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23:50 (화)
[새 정부 개혁입법 과제](19) 바이오 선도국가, 더는 미룰 수 없다
[새 정부 개혁입법 과제](19) 바이오 선도국가, 더는 미룰 수 없다
  • 나병문
  • 승인 2022.10.10 21:05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바이오산업은 조선, 반도체, 원전, 그리고 최근 급부상한 방산(防産)과 더불어 우리가 비교우위(比較優位)를 가지는 몇 안 되는 산업...정부와 업계가 손을 잡고 전력투구해야...먼저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활성화, 세계 바이오산업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매진해야

지난 5월 10일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공정과 상식의 사회 실현'을 기치로 내걸고 국정에 임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뉴스는 사단법인 서울이코노미포럼(이사장 정종석)과 공동으로 새 정부의 개혁입법 과제를 부문 별로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기획물 연재를 시작한다.<편집자 주>

■공동주최 : 금융소비자뉴스, 사단법인 서울이코노미포럼

■후원 : 금융소비자연맹,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소비자연구원, 서울자본시장연구원

[나병문 칼럼]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백신을 구하지 못해 쩔쩔맸던 아픈 기억이 있다. 그때까지 내심 의료 선진국 축에 낀다고 자부하던 터라 그로 인한 충격이 더욱 컸다. 예기치 못한 상황을 겪으면서 우리가 입은 피해는 상상을 초월했다. 그동안 쌓아왔던 것들이 속절없이 무너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자국의 능력으로 백신과 치료제를 만들지 못하는 국가가 어떤 설움을 당하는지도 똑똑히 목격했다.

왜 하필 바이오인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세계는 백신의 중요성을 새삼 뼈저리게 느꼈다. 그 바람에, 누가 먼저 효과적인 백신을 개발하는지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커졌고 경쟁 또한 치열해졌다. 당연히 바이오산업의 위상도 높아졌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창궐한 지 3년 만에 조금씩 기세가 누그러들고 있지만, 앞으로 언제 어떤 형태의 질병이 우리를 습격할지 모른다. 향후 바이오 분야가 지구촌의 핵심 산업이 될 것이라는 근거이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국제경쟁 속에서 승자가 되는 길은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발굴하여 최고로 키우는 것이다. 이른바 ‘선택과 집중’이다. 바이오산업은 조선, 반도체, 원전, 그리고 최근 급부상한 방산(防産)과 더불어 우리가 비교우위(比較優位)를 가지는 몇 안 되는 산업이다. 그런 분야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확실하게 선도국으로 발돋움하는 것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전략이다.

다행스럽게도,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현황은 나름 괜찮은 편이다. 수년 전부터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왔고, 대형 제약사와 벤처가 손을 잡고 신약을 개발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중이다. 그러나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바이오 관련 연구투자 규모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5위이며, 연구개발 인력은 6위를 기록했다. 문제는 투자 규모에 비해 연구 성과가 미미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높은 성과를 내는 선진국들은 우리와 어떤 점에서 다른지 곰곰이 살펴봐야 할 것 같다.

발전을 가로막는 요소들

선발주자인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같은 곳에서는 오래전부터 고도의 시설을 갖춘 연구 단지를 설립하여 운용 중이다. 그와 관련된 산업경제 기반 또한 탄탄하게 구축되어 있다. 반면에 후발주자인 우리는 그런 종합 연구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미흡하다. 또한, 그동안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 미진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가적 연구 주제가 바뀌는 것도 지속적인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의 부족도 심각한 문제다. 알다시피, 전문가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또한, 수준 높은 연구 성과를 거두려면 자율성과 다양성이 보장되어야 함은 물론,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선진적인 첨단 시설과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많은 연구자들이 열악한 대우와 규제기관의 간섭에 시달리고 있다.

정책 면에서도 선진국의 그것과 비교하면 갈 길이 멀다. 미국 같은 경우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활동이 우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잘 이뤄지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최근 들어 우리 정부에서도 바이오산업에 대한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바이오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당국의 의지는 쌍수를 들어 환영할 만한 일이다.

정부의 각별한 관심을 촉구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바이오 선도국가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정부의 이해와 관심이다. 관련 당국의 과감하고 적극적인 지원 아래 제대로 된 연구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 그 시스템을 기반으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선진국들과의 경쟁에서 이겨내기 힘들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바이오 분야 전문 인력의 육성이다. 다행스럽게도, 최근의 움직임은 고무적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1월 WHO가 추진하는 인력양성 허브를 선발하는 공고에 호응하여 12월에 참여의향서를 제출했다. 그 결과 금년 2월엔, 여러 후보 국가를 물리치고 WHO의 인력양성 허브로 선정되었다. 국내 기업의 백신·바이오 생산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증거다.

WHO 인력양성 허브로 지정됨으로써 우리나라의 바이오산업 선도국 진입이 한결 가까워졌다. 상대적으로 인프라가 열악한 중·저소득국 인력뿐 아니라 국내 청년들을 교육과정에 참여시킴으로써 세계 수준의 바이오 교육을 접하도록 유도하고,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기회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바이오산업 인력양성의 중심지가 되면, 세계 굴지의 관련 기업 생산설비와 연구개발 시설을 국내에 유치할 수 있게 된다.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은 정부와 업계가 손을 잡고 전력투구하는 것이다. 먼저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활성화하여, 세계 바이오산업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매진해야 한다. WHO와의 연대를 강화하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진척을 이뤄야 한다. 그와 관련된 재원 조달과 교육 운영 및 국제 협력 체계를 공고히 하는 데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바이오 선도국가로 등극할 절호의 기회다. 정부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강력히 촉구한다.

필자 소개

나병문(rabmna1958@naver.com)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 연구위원

-SN경영연구원장

-경영학박사, 전 우리은행 지점장


인기기사
뉴스속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금융소비자뉴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여의도동, 삼도빌딩) , 1001호
  • 대표전화 : 02-761-5077
  • 팩스 : 02-761-5088
  • 명칭 : (주)금소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1995
  • 등록일 : 2012-03-05
  • 발행일 : 2012-05-21
  • 발행인·편집인 : 정종석
  • 편집국장 : 백종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윤정
  • 금융소비자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금융소비자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fc2023@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