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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통형 배터리 개발 금양, '수상한(?)' 경영...거래소, 16일 투자경고종목 지정
원통형 배터리 개발 금양, '수상한(?)' 경영...거래소, 16일 투자경고종목 지정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2.08.14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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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발표 이후 주가 2배 이상 급등....거래소, 주가가 추가로 계속 상승 때 매매거래 정지될 수도 있는 조치 발표

작년 연구개발비, LG엔솔 6천억 넘는데 금양은 고작 13억...최근 3년 연구개발실적 공시에도 배터리는 전혀 없어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글로벌 발포제 1위 기업인 상장기업인 금양이 12일 투자주의종목에 지정된 데 이어 다음 거래일인 오는 16일 투자경고종목으로 상향 지정된다. 금양은 1955년에 설립된 화학기업으로 지난 2020년 차세대 하이니켈 2차 전지 양극재의 필수 핵심조재인 '수산화 리튬' 가공 설비를 구축하고 관련 제품의 승인을 획득해 2차 전지 관련주·테마주에 거론된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12일 투자주의종목에 지정된 금양이 오는 16일 "주가급등에 따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되며, 추가 상승시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으므로 투자에 주의하기 바란다"고 알렸다.

한국거래소는 시장경보제도를 통해 주가가 일정기간 급등하는 등 투자유의가 필요한 종목에 대해 '투자주의종목-투자경고종목-투자위험종목' 등 세 단계로 나누어 시장경보종목에 지정하고 있다. 투자경고·위험종목 단계에서는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

매매거래 정지는 금양이 투자경고종목 지정 이후 2일 동안 40%이상 상승하고 투자경고종목 지정전일 종가보다 높을 경우 1회에 한해 이뤄진다.

이런 조치를 당하는 이유는 금양이 지난 6월말 국내에서 3번 째로 원통형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발표한 이후 2차 전지 테마주로 분류돼 주가가 너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12월말 평균주가가 주당 4823, 지난 34603원이던 것이 지난 12일에는 11050원까지 2배 이상 올랐다.

1955년 부산에서 설립돼 1976년에 이미 상장까지 된 오랜 역사의 이 기업은 합성수지 또는 고무 등과 같은 고분자재료에 첨가되는 화공약품인 발포제 하나에 전념해온 전문기업이다. 발포제는 열분해를 통해 발생한 가스로, 스폰지 제품 등을 제조하기에 적합해 주요 수요처가 자동차 내장재, 운동화, 완구, 층간 방음재, 벽지, 인조가죽, 보온재, 단열재 등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산업 전반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지난 3월말 연결기준 자산 2,999억원, 부채 1,743억원, 이익잉여금 379억원에 올1분기 매출 539억원, 작년 매출 2,17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43억원, 작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121억원 및 13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발포제 세계1위 업체라지만 엄청난 매출과 이익을 내는 기업은 아니다.

 

금양의 별도기준 이익잉여금(결손금 억원)

221분기

2021

2020

-122.28

-136.74

-137.39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세계 1위 발포제 기업 답게 내수보다 수출이 더 많아, 중국 미국 독일 파키스탄 등의 해외 자회사들이 매출과 이익을 많이 낸다. 하지만 이 해외 종속기업 실적을 빼고, 국내 본사 실적만을 얘기하는 별도 기준으로만 따질 때 금양은 지난 3월말 이익잉여금 -122억원의 결손업체다. 누적적자가 누적이익보다 더많아 쌓아둔 이익이 없고 적자상태라는 얘기다.

국내 발포제시장이 신발산업의 퇴조와 국내 수요 포화로, 일부 생산기업은 해외 이전할 정도의 상태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코로나사태와 펜데믹으로 해외 발포제시장 수요까지 많이 감소하자 금양은 현재 탈출구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전기차용 리튬배터리의 핵심재료인 수산화리튬 분쇄 가공과 이차전지 성능 향상을 위한 지르코늄 첨가제 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전기차 시장과 2차 전지시장의 성장가능성을 내다본 것이었다.

또 수소연료전지와 초미세 나노입자 제조같은 신사업도 추진 중이다. 이를위해 부산 사상구 본사 부지에 수소연료전지 연구개발(R&D)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될 '수소기술퀀텀센터'를 올연말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화학 전문기업으로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경험을 최대한 활용해 요즘 뜬다는 첨단성장산업에 모조리 발을 걸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신사업 추진계획은 지난 516일 공시된 분기보고서에 모조리 수록돼있다. 그러나 이런 신사업 추진에도 반응이 시큰둥하고, 주가도 별로 뜨지 않았다. 그 때문인지 지난 6월말에는 원통형 배터리 독자개발 성공 발표를 한 것이다. 이번에는 시장에 제대로 통해 주가가 두달째 급등하고 있다.

금양이 국내에서 세 번 째로 개발했다는 2170 원통형 배터리는 현재 국내에서는 삼성SDILG에너지솔루션 2개사, 일본은 파나소닉과 무라타, 중국은 EVE에너지와 텐파워 등 전세계적으로도 제조업체가 10여 곳 정도인 것으로 알려진다. 금양측은 특히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동공구 및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에 진출하고, 내년에는 최대 1억셀까지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원통형 배터리는 생산 공정이 단순해 가격이 저렴하고 대량 생산이 쉽다는 장점이 있어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 초창기부터 많이 사용돼 왔다. 최근에는 전동공구와 가전제품을 필두로 킥보드, 전기자전거, 전기스쿠터 등 퍼스널 모빌리티용으로도 사용처가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금양의 개발소식이 사실이라면 대단한 일이 아닐수 없다. 주가도 당연히 많이 올라야할 것이다.

그러나 상장업체인 금양의 각종 공시와 사업보고서, 분기보고서 등을 면밀히 들여다보다 보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일이 한둘이 아니다. 우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상의 각종 공시나 지난 516일 공시된 분기보고서 어디를 봐도 원통형 배터리 개발 추진 소식이 없다.

앞에서 언급한대로 전기차용 리튬배터리의 핵심재료인 수산화리튬 분쇄가공과 이차전지 성능향상을 위한 지르코늄 첨가제 사업 및 수소연료전지 사업 등은 언급돼 있다. 하지만 원통형 배터리는 발표 한달여 전 분기보고서에 한줄 언급도 없었다. 보안 때문에 그럴수도 있다지만 그래도 미래사업 추진계획중에 조금이라도 미리 언급하는게 정상이다.

 

2021년 국내 원통형 배터리 관련업체들의 연구개발비(단위 억원, %)

 

금양

LG에너지솔루션

SK

연구개발비(억원)

13.29

6,540

792

매출액대비 연구개발비 비중(%)

0.6

3.7

7.45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또 지난 6월말 개발에 성공했다면 올 상반기는 물론 작년, 재작년 연구개발비가 많이 들었을텐데, 금양이 공시한 연구개발비는 관련업계 평균치에 비해 턱없이 적다. 금양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 1분기 연구개발비는 불과 35,600만원이고, 작년과 2020년도 각각 132,900만원, 9억원에 불과했다.

매출액대비로는 각각 0.7%, 0.6%, 0.5% 수준이다. 같은 원통형 배터리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의 작년 연구개발비는 6,540억원에 달했고, 매출액 대비 비중도 3.7%였다. SK온의 매출액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올 상반기 4.08%, 작년 전체로는 7.45%였다. 금양과의 단순비교는 다소 무리가 있겠지만 그래도 차이가 나도 너무 난다. 아무리 원천기술이 있다해도 연간 10억원 남짓 연구개발비로 원통형 배터리 개발이 가능할까?

더군다나 이렇게 연간 10억원 안팎 투입했다는 금양의 지난 3년간 연구개발실적을 보아도 발포제 관련 기술 말고는 다른 기술이 전혀 없다. 10억원 안팎씩 들어간 돈들도 대부분 발포제 관련 기술개발에 쓰였다고 볼수 있는 것이다.

금양의 원통형 배터리 발표의 실체가 어떤지는 회사측의 일방적 발표만 있어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다. 다만 각종 공시 등으로 볼 때 의혹의 소지가 다수 있어 보인다는 얘기다. 제품개발이 상업화와 대량 생산과 공급으로 정말 이어지는지를 시간을 두고 지켜볼 도리 밖에 없다.

이 분야 전문매체인 전기신문은 최근 증권시장에 배터리 종목 투자 주의보가 울리고 있다. 몇몇 기업들이 검증이 어려운 기술 정보를 시장에 흘리면서 주가를 띄우려는 일종의 작전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어 투자에 신중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금양 류광지 회장

한편 금양의 최대주주는 류광지(56) 대표이사 회장으로, 8월 현재 보통주 지분율은 40.30%. 최근 주가급등으로 그의 보유주식 평가액은 2,200억원이 넘었다. 금양이 아직 결손업체라 배당은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작년 금양에서 류 회장이 받은 보수총액은 185,250만원에 달했다. 웬만한 중견대기업 회장 못지않은 수준이다. 그 말고 금양에서 5억이상 보수를 받은 경영진은 없었다.

류 회장은 해외법인 6곳과 계열사인 케이제이인터내셔날, 금양이노베이션, 케이아이에코의 대표이사직도 겸하고 있다. 케이제이인터내셔날은 화학제품 판매 및 중개 무역업체로, 임직원이 2명에 불과한데, 지분은 류 회장이 100% 모두 갖고 있다. 이 회사도 누적결손금 74억원의 결손업체이자 적자업체다.

작년 금양 제품 수출을 대행해 13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작년 전체 매출 241억원의 54%에 달한다. 임직원 2명인 이 회사의 작년 판관비상 급여는 0였다. 회사사정을 감안, 류 회장이 이 회사 대표이사 보수를 받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금양과 케이제이인터내셔날이 각각 지분 50%를 보유중인 금양이노베이션은 갓 출범해서 그런지 아직 작년 매출이 없고, 작년에 14억원의 당기순손실만 기록했다. 여기서도 류 회장은 아직 보수를 받지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케이제이인터내셔날이 100% 투자한 케이아이에코도 작년 매출이 아직 3,309만원에 불과하고 2.9억원의 당기순손실만 기록했다.

류 회장의 딸로 보이는 류다영씨(27)는 장내에서 금양 주식 1873주를 매입, 금융지분율을 0.16%로 높였다. 류 회장 부인 김경순씨(56)의 지분율도 0.59%에 이른다. 2세 승계를 위한 움직임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양은 지난 62일 류광지 단독대표에서 류광지, 김영대 공동대표 이사로 바꾼다고 공시했다가, 610일 류광지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다시 바꾼다고 또 공시했다. 김영대씨는 금양 영업본부장을 지낸 전문경영인으로 알려진다.

한 IB업계 전문가는 "전문경영인을 공동대표로 넣었다가 불과 8일만에 다시 제외시킨 이유는 공시되지 않았다"면서 "원통형 배터리 개발발표 불과 20여일전에 이런 해프닝이 발생한 이유가 궁금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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