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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 후폭풍에 회사채금리 고공행진…기업자금조달 '비상'
'레고랜드' 후폭풍에 회사채금리 고공행진…기업자금조달 '비상'
  • 박혜정 기자
  • 승인 2022.10.2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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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기업도 회사채 발행에 실패…미매각율 58%에 달해
각종 루머 확산도 일조...채안펀드 가동 발표에도 불안 여전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 여파로 회사채 금리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며 기업자금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일 오후 기준으로 회사채 AA- 등급 3년물의 금리는 연 5.588%로 집계돼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BBB- 등급 3년물의 금리도 연 11.444%로 연고점을 찍었다.

지난달 중순만 해도 각각 4%대, 10%대에 머물렀던 AA- 등급과 BBB- 등급 3년물 금리는 레고랜드 사태가 터진 지난달 말께 각각 5%대, 11%대로 진입해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는 중이다.

신용채권금리와 국고채 금리의 차이를 나타내는 신용스프레드의 경우도 지난 14일 기준 회사채(AA-) 스프레드가 114bp(1bp=0.01%포인트)로 2009년 9월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하며 기업 등의 자금조달 비용을 늘리고 있다.

게다가 최근 최고 신용등급의 기업들마저 연이어 회사채 발행에 실패하며 채권시장이 경색이 극에 달했음을 보여줬다.

지난 17일 한국전력공사(AAA)는 연 5.75%와 연 5.9%라는 이례적인 고금리를 제시하며 4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시도했으나 1200억원 어치가 유찰됐다.

같은 날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려던 한국도로공사(AAA)와 최근 6%대 금리로 600억원 어치 회사채를 발행하려 했던 과천도시공사(AA)도 투자자를 찾지 못해 전액 유찰됐다.

이처럼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올해 3분기 공모 무보증사채 수요예측 규모는 작년 같은 기간의 9조원보다 39%나 급감한 5조5000억원이다.

A등급 회사채는 8건, 65900억원 규모의 미매각이 발생해 미매각률이 무려 58%에 달했다.

이 같은 회사채 시장의 경색은기본적으로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촉발된 불가피한 현상이지만 지난달 강원도가 빚보증 의무 이행을 거부하며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하면서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는 평가다.

레고랜드 사업 주체인 강원도중도개발공사(GJC)가 건설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지난 2020년 SPC인 아이원제일차를 설립해  2050억원 규모의 ABCP를 발행하고 강원도를 보증으로 내세웠으나, 강원도가 지난달 28일 보증 의무를 이행하는 대신 GJC에 대해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지방자치단체에 국가신용등급에 준하는 높은 신용도를 부여해왔던 시장의 신뢰를 단번에 흔들어놓았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회사채 시장의 불안감은 증권가를 중심으로 중소형 건설사 및 증권사들의 부도설이 담긴 '지라시'(정보지)가 확산하며  더욱 커졌다.

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잔액은 지난 6월 기준 112조원이고 PF유동화증권 등을 합치면 150조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자금 투입 방침 발표에도 시장의 불안감은 진정되지 않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일 회사채 시장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해 1조6000억원의 채권시장안정펀드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고, 금융감독원은 같은 날 시장 내 근거 없는 루머 확산을 막기 위해 한국거래소 등과 협력해 합동 루머 단속반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도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장에서 "채안펀드를 조속히 투입해 레고랜드 PF ABCP로 인한 자금경색 국면에 즉각 대응하겠다"고 밝혔으며,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지난 18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만나 적격 회사채를 담보로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안정특별대출'을 재도입해달라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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