대형 화재가 끊이질 않고 만년설의 어름 덩어리들이 결빙 이래 처음으로 녹아 흘러내리고 있다.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한 어미 북극곰이 자기 새끼를 잡아먹는 끔찍한 장면도 이제는 낯설지 않게 되었다.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도 적도지역 특정 지역에나 생존하던 바이러스의 서식지가 이동한 탓이다. 그들의 서식지가 사람과 가축 근접거리로 접근되면서 인수감염 확률과 빈도가 높아진 탓이다. 앞으로 제2, 제3의 질병팬데믹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라는 게 환경학자들의 지적이다. 이대로 가면 머지않아 8억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터전이 해수면 상승으로 물에 잠긴다는 예측이다. 지구 전체가 기후변화로 인해 미증유의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기후환경 변화를 눈으로 목격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은 홍수 천재지변 말고도, 우선 농작물 재배지역이 바뀌고 있다. 육지에서 감귤농사가 가능하게 됨에 따라 전통적인 제주지역의 감귤 가격경쟁력이 점차 약해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아열대 지역에서 재배하는 망고로 작목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고 또 일부 그렇게 망고농사를 하고 있다.

예전에 생각도 못했던 홍천지역이 우수한 사과농사 지역의 대표가 되었다. 상대적으로 더워진 남쪽지역에서 재배지역이 북상하고 있는 것이다.

인삼도 마찬가지다. 기존 지역에서는 6년근으로 키워야 할 인삼이 4년이 지나면 견디기 어려워 인삼재배 적지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 바다어족 서식지의 변화를 보더라도 얼마든지 그 예를 들 수가 있다. 그 만큼 기후변화가 우리의 생활과 직결되어 있으며 급진적인 기후변화는 우리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는 결론이다.

120년 만에 충격적 폭우...지구환경이 절단 나면 우리 후손은 지금처럼 살 수 없다는 걸 알아야

그래서 우리의 삶의 터전인 지구환경이 절단 나면 우리 후손은 지금처럼 살 수 없다는 절박한 인식에 따라 세계 지도자들이 의견 일치를 보았다. 미국도 탈퇴했던 파리 기후협약에 다시 들어갔다.

앞으로 지구 기후평균온도가 2도 올라가면 어떠한 끔찍한 현상이 일어날지 시뮬레이션 해 본 결과 기후상승 허용온도 마지막 한계선을 1.5도로 정하고 모든 국가가 함께 노력하자는 약속과 함께 2050탄소중립을 세계적인 목표로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탄소중립이나 탄소제로라는 것은 탄소 발생요인과 제거요인을 합친 순개념을 말한다. 단적으로 자동차가 뿜어 대는 매연이 발생 요인이고, 산에 나무를 심는 것이 제거요인이다.

마침내 우리나라 탄소중립과 관련하여, 올해 초 국회에서 통과된 지속가능발전 기본법이 지난 7월4일 발효되었다. 중앙위원회가 생겼고 지방자치단체도 지방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 지속가능발전법과 관련한 주무 부서도 환경부에서 국무총리 산하 국무조정실로 이관되었다. 그만큼 유엔에서 지정한 17개 지속가능발전목표 실천이 절실하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지방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아직도 그 절박성이 체감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그나마 도청에서는 고민하며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최일선 지방자치단체에까지 가시적인 조직과 행정이 보여지는 것은 요원할 것만 같은 전망이다. 지금까지 통상 환경과로 되어있는 주무부서의 관할이동가능성도 몇몇 선진 자치단체를 빼고는 의심스럽다.

한 마디로 지속가능발전법이나 탄소중립이라는 용어 자체가 낯설다. 그러니 수행해야 할 행정순위에서 뒤로 밀리는 것이 당연하다. 예컨대 멀쩡한 산도 나무 종류를 바꾼다는 명목으로 산주가 신청만 하면 기존 나무를 베어버리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거기다 예산까지 지원되고 있다. 이번처럼 집중호우가 지속되면 서울 우면산도 무너져 내리는 마당에 산사태가 발생하고 지방도로가 끊기며 마을이 고립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데도 말이다.

울창한 산림이 형성되기까지는 수십년이 걸리지만 불확실한 경제성을 이유로 속절없이 사라진다. 산림이 훼손된 그 자리에서 어떤 반대급부가 형성되고 있는지 모니터링 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허가해주고 지원해주면 끝이라는 행정이라면, 기후위기가 이토록 중차대한 이슈로 떠오르는 이 시대에 맞지 않다.

보이기 위한 행정 만으로는 더 이상 안된다. 할 일이 너무 많다. 박수 받는 자리나 모든 행사에 증명사진 찍으러 다닐 정도로 시간과 예산이 남아돌지 않는다. 한 마디로 진정한 지도자는 금방 보여지는 단기성 행사보다는 후세까지 걱정하는 장기성 사업에 더 많은 고민을 한다.

지속가능발전법과 같은 장기 과제와 정책-법률은 중앙정부의 지속적 점검 및 지원-독려가 필요

세종대왕께서 그 당시 주변사람들의 인기에만 연연했다면 우리가 지금 자랑스럽게 여기며 사용하고 있는 한글이 창제될 수 있었겠는가. 춘궁기 보릿고개를 면하기 위하여 국가 근대화사업이 시작될 때, 당장 인기있는 이중곡가제에만 올인하고 인기 없는 인프로사업을 외면했더라면 오늘날 산업의 혈맥인 고속도로가 생겨날 수 있었으며, 대만도 부러워하는 제철공장이 세워질 수 있었겠는가.

진정한 정치 지도자라면 적어도 국가와 국민의 장래를 위한 철학이 있어야 한다. 지금 당장 힘들고 인기가 없더라도 역사에서 평가받을 철학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일선 정치지도자나 행정 요원들에게 무작정 철학을 강요할 수도 없다. 당장 직면하는 문제들 속에 전전긍긍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지속가능발전법과 같은 장기과제나 금세 눈에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정책과 법률은 중앙정부의 지속적인 점검과 지원과 독려가 필요하다.

그것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 법률을 수단으로 해야 한다. 법 아래 행정이기 때문이다. 이미 정해진 강행규정, 즉 어떤 것을 '해야 한다'라는 의무규정이 있어도 그에 따른 벌칙이 없으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보편적인 심리인데, '할 수 있다'라는 즉,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임의규정이라면 당연히 한 하는 쪽으로 가는 게 통상이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누구나 편한 길을 택하기 때문이다.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첫 전화통화에서도 기후변화 관련 이야기가 나왔다고 들었다. 그만큼 국가적으로 중요한 어젠다가 되었다면 그 실행이 모니터링 되어야 한다. 지시만 하고 결과를 중요시 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직무유기다. 법률만 제정하고 법의 취지와 목적이 살려지지 못한 채 방치하는 법이라면 죽은 법이다.

기업에서도 오래 함께 할 오너는 장기 목표에 중점을 두지만, 1,2년 근무할 월급사장은 금세 실적으로 드러날 수 있는 단기 목표에만 더 신경을 쓴다. 장기효과와 단기효과가 배치되는 경우라도 마찬가지다. 백세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와, 우리 후손들을 생각한다면 더더욱 장기과제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단기적 과제로 끝날 수 없는 지속가능관련법이나 이에 따른 법률, 시행령, 조례는 지속적으로 보충되고, 변화는 상황과 실정에 부합되도록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되지 않는 한, 절대적으로 지속 가능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필자 소개

윤영호<yhy321321@gmail.com>

(사) 서울이코노미포럼 공동대표

HCN지속협 대표회장

더뉴스24 주필

한국공감소통연구소 대표

㈜ 한림MS 기획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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