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발생 인지 시점 두고 카카오와 SK C&C 공방 중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SK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SK C&C 강제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기 분당경찰서는 이번 화재와 관련해 이날 오전 10시 10분부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C&C 판교캠퍼스 A동(서버동)과 B동(업무동) 등 2곳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화재 발생 전 서버에 이상 신호가 감지된 바 있는지 등을 살피고 배터리 점검 내역과 화재·안전 관리 실태에 대한 자료도 확보할 방침이다.
경찰은 압수수색 이후 자료 분석과 관련자 조사를 통해 화재 원인을 신속히 규명할 계획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SK 판교 데이터센터의 관계자가 업무상 실화 혐의 등으로 형사 처벌을 받게 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카카오 등의 데이터 관리 시설이 입주한 SK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지난 15일 오후 3시 33분께 화재가 발생해 서버 서비스 전원이 차단되면서 카카오·다음 등의 서비스에 큰 장애를 불러일으켰다.
한편 서비스 장애 원인과 책임을 두고 카카오와 SK C&C의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데이터센터 화재 발생을 카카오가 인지한 시점을 놓고 양측이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SK C&C는 지난 15일 오후 3시 33분에 카카오에 화재를 알려줬다고 주장하지만, 카카오는 오후 3시 40∼42분에 SK C&C 측에 전화를 걸어서야 화재 상황을 파악했다고 주장했다.
SK C&C 관계자는 "화재와 함께 비상경보등과 사이렌이 울렸고 화재 4분만인 오후 3시 23분에 판교 데이터센터 현장에 나와 있는 고객사 직원들 사무실로 뛰어가 직접 화재를 알리며 대피시켰다"면서 "여기에는 카카오와 그 계열사들도 포함됐다"고 말했다.
반면 카카오는 만일 초기에 화재 발생 상황이 빠르게 공유됐다면 추가 피해 방지와 복구 작업이 더 빨리 진행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SK C&C는 불이 발생한 3시 19분에 이미 데이터센터 내 화재 경보가 울렸다면서, 당시 이 건물에서 근무하던 일부 카카오 직원들은 화재 발생 사실을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서로 완전히 다른 주장이어서 향후 당국의 화재 수사 과정에서 진위가 밝혀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