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와 KT가 6세대 이동통신(6G) 자율주행 기술과 위성통신 기반 AAM(미래 항공 모빌리티) 통신망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7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 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KT의 주식 1201만1143주를 약 4456억원에, 현대모비스는 주식 809만4466주를 약 3003억원에 취득한다고 전날 각각 공시했다.
이에 상응해 KT는 현대차 주식 221만6983주를 약 4456억원에, 현대모비스 주식 138만3893주를 약 3003억원에 각각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현대차그룹과 KT가 7459억원 상당의 상대 지분을 서로 매입하기로 한 것이다.
KT는 이번 현대차그룹과의 협력이 자사의 '디지코'(DIGICO·디지털 플랫폼업) 전환'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면서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차량 통신과 도심항공교통(UAM) 등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KT 관계자는 "현대차그룹과 함께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한다"며 "MECA(모빌리티 서비스·전동화·커넥티드카·자율주행) 실현 기반인 '커넥티비티'(연결성) 분야 차량 기술 고도화 추진에 중점적으로 협력하기로 뜻을 함께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양 그룹 보유 역량의 유기적 결합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제고하는 한편 미래 전기차(EV) 커넥티드카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걸친 고객 경험 혁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3사는 지분 맞교환뿐 아니라 기술 개발·연구에서도 더욱 협력해 가기로 했다.
자율주행 차량에 최적화한 6G 통신 규격을 공동 개발하기 위해 실증사업과 선행 공동연구를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AAM 통신 인프라 구축을 위해 KT는 통신위성과 연계한 관제·통신망을 구축하고, 현대차그룹은 기체 개발과 수직이착륙장 건설을 맡는다.
전국 각지의 KT 유휴 공간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기자동차(EV) 충전 인프라를 확대하고, K가 보유 콘텐츠를 활용해 스트리밍 등 커넥티드카에 맞는 새로운 서비스 개발도 검토된다.
정보통신기술(ICT) 개발 협력을 위해 미래기술펀드 운영을 검토하고 보안 통신 모듈 분야에서도 기술 협업하며 KT의 미래형 신사옥 등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셔틀 실증 운행 사업도 진행하는 등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분야 신사업도 발굴한다고 덧붙였다.
양 그룹의 지분 교환은 고품질 통신망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커넥티비티 기술 확보를 위해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각국 통신 사업자 간 이뤄지는 세계적 추세와 맞는 것이다.
미국 AT&T와 제너럴모터스(GM), 일본 NTT와 도요타, 중국 차이나텔레콤과 베이징자동차그룹, 독일 도이치텔레콤과 아우디 등이 이 같은 전략적 지분 교환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 협력을 통해 KT는 비통신 분야 저변을 더욱 확대하게 됐으며 금융·미디어 외에도 모빌리티 분야에서 디지코 입지를 갖추게 됐다는 자체 평가다.
KT 관계자는 "디지코 사업영역의 확장을 위해 현대차그룹과 전방위적인 협력을 추진하게 됐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현대차그룹과 함께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리딩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글로벌 테크컴퍼니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