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의 재산 불리기(하) 공정위, '일감몰아주기' 직권조사할 수도
에코프로의 재산 불리기(하) 공정위, '일감몰아주기' 직권조사할 수도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2.08.1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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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유망한 에코프로비엠 주식 4871억원을 오너일가 기업에 갑자기 매각.
그것도 전액 외상. 아직도 못갚고 있는듯. 정상기업이라면 있기 노골적 지원.
지주사 발행 전환사채에도 오너일가 특혜조항. 명백한 회사기회유용 곳곳.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에코프로그룹 계열사중에 이룸티엔씨(이하 TNC)란 기업이 있다. 작년말 기준 이 회사 주식지분율을 보면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과 부인인 김애희씨가 각각 20%, 아들과 딸인 이승환씨와 이연수씨가 각각 30%씩 갖고 있다.

이 회장 일가의 가족기업이고, 아들과 딸 지분이 더 많아 사실상 자녀들 기업이라고 볼수도 있다. 잘 키우면 2세 승계에도 큰 역할을 할 회사다.

실제 TNC는 에코프로그룹 계열사 또는 관계사 지분도 이미 꽤 갖고 있다. 작년말 현재 지주사인 에코프로 지분 5.68%를 비롯, 가장 주목받는 큰 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이하 BM) 지분 5.02%, 에코프로머티리얼즈 2.8%, 에코프로ICT 24.5%, 아이스퀘어벤처스 9%, 해파랑우리 18% 등을 보유중이다.

이렇게 투자 지분은 많지만 이 회사의 작년 매출은 제로다. 임직원수도 단 1명으로, 신희연이란 대표이사 1명 뿐이다. 직원이 아예 없다는 얘기다. 매출은 없고, 회사는 돌아가야 하다보니 작년에는 영업손실만 3.85억원을 기록했다. 계열사 투자지분만 관리하는 준 지주회사에 가깝다.

2001년 설립된 TNC는 오너 가족회사인데도 재작년까지만 해도 계속 매출은 없고, 적자와 결손만 지속하던 회사였다. 20년말 누적결손 규모는 68억원에 달했다. 매출이나 자산규모가 적어 그런지 2017년부터 감사보고서가 공시됐는데, 17년 이후 주주들에게 배당을 했다는 기록도 없다.

▲21년말 현재 이룸티엔씨의 주요 주주명단
▲21년말 현재 이룸티엔씨의 주요 주주명단

그나마 이 회장이 보유중이던 에코프로 BW(신주인수권부사채) 96만주를 2010년 주당 8,318, 79.8억원에 TNC에 넘겨 회사에 보유자산이 좀 생겼다. 현재 에코프로 주가에 비교하면 엄청나게 헐값이지만 당시만 해도 에코프로가 작은 회사여서 헐값이라고 단정짓기가 어렵다.

17년부터 감사보고서가 등장했기 때문에 2010년 당시 이 작은 회사가 무슨 돈으로 BW를 구입했는지 기록이 없어 알길이 없다. 17년 감사보고서상의 지분구조가 작년말과 똑같은걸 보면 올해 각각 33세와 31세인 아들과 딸이 10대나 20대 학생신분이었을 때 TNC 지분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높다. 무슨 돈으로 지분을 확보했는지, 증여라면 증여세는 제대로 냈는지도 기록이 없어 확인하기 어렵다.

아무튼 그러던 TNC가 작년에 확 달라졌다. 매출은 여전히 0이고, 3.8억원의 영업손실도 냈지만 당기순이익은 무려 1,112억원을 기록했다. 20년 당기순이익은 6.4억원 적자였다. 그전까지 쭉 적자이다가 첫 흑자전환인데, 전환도 보통 전환이 아니었다. 20년말 436억원이던 자산도 21년말에는 7,641억원으로, 작년 한해동안 무려 17.5배나 늘어났다.

같은 기간 부채도 152억원에서 5,831억원으로 급증했다. 대규모 흑자전환을 하면서 누적결손도 일거에 해소하고 결손이던 이익잉여금도 1,043억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여전히 전혀 없고, 영업적자인 회사가 작년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자산이 폭증하고 엄청난 당기순이익을 낼수 있었을까?

원인은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이하 이노베이션)이란 계열사에 있었다. 이노베이션은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리튬의 분쇄-가공과 수산화리튬 전환사업을 주로 하는 계열사인데, 작년 113일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에코프로비엠(이하 BM) 보통주 169725주와 BM 신주인수권 100만주를 한꺼번에 갑자기 TNC에 팔아 넘겼던 것이다.

2021년 이룸티엔씨의 엄청난 변신(억원 %)

 

2021

2020

매도가능증권

7,447

430

자산총계

7,641

436

미지급금

4,871

0.076

부채총계

5,831

152

이익잉여금

1,043

-68(결손)

매출액

0

0

영업이익

-3.8(적자)

-0.83(적자)

투자자산처분이익

623

0

파생상품처분이익

825

0

 

당기순이익

1,112

-6.46(적자)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TNC는 보통주를 주당 425천원씩 721억원에, 신주인수권을 주당 415천원씩 4,150억원, 합쳐서 모두 4,871억원에 매입했다. 작년 11~12BM 주가가 40~56만원대였으므로 파격적으로 싼 가격이라고는 볼수 없다. 이중 신주인수권은 작년 1222일 모두 행사해 100만주의 BM 보통주로 바꾸었다. 재작년까지 없었던 BM 주식이 이렇게 1169725(지분율 5.02%)나 갑자기 새로 생겨나는 바람에 작년말 TNC 자산이 급증한 것이다.

TNC의 작년 당기순익이 갑자기 1천억원을 넘어선 것도 이렇게 취득한 BM 신주인수권 행사이익 825억원(파생상품처분이익)과 그룹지주사인 에코프로 인적분할 때 생긴 에코프로에이치엔 보통주 57만주를 작년에 처분해 얻은 투자자산처분이익 621억원이 작년에 발생했기 때문이다. TNC 자신이 영업으로 돈을 번 것이 아니라 지주사 에코프로와 계열사 이노베이션이 여러모로 도와줘 갑자기 많은 당기순익을 올렸다고 볼수 있다.

에코프로비엠(BM)은 잘 알려져있다시피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양극재 세계최대규모 생산기업이다. 매출과 이익이 계속 폭증세이고, 주가도 올초 공장화재와 내부자거래 문제 등으로 잠시 주춤했을뿐 최근 몇 년간 계속 오름세다. 작년말부터 코스닥 시가총액 1위로 올라섰다.

이동체 에코프로그룹 회장

이런 BM이 올들어 유상증자에 이어 6월에는 1주당 3주를 더 주는 무상증자까지 단행했다. 이 과정을 거치며 TNC가 보유한 BM주식수는 현재 4904636주로, 작년말보다 4배 이상 늘어났다. 주당 49만원대까지 치솟았던 BM 주가가 627일 무상증자 권리락 때문에 대폭 하락해 현재는 118천원대에 머무르고 있지만 주식수가 크게 늘었기 때문에 TNC 보유 BM주식 평가액은 5,800억원이 넘는다.

작년말 이노베이션으로부터의 인수가격 4,871억원과 비교하면 지금 모두 팔아도 1천억원 이상 남는다. 하지만 지금 모두 팔 이유가 없을 것이다. BM은 지금도 계속 고속성장세이고, 주가도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아 시간이 갈수록 주식평가액은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좋은 주식을 이노베이션은 왜 작년말 갑자기 TNC에 모조리 팔아 치웠을까?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BM 주식을 이렇게 모조리 매각할 이유가 없다. 이노베이션은 급전이 필요했을까? 이노베이션의 2020년 매출은 129억원, 영업이익은 25억원, 당기순이익은 1,260억원, 이익잉여금은 1,734억원이었다. 엄청 잘 나가는 기업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좋은 주식을 갑자기 대거 팔아 치워야할 정도의 부실기업도 아니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의  손익계산서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의 손익계산서

TNCBM 주식을 모조리 매각해라라는 외부로부터의 거부할수 없는 압력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 외부는 이노베이션의 모기업이자 그룹 지주사인 에코프로이거나 그룹 최고위층일 가능성이 높다. 아무튼 이노베이션이 오너일가 기업을 위해 큰 희생을 한 것은 틀림없다.

이 과정들에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문제가 또하나 더 있다. 이노베이션이 매각대금 4,871억원을 TNC로부터 아직 모두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TNC 작년 감사보고서에는 이 4,871억원이 작년말 현재 미지급금으로 기장돼 있다. 이노베이션 감사보고서에는 이 미지급금의 만기가 3개월~1년이라고 되어있다. 전체 BM주식을 최장 1년의 외상으로 샀다는 얘기다.

BM의 최근 공시를 보면 TNC는 보유 BM주식중 63만주를 담보로 530일과 621일 두차례에 걸쳐 증권사 등으로부터 모두 1,620억원을 빌렸다. 이 돈으로 BM 유상증자에도 참여(295억원)하고 추가 신주인수권도 행사(251억원)했다. 남은 돈으로 미지급금을 일부 상환했는지는 모르지만 전액을 아직 갚지 못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만기 1년이 되는 오는 11월까지 BM주식을 모두 팔지 못하면 또 만기를 연장할지도 모른다. 외상(미지급금)에 이자는 제대로 계산하는지도 궁금하다. 이노베이션은 그 좋은 BM주식을 현찰도 아닌 외상으로 오너일가 기업에 모조리 넘겨주고 9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매각대금도 전부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정리할수 있다. 오너 일가를 위해 제대로 총대를 매고있는 것이다.

BM 주식을 대량확보해 덩치를 크게 키운 TNC는 앞으로 이 주식을 다양하게 활용할 것이다. 필요할때마다 조금씩 매각해 운영자금 또는 투자금으로 쓸수도 있고, 여기서 생긴 이익금으로 오너일가, 특히 이 회장 자녀들에게 거액배당을 안겨줄 수도 있다. 배당금은 모아 두었다가 나중에 경영권승계시 증여세나 상속세 재원으로도 쓸수 있다. 덩치가 계속 커질 TNC 지분을 아예 매각해 지주회사인 에코프로 지분을 늘리는 방식으로 경영권 승계를 해나갈수도 있다.

작년 7월 에코프로가 발행한 1,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콜옵션과 BM 주식 대량확보가 연관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콜옵션은 매도청구권 즉 사채 발행자가 사채를 되살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데, 발행 당시 에코프로는 40%가량(600억원)의 콜옵션을 설정, 회사가 지정하는 3자에게 권리를 부여할수 있는 조항을 삽입했다.

▲22년6월말 기준 지주사 에코프로의 주요 주주명단
▲22년6월말 기준 지주사 에코프로의 주요 주주명단

에코프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에코프로에서 권리를 부여받은 3자가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꾸면 에코프로 지분 4.48~6.4% 정도를 확보할수 있다. 3자의 성명은 발행일 현재 미정이나 제3자가 될수 있는 자는 최대주주 및 그 특수관계자 등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 회장이나 부인, 또는 자녀들이 콜옵션을 부여받을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콜옵션 수혜자들을 명시해놓은 경우도 보기 드물다. 오너가족들이 지주사 지분을 더 늘릴수 있도록 또하나의 장치를 마련해놓고 있다고 볼수 있다.

전환청구기간은 22727일부터 24727일까지여서 앞으로 언제든 행사가 가능하다. 문제는 행사에 필요한 돈 600억원인데, 이 자금 조달을 위해 작년에 TNC가 급거 BM주식을 외상으로 대량매입했다는 주장이다. 정말로 오너일가가 이 콜옵션을 행사할지 두고볼 일이다.

이 회장의 아들과 딸은 현재 지주사 에코프로와 다른 계열사에서 팀장 및 심사역으로 각각 근무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아들 이승환의 에코프로 지분율은 8월 현재 0.15%, 딸 이연수는 0.12%에 불과하다. 이 회장도 아직 63세여서 경영권승계를 거론하기는 좀 이르지만 언젠가 승계문제가 본격화할 경우 TNCBM주식은 큰 무기가 될 전망이다.

작년부터 에코프로라는 신흥 그룹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런 일련의 사태를 기업 내부에서 으레 벌어지는 그렇고 그런 일이라고 보아 넘길수도 있겠지만 공정거래 시각에서 보면 문제가 많아 보인다. 이노베이션과 BM, 그리고 지주사 에코프로까지 오너일가를 위해 명백히 일감몰아주기 내지 회사기회유용 행위들을 하고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에코프로그룹 총자산이 5조원이 넘어 공시대상기업집단이었다면 벌써 공정거래위가 문제를 삼았을 수도 있는 사안들"이라며 "자산 5조원이 안 넘더라도 문제가 심각하면 공정위가 직권으로 조사에 들어갈 수도 있다. 공정위가 이 문제들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있는지 두고볼 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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