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준법감시인제도 '유명무실'...금융권 내부통제 '구멍'
금융기관 준법감시인제도 '유명무실'...금융권 내부통제 '구멍'
  • 임동욱 기자
  • 승인 2022.09.29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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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재 국민의힘 의원, 금감원 자료…5년간 업무정지요구 17건에 그쳐

[금융소비자뉴스 임동욱 기자] 내부통제 관리를 위한 금융기관의 준법감시인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준법감시인제도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내부통제를 관리하고 준수여부를 점검하기 위한 제도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승재(국민의힘·비례대표)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7월까지 상위 5개 시중은행, 5개 저축은행, 5개 증권사 및 17개 손보사와 23개 생보사 내에 임명된 준법감시인들이 사용한 업무정지 요구권은 단 17건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8건이 1개 회사에서 사용된 점을 감안하면 업무정지 요구권의 사용은 거의 없었던 셈이다.

우리은행 700억원 규모 횡령을 비롯해 불법 외환송금 등 각종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던 것에 비해 내부통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반증으로, 제도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2014년 8월 준법감시인의 권한 강화를 위해 임직원의 위법사항 발견시 업무정지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도입했으며 적정 수준의 내부통제 전담인력비율을 확보하도록 했다.

그러나 지난 5년 동안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에서 업무정지 요구권은 단 한 차례도 사용되지 않았다.

최 의원은 "우리은행은 700억원대 횡령이 발생, 농협은행은 올해 상반기에만 10건의 횡령사건이 발생했음에도 업무정지 요구권이 사용되지 않아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꼬집었다.

저축은행(SBI·한국투자·웰컴·OK·페퍼)의 경우에는 페퍼저축은행에서 업무상 횡령에 대한 1건의 업무정지요구권 사용건수를 빼고는 0건이었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라이나생명에서는 지난 5년간 8건의 업무정지 요구권이 사용됐지만 조치건수는 단 한건도 없었다.

각 은행 별로 운영하는 내부고발제 또한 유명무실하다. 금융업권별 주요 업체의 내부고발 건수는 2018년 160건에서 2021년 315건으로 매해 증가했다. 2022년도 7월 기준으로는 전년도의 절반을 넘어선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내부고발 증가에도 포상 등 인센티브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2018년도에는 인센티브 부여실적이 전무했고 2019년에는 전체 고발접수의 0.01%인 3건, 2020년에는 2건, 2021년에는 5건의 포상만이 이뤄졌다.

최 의원은 "금융사고는 한 번 발생하면 피해규모와 정도가 크고 사회 전반에 수많은 파장을 불러오는 만큼 철저한 준법정신과 내부통제가 필요한데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준법감시인의 독립적인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지원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사고 예방적 성격을 지닌 업무정지 요구권의 사용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7년 경제위기 이후 국제통화기금(IMF)의 지배구조 개선권고에 따라 사외이사·감사위원회 제도와 함께 내부통제 및 준법감시인 제도를 시행했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지난 2014년 8월 '금융사고 근절 및 신뢰회복을 위한 금융회사 내부통제 강화방안'을 통해 준법감시인의 역할과 권한을 강화하기도 했다. 2018년도에는 이러한 책임을 더욱 명확히 하는 '금융기관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발표해 금융권의 내부통제를 위한 방안들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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