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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금융인의 다년간 쌓아 온 전문지식을 사회 곳곳에 활용해야
퇴직 금융인의 다년간 쌓아 온 전문지식을 사회 곳곳에 활용해야
  • 백승희
  • 승인 2022.09.0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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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에게 금융 나침반 역할 할 수 있어... 공공기관에 상담공간 마련하고 퇴직 금융인 배치해야

[백승희 칼럼] 100세 시대를 외친지 오래다. 은퇴를 주제로 글을 쓴 한 저자는 요즘엔 인생 2막이 아니라 인생 3막, 인생 4막까지도 준비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도 금융업의 퇴직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2021년인 작년 시중은행을 포함한 저축은행, 증권․보험사, 카드사 등의 모든 금융권에서는 정규 퇴직 뿐만이 아니라 희망퇴직을 한 금융인들이 대거 늘어났다. 

비대면 거래가 늘고 핀테크(Fintech) 기업들이 예금, 대출 등의 역할을 함께 하면서 금융권 종사자들의 유동성 또한 커지고 퇴직 시점 또한 빨라졌다. 특히 최근 금융업계의 정년 연령은 4,50대로 과거에 비해 연령층이 낮아졌다. 그러나 퇴직자들의 경제활동에서의 은퇴 시점은 회사에서의 퇴직 시점과는 다르다.

인간의 생애 주기를 살펴볼 때 중장년기에 해당되는 40대 이상의 연령층은 독립적인 생계유지와 자녀 양육에 집중해야 할 시기로 요즘과 같이 결혼 적령기가 높아진 상황에서는 이러한 역할 기간이 더욱 늘어나게 되었다. 따라서 인생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시기에 조기 정년으로 인한 소득감소 또는 단절은 개인뿐만 아니라 가족 구성원, 더 나아가 사회 전체에 심각한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금융 퇴직자들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인식 전환 필요...현재 (사)전국퇴직금융인협회 발족, 활동 중

퇴직 금융인들은 수십 년간 금융 업무를 했던 소위 말하는 잔뼈가 굵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은행, 보험, 기술보증 등 다양한 곳에서 전문적인 금융 지식을 기반으로 재무 상담과 설계, 지원을 해왔다. 수십 년간 다양한 상황 속에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상담 등을 진행한 이들의 노하우를 정형화하여 지식화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사례 별로 금융상담을 통해 해결책을 제시한 이들의 경험은 사회 곳곳에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그 분야의 지식과 숙련된 기술 그리고 다년간의 경험 등이 필요하나 안타깝게도 직장인들은 베테랑이 된 퇴직할 시기에 퇴사와 함께 갈고 닦은 노하우를 사용하지 못하고 직업을 놓게 된다.이러한 현실은 저출산과 겹쳐 인재부족 현상 또한 가져온다.   

다행히 평생 직장에 대한 개념이 없어지면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퇴직자들을 위한 다양한 사회제도가 마련되기 시작하고 있다.

이에 금융업계에서도 금융권을 퇴직한 사람들의 경험과 전문지식을 활용하여 사회공헌과 재능기부를 할 수 있도록 협업하는 조직이 출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사)전국퇴직금융인협회는 퇴직한 금융인들이 금융 강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교육을 하고 금융 교육이 필요한 곳에 강사를 파견하는 등 금융지식을 통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 및 퇴직 금융인의 재취업 활동을 돕고 있다.

아무리 데이터가 잘 정비되어 있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자동화 시스템이 발달되어 있어도 기술이 초개인화된 상담까지는 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러한 핀테크 시스템의 한계를 베테랑 퇴직 금융인들이 대체함으로써 제도권 안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을 살필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2020년 국민의 금융이해력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성인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66.8점으로 OECD 10개국 점수(62점, 2019년 기준) 보다 4.8점 정도를 웃도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선진국들에 비해 금융 지식이 낮은 과거에 비해서는 발전하였지만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사건들을 보면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멀다.

한 평생 금융서비스업 종사한 금융은퇴자들, '금알못(금융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

특히 이번 조사에서 눈여겨 볼 것은 청년층(64.7점)과 노년층(62.4점)이 전체 평균보다 점수가 낮게 나타나 저출산 문제와 노인 빈곤 문제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임을 알 수 있었다. 

SNS와 유투브 등에 금융정보가 넘쳐나도 기초적인 지식이 축적되어야만 이해할 수 있는 금융 분야의 특수성으로 인해 여전히 '금알못(금융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남아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사회문제들은 금융 퇴직인들이 가진 지식과 노하우를 어려운 계층에게 전수해야 한다. 지식은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금융 교육과 상담을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제공한다면 많은 부분이 개선될 것 이다.

구체적으로 청년층에게는 자산을 축적할 수 있도록 기초적인 금융 교육을 제공하는 것에서부터 청년 금융지원 제도 등을 설명하고 경제위기에 처한 소상공인들의 금융상담이나 창업 및 중소기업 재무컨설팅, 노인들이 어려워하는 핀테크 사용법 등 맞춤형으로 다양한 지원을 할 수 있다. 

더욱이 요즘과 같이 창업을 장려하고 노년의 행복을 중요시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금융지식은 목표를 향해 쌓아야 할 필수적인 지식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과 쉽게 접촉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야 한다. 은행에서 구체적인 상담이 필요하나 형편상 은행을 방문하기가 꺼려지는 개인파산자나 저소득층과 같은 금융약자들에게는 은행보다는 거주지와 가까운 관할지구의 동사무소 등이 방문하기가 더욱 편할 것이다. 

점점 사라지는 은행 점포들...주민센터, 우체국, 학교 등 공공기관에 금융상담 전문인력 배치해야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인터넷 뱅킹을 사용한 금융거래가 전체 거래의 80%나 차지하였고 지점 창구를 통한 거래는 일부에 그쳤다. 이로 인해 시중은행들은 점차적으로 점포를 폐쇄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평소 은행을 방문할 일이 많지 않았던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재무 상담을 받을 기회를 더욱 제한하게 하여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할 경우 적절히 대처하지 못할 수 있다. 만약 ‘수원 세 모녀 사건’과 같이 복지시각지대에 놓인 이들이 대출, 보험, 기초수급과 같은 지식을 미리 알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필요한 지원을 받았다면 절망적인 상황은 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수원 세 모녀 사건’과 유사한 사건들이 매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달성하였음에도 비극적인 상황에 처한 이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퇴직 금융인들을 통해 전 국민 금융교육 뿐 만이 아니라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위한 재무 상담 서비스가 진행되어야 한다.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주거 지역마다 위치한 동사무소나 우체국, 대학 등에 누구나 금융 상담을 받고 재무 설계를 할 수 있도록 공간 조성이 필요하다. 만약 공공기관 내에서 금융상담이 실시된다면 제한된 인력으로 운영되는 공공행정의 한계점도 일부 보조할 수 있을 것이다. 

퇴직은 새로운 시작이다. 퇴직 금융인들의 지식은 현재는 가난하지만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발돋움판이 되어 줄 수 있다. 금융 퇴직자들의 알찬 지식이 가난 없는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필자 소개

백승희(q100sh@gmail.com)

예명대학원대학교 리더십전공 전임교수(기술경영학 박사)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전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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