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촌화학 '수상한 주가'...농심 오너일가 대주주들, 내부자거래 조사받나
율촌화학 '수상한 주가'...농심 오너일가 대주주들, 내부자거래 조사받나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2.10.0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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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계열사 율촌화학, 28일 대박공급계약 발표 직후 주가폭락...3일에는 전거래일보다 무려 4000원(+14.98%) 오른 3만700원에 거래를 마치는 등 들쭉날쭉한 '롤러코스트' 장세

발표 전 2배 이상 계속 오르던 주가여서 28일 폭락은 누가 봐도 이상해...9월 초까지 창업자 부인 주식매각도 의혹 부채질...율촌화학측, 오너 일가 연루설 강력 부인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율촌화학은 농심그룹의 주력사인 농심에 신라면 등의 라면 봉지와 스프 포장지, 라면박스 등을 주로 공급하는 계열사다. 올 상반기 매출 중 34%가 농심 납품 매출일 정도다.

이런 회사가 지난 달 28LG에너지솔루션(LG엔솔)과 제너럴모터스(GM)의 미국 합작법인 얼티엄셀즈10420만달러(14871억원) 규모의 2차전지 알루미늄 파우치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공급기간은 내년 1월부터 2028년 말까지 6. 알루미늄 파우치 필름은 리튬 2차전지용 셀 파우치 배터리를 감싸는 소재다.

이번 장기계약 규모는 작년 율촌화학 연결매출(5387억원)2.76배에 달하는 물량이다. 내년부터 공급될 물량을 연평균으로 나누면 매년 2478억원 정도다. 작년 별도기준 매출 5125억원의 절반에 가깝다. 1건 계약으로, 연간매출을 50% 가량 증가시키는 엄청난 대박을 터트린 셈이다.

▲율촌화학의 연결기준 영업성적표 추이
▲율촌화학의 연결기준 영업성적표 추이

율촌화학이 이 파우치를 개발하는 과정에는 LG엔솔의 적극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LG엔솔은 고성형 파우치 관련 설계 및 기술 지원, 연구·개발 인력 파견 등을 통해 율촌화학을 지원한 것은 물론 계약 체결에도 결정적 역할을 해준 것으로 전해진다. 쇼와덴코 등 일본 업체가 독식했던 알루미늄 파우치 필름을 국산화 및 양산화했다는 점에서 회사에 대한 좋은 평가도 이어졌다.

고성형 파우치 필름은 기존 제품보다 두께가 20% 가량 두꺼워 성형성 및 안전성이 대폭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이 기술은 소부장 기술개발과제로도 선정돼 국비 93억원이 투입되기도 했다.

율촌화학의 개발 소식은 연초부터 나돌았다. 개발 성공 여부나 공급계약 소식은 나오지 않았지만 율촌화학 주가는 계속 조금씩 올랐다. 율촌화학의 월평균 주가는 지난 124923, 323726, 620225원으로 약간씩 내리다가 82930700, 92738450원으로, 최근 3개월 동안 2배나 올랐다.

이 회사 주가는 공급계약 발표 직후인 지난 28일 오후 230분께 4435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장막판 급락세로 전환해 전날보다 22.24%(8550)나 내린 29900원에 마감했다. 29일에도 2.51%(750) 내린 29150, 30일에도 8.4%나 더 폭락, 26700원으로 마감했다. 28일 공급계약 발표 직후 최고가 44350원에 비하면 이틀 사이에 무려 39.7%(17650)나 폭락한 것이다.

3일에는 전거래일보다 무려 4000원(+14.98%) 오른 3만700원에 거래를 마치는 등 들쭉날쭉한 롤러코스트 장세를 보였다.

왼쪽부터 신동원 농심 회장, 신동윤 율촌화학 회장,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

다행히 개천절 연휴가 바로 이어져 폭락세는 멈추었지만 연휴가 없었다면 폭락이 더 이어질수도 있는 분위기였다. 이같은 대형 재료가 발표되면 그 이전부터 주가가 많이 올랐다 하더라도 상승세가 최소 며칠 정도는 더 가는게 보통이다. 이렇게 발표하자 말자 폭락하는 것은 보기 드문 사례였다.

이 때문에 공급 계약을 미리 파악하고 물량을 사들였다 공시 직후 매각한 내부자거래가 있지 않았느냐는 의혹이 당연히 크게 제기되기 시작했다. 최근 석 달 동안 이 회사 주가를 밀어 올린 주체는 주로 개인 투자자였다. 개인투자자들이 모두 101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 및 기관투자가는 각각 33억원, 9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고 한다.

네이버 증시의 율촌화학 종목토론방에서는 "내부 정보 이용해 주가를 터무니없이 올려놓고 재료 노출과 동시에 빠져 나가는 전형적이고 악질적인 주가 조작이고 작전주다", "3개월 작업해서 뉴스 내고 한방에 던졌다", "유치원생이 봐도 이상한 주가 흐름이다", "주주분들 화력모아서 금감원 자본시장조사팀에 신고하자" 등의 불만들이 쏟아졌다.

한 투자자는 "923~27일 매수하고, 28일 매도한 기관과 대량 매도한 계좌의 개인의 미공개 정보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창업주 부인 김낙양 여사의 9월1일 주식매각 관련 공시
▲창업주 부인 김낙양 여사의 9월1일 주식매각 관련 공시

농심 오너 일가가 공교롭게도 9월초까지 보유 율촌화학 주식을 대거 처분한 점도 내부자거래 의혹을 더 부채질했다.

지난 91일 고() 신춘호 농심 창업주의 부인인 김낙양 여사(90)는 시간외 매매(블록딜)로 보유한 율촌화학 주식 44150주를 매도처분했다. 주당 28832원에 매도대금은 126.9억원에 달했다. 김여사는 지난 69일에도 20만주를 주당 21185원에 장외매각, 42.37억원을 확보한 바 있다. .

창업주의 막내딸로, 아모레 서경배 회장의 부인인 신윤경씨(54)722일 보유중이던 율촌화학 50만주 전량을 시간외매매로 매각했다. 주당 17748원에 88.7억원을 챙겼다.

율촌화학측은 오너 일가 연루설을 강력 부인했다. 이들의 매각가격이 그리 높지 않았고, 공급계약 발표와 시차가 상당히 있었다는 점도 부인 근거였다.

작년 창업주 사망 후 농심 오너일가가 모두 상속세 납부 문제로 골치를 썩이고 있다. 이 매각들도 이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28일 오후 발표 직후 누가 주식을 많이 내던졌는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923일 기준 농심 오너일가의 율촌화학 지분분포를 보면 창업주의 차남이자 그룹 총수인 신동원 회장(64)의 쌍둥이 동생인 신동윤 그룹 부회장 겸 율촌화학 회장(64)19.36%, 개인 최대주주다.

▲9월23일 기준 율촌화학의  대주주 현황
▲9월23일 기준 율촌화학의 대주주 현황

그의 부인인 김희선씨(62) 지분이 0.41%, 아들과 딸인 신시열 율촌화학 상무(32) 4.64%, 신은선씨(34) 0.03%, 모친인 김낙양 여사 2.02% 등이다. 전체 최대주주는 농심그룹의 지주회사격인 농심홀딩스(31.94%).

일단 올들어 9월 말까지 신동윤 일가의 보유주식 매각물량은 공시된 것이 없다. 개인 대주주가 조금이라도 보유주식을 매각했다면 반드시 공시해야하고, 그 공시는 연휴 직후 나오게 되어있다.

한 금융관계자는 "만약 오너 일가의 보유주식 매각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난리가 날 전망"이라며 "금융감독원에는 이미 내부자거래 신고가 들어가 있어 연휴가 끝나면 당국의 본격적 조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농심그룹 20개 국내계열사들의 지분구도를 보면 창업주 장남인 신동원 그룹 회장이 농심홀딩스의 최대주주이고 농심홀딩스를 통해 주력사인 농심, 태경농산, 농심엔지니어링, 골프장인 농심개발, 프로게임구단인 농심이스포츠 등을 장악하고 있다.

쌍둥이 동생 신동윤 부회장은 그룹에서 두번째로 규모가 큰 율촌화학의 경영을 맡고 있다. 가족기업인 캐처스, 엔에스아리아 등도 지배하고 있다. 지금은 율촌화학의 최대주주가 농심홀딩스이지만 결국은 신동윤 부회장이 지배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삼남인 신동익 부회장(62)은 그룹에서 세 번째로 규모가 큰 메가마트(지분 56.14%)를 비롯, 엔디에스, 호텔 농심, 농심캐피탈, 농심미분, 뉴테라넥스, 언양농림개발, 이스턴웰스 등을 지분 측면에서 장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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