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임동욱 기자] 서울 강남 재건축의 상징으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계획안이 서울시의 심의 문턱을 넘었다. 이는 재건축 조합설립 추진위원회가 설립된 지 19년 만이다.
서울시는 지난 19일 제11차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를 열고 강남구 은마아파트 주택 재건축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경관심의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기존 28개 동(14층), 4424채인 은마아파트는 33개 동(최고 35층), 5578채(공공주택 678채)로 탈바꿈한다. 건폐율 50% 이하, 상한 용적률은 250% 이하가 적용된다.
도계위는 공공기여로 보차혼용 통로를 만들고 근린공원(1만3253㎡)과 문화공원(4081㎡)을 조성하도록 했다. 공공청사(파출소)도 들어설 계획이다.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강남구 대치동 316번지 일대)는 28개 동 4424세대로 구성된 강남의 대표적인 노후 대단지다. 은마아파트는 대단지일 뿐 아니라 대치동 중심부에 위치해 강남 재건축의 대표 주자로 꼽혀왔다.
1990년대 중반부터 재건축 추진 움직임이 있었지만 재건축이 본격화한 시점은 2003년 추진위가 승인받은 이후부터다. 2010년 여러 차례 반려 끝에 정밀안전진단에서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았다.
2017년 8월에는 최고 49층으로 짓겠다는 정비안을 도계위에 제출했지만 서울시는 '35층 제한 룰'에 걸린다며 '미심의' 결정을 내렸다.
같은 해 12월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낮춘 수정안을 내놓았으나 보류 판정을 받았고 이후 도계위 소위원회에 계류돼 있었다. 그사이 재건축 방식을 놓고 주민 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소송전까지 이어진 바 있다.
그러나 오세훈 시장 취임 뒤 올해 들어 재건축 규제가 속속 완화되면서 사업 추진이 힘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 2월 추진위가 35층 규모의 새 재건축 계획안을 시에 제출했고, 도계위 소위원회는 8월 24일 역세권 활성화를 위한 건축 배치와 서측 건축물 배치 재검토 등이 필요하다는 자문 의견을 제시했다.
추진위는 이를 반영한 수정안을 9월 말 구청을 통해 서울시에 제출했고, 이날 5년 만에 도계위에 상정돼 통과됐다. 재건축 조합 설립 추진 단계인 은마아파트는 향후 조합 설립을 거쳐 서울시 건축심의를 받게 된다.
다른 주요 재건축 사업의 속도감 있는 진행에도 기대감이 모인다. 실제로 지난 2월 잠실주공5단지, 8월 여의도 공작아파트 등 노후 단지가 심의를 통과했다. 이외에도 여의도 시범아파트와 압구정아파트도 재건축이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은마아파트 재건축 계획안이 심의를 통과하면서 강남 일대 재건축 정비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