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OK저축은행이 떠안고 있는 부실채권이 최근 1년 동안에만 3000억원 가까이 불어나면서 5대 저축은행 가운데 부실채권 비율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위험한 대출을 그만큼 많이 짊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최근 인터넷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등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어, OK저축은행의 건전성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80개 저축은행이 보유한 고정이하여신(이하 NPL)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총 3조60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3434억원) 늘었다. NPL은 자산 중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급의 채권을 의미한다.
NPL비율은 은행이 보유한 총여신 중 사실상 회수가 힘든 부실채권의 비율로, 보통 3개월 이상 연체되는 대출을 뜻한다. 총여신(총대출금)에는 가계대출, 기업대출, 담보대출 등이 포함된다.
5대 저축은행 가운데 지난해 말 기준 NPL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OK저축은행으로 7.16%를 기록했다. 5%를 넘긴 곳은 OK저축은행이 유일하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총여신이 10조3515억원으로 전년 대비 29.7% 급증했는데 고정이하여신도 같은 기간 5658억원에서 7410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OK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규모는 나머지 4개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 총액 8279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OK저축은행의 부실채권이 이처럼 눈에 띄게 많다는 건 결국 그만큼 경쟁사들에 비해 위험을 감수하며 영업을 벌이고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그에 따른 리스크에 대한 대비 수준이 좋은 편도 아니란 점이다.
실제로 OK저축은행의 NPL 커버리지비율은 121.8%로 저축은행업계 전체 평균(126.8%)를 5.0%포인트(p) 밑돌았다. NPL 커버리지비율은 금융사가 보유한 부실 대출을 가리키는 NPL 잔액과 비교해 충당금을 얼마나 적립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해당 수치가 낮을수록 금융사가 향후 잠재적인 부실에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의미다.
OK저축은행은 5대 저축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부실채권을 기록하고 있지만 문제는 자산 건전성을 개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인터넷은행이 저축은행의 주영역인 중·저신용자 대출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들었기 때문이다.
부실채권 비중을 줄이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론 신용점수가 상대적으로 더 높은 차주를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인터넷은행은 상대적으로 우량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다.
차주 입장에서도 저축은행 등 2금융권보다 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는 것이 더 낫기에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자산은 급증세다.
동시에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적금 금리는 우상향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의 정기예금 상품(1년·단리) 금리는 올해 들어 총 0.8%포인트 올려 현재 3.1%를 기록했다.
주력인 개인신용대출 금리는 하락하고 수신 금리는 상승해 예대마진이 감소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예대마진 하락 정도가 크면 올해 이자이익이 감소할 확률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