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통과한 5일 경북 포항의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또 화재가 발생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매년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회사 측의 안전관리 능력이 의심을 받고 있다.
이날 오전 7시 17분께 포항시 남구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스테인리스스틸(STS) 2제강, 2열연공장에서 불이 났다.
2열연공장 메인 전기실에서 불이 나 전기실 1개동이 모두 탔다고 경북소방본부는 밝혔다. 화재 원인과 인명 피해 등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 없다. 회사 측은 진화에 주력하면서 이번 화재가 태풍 '힌남노'와 관계가 있는지 파악 중이다.
불은 공장에서 멀리 떨어진 남구 대이동이나 북구 장성동 등에서도 보일 정도로서, 주민들은 "큰 소음과 함께 검은 연기가 났다"고 전했다.
앞서 포스코는 힌남노가 포항을 지나갈 것이란 예보에 따라 태풍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6일에 태풍이 피크에 도달하는 약 4∼5시간 용광로를 포함해 전 공장 가동을 중지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최근 잇따라 화재 등 안전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먼저 앞서 지난 1월에는 포항제철소 3코크스공장에서 스팀배관 보온작업을 하던 용역사 직원(39)이 장입차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직원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또 2021년 2월 8일에는 포항제철소 원료부두에서 크레인을 정비하던 협력업체 직원이 설비에 몸이 끼여 숨졌다. 같은 해 3월 16일에는 포항제철소 내 포스코케미칼 라임공장(생석회 소성공장)에서 일하던 하청업체 직원이 석회석을 소성대로 보내는 '푸셔' 설비를 수리하다가 기계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해 10월 7일에도 포항제철소 내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가던 포스코플랜텍 소속 직원이 덤프트럭과 충돌해 숨지기도 했다. 지난 2020년 6월에는 대수리가 진행중이던 스테인리스스틸 소둔산세 공장에서 불이나며 약 2시간 만에 진화됐다.
또 같은달 포항제철소 내 쇳물운반기차에서 쇳물이 쏟아지는 사고가 발생해 이 과정에서 쇳물이 산화하며 붉은색 연기가 치솟자 시민들이 화재로 여겨 소방서에 신고하는 헤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같은 해 12월에도 3소결공장에서 포스코 협력사 하청업체 직원이 집진기 보강공사를 하던 중 부식된 배관 파손으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를 포함해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가 야간근무를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하던 도중 덤프트럭과 충돌해 숨졌다.
2019년 2월 2일에는 신항만 5부두에서 작업하던 직원(56)이 동료 직원이 작동한 크레인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2018년 1월 25일에는 포항제철소 내 산소공장에서 외주업체 직원 4명이 질소가스에 질식해 모두 숨지는 사고가 났다.
또 같은 해 6월 18일에는 포항제철소 제2주문 주변에서 염산 2만1000ℓ를 싣고 공장으로 들어가던 탱크로리에서 염산 약 300ℓ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 달 뒤인 7월 11일에는 코크스 원료 보관시설에서 직원(59)이 온몸의 뼈가 부서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고 나흘 뒤에는 코크스 보관시설에서 청소하던 협력업체 직원(34)이 약 10m 아래로 떨어져 골절상을 입기도 했다.
포항환경운동연합은 2020년 당시 포항제철소에서 사고가 발생하자 "최근 2∼3년 동안 연이어 발생하는 인명사고와 폭발, 화재 사고로 인해 포스코가 강조해 온 안전과 환경 설비 투자는 신뢰를 잃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포스코 측은 이날 화재에 대해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부생가스 방산이 있었다"며 "부생가스 방산은 제철소의 순간 정전으로 인해 부생가스를 연소하지 못해 그것을 밖으로 연소시켜서 내보내야하는데 그 과정이 외부에서는 화재로 보였을 수 있었으나 화재가 아닌 정상적인 방산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철소 인명 피해는 없으며, 전반적인 피해상황 확인 및 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화재발생 소식에 POSCO홀딩스 주가가 장 초반 하락했다. 6일 오전 9시 6분 유가증권시장에서 POSCO홀딩스는 전 거래일보다 1.19% 내린 24만9500원에 거래됐으며, 이어 9시 40분 현재 0.20% 내린 25만2000원이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