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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족쇄' 벗은 이재용…연내 '부회장' 떼고 '회장' 오를 듯
'경영 족쇄' 벗은 이재용…연내 '부회장' 떼고 '회장' 오를 듯
  • 임동욱 기자
  • 승인 2022.08.12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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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 복권 소감 묻자 "국가 경제 위해 열심히 뛰겠다"...반도체 '초격차' 유지·신성장동력 발굴 M&A 나설 듯…다른 사법 리스크 부담 남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서초구 서울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속행공판에 출석해 오전 재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며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뉴스 임동욱 기자] "국가 경제를 위해 열심히 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서울 서초구 법원종합청사 앞에서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뒤 고개를 숙인 채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정부가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대상자로 발표한 이날 이 부회장은 마침 회계 부정과 부당 합병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디는 바람에 서울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속행공판에 출석해 오전 재판을 받는 날이었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에 선정돼 오는 15일자로 복권된다이 부회장은 2017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지난해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형기는 지난달 29일 종료됐지만 5년간 취업제한 규정을 적용받아야 했다.

따라서 그동안 복권이 필수적이었다. 그는 이번 복권을 통해 법무부의 보호관찰에서 풀려나 거주지 이전, 해외 출국 등이 자유로워지는 것은 물론 보수를 받아가며 경영 활동이 가능해진다.

이번 복권으로 '취업제한 족쇄'가 풀린 이 부회장은 경영 전면에 나서며 '뉴삼성' 구축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연내 '부회장' 타이틀을 떼고 '회장'직에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이번 사면을 계기로 연내 적당한 시기에 '회장'직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54세인 이 부회장은 2012년 12월 44세의 나이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10년째 유지 중이다.

4대 그룹 가운데 회장 타이틀을 달지 못한 총수는 이 부회장이 유일하다. 회장 승진은 법률(상법)상의 직함은 아니어서 사내주요 경영진이 모여 결정하면 이뤄진다.

이재용 회장 승진, 연말 인사 통해 등기임원-회장 선임된 뒤 내년 주총서 해당 안건 통과시킬 수도 

이 부회장이 회장직에 오르면 본격적으로 '이재용의 삼성' 시대가 열리게 된다. 1987년 12월 45세의 나이에 회장직에 오른 이건희 회장보다는 10년 늦은 셈이다.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시기와 관련,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연말 인사를 통해 등기임원과 회장에 각각 선임된 뒤 내년 주주총회에서 해당 안건을 통과시키는 것이다. 구체적 시기로는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인 111, 이 회장이 그룹 2대 회장에 올랐던 121, 삼성그룹 창립기념일인 322일 등이 꼽힌다.

아니면 이건희 회장 2주기인 10월 25일이나 삼성그룹 창업주이자 조부인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의 35주기인 11월 19일 전후, 혹은 사장단 정기 인사 시즌인 12월에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재계 관계자는 그간 삼성그룹의 리더십 부재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는데, 이번 사면으로 인해 회장 선임을 위한 요건은 갖춰진 셈이라며 연말연초를 놓친다면 적절한 시기를 또다시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면에 대해 여론이 긍정적이라는 점도 이 부회장의 회장직 승계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78월 한 재판에서 회장직 승계를 고사한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자 회장님이 중병으로 와병 중이시고 의식은 없지만 아직 생존해 계시기 때문에 아들로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한 단계 제 위치에 변화가 있으면 회사에서건 사회에서건 환영을 받는게 좋지 않나 생각해서 서두를 필요가 있나싶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이 등기임원에 오를지도 관심이다. 이 경우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야 한다. 이 부회장은 2019년 10월 26일 3년 임기를 끝낸 뒤 등기임원에서 내려왔고, 현재는 무보수 미등기임원이다.

그동안은 가석방 상태여서 등기임원을 맡을 수 없었지만, 복권으로 등기임원이 될 길이 열린 만큼 책임경영 차원에서 거론딘다. 그러나 일각에선 다른 재판 상황 등 사법리스크가 여전한 점을 고려해 등기임원에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도 사내이사 또는 최고경영자(CEO)였던 적은 없었다"면서 "이 부회장이 꼭 등기임원이 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삼바 분식회계 의혹' 재판 진행중...이 부회장, 매주 열리는 재판에 참석하느라 해외 출장에 어려움 

이 부회장의 리더십도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전 세계 인플레이션 및 긴축 정책, 경기침체 등 국내외 악재가 산적하면서 경영환경이 불투명하다.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10만 전자'를 외치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한때 '5만전자'로 주저앉았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반도체 등 주력사업의 초격차 유지는 물론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고, 나아가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우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이번 복권 사유가 '경제 위기 극복'인 만큼, 이 부회장은 정부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 및 고용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복권으로 이 부회장이 완전히 사법 리스크를 털어내는 것은 아니다. 제일모직-삼성물산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재판이 진행중이다.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다시 경영활동에 제약을 받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당장 이 부회장은 매주 열리는 재판에 참석하느라 해외 출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취업제한이 풀린 이 부회장은 본격적으로 회사 경영에 관여하며 주력 사업인 반도체 초격차를 유지하는 한편 미래 먹거리 육성과 신시장 개척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삼성이 지난 30여 년간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인 메모리 반도체는 거대한 내수시장과 국가적인 지원을 받는 중국 메모리 업체의 거센 추격에 직면한 상황이다.

특히 우리 정부의 칩4 참여는 삼성에 기회이자 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만, 일본과 반도체 공급망 동맹을 통해 중국과 기술 격차를 당분간 유지할 수 있겠지만 동시에 중국 시장을 잃게 될 위험도 크기 때문이다.

삼성의 M&A 시계도 빨라질 것으로 점쳐진다. 124조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삼성의 대형 M&A는 2016년 11월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9조4천억원에 인수한 이후 멈춘 상태다.이에 따라 경영 전면에 복귀한 이 부회장이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AI), 차세대통신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 적극적인 M&A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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