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승희 칼럼] 대한민국에 또 다시 슬픈 일이 일어났다. 핼로윈 데이를 맞아 이태원에 모였던 젊은이들이 압사로 인해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참사 소식은 일요일에 보도되어 편안한 주말을 맞이하던 사람들의 충격은 더욱 컸다.
중앙재난안전대착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사망자는 155명, 중상자 33명, 경상자 116명으로 총 3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고의 사망자에는 외국인도 26명이나 포함됐다. 이태원은 글로벌 문화 명소로 오래전부터 외국인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었기에 이전에 발생했던 외국인 사망자 사건보다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각국 대사관 역시 자국민의 안전 확인을 위해 비상이 걸렸다.
이번 사고의 희생자는 20대 젊은 청년이 대부분이다. 10대 사망자 또한 6명이나 되어 안타까움이 더했다. 축제 속 사고는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발생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축제 속 사고 빈발...영국, 미국서도 압사 사고 발생
일각에서는 후진국형 사고가 발생했다고 하지만 실제로 살펴보면 영국, 미국과 같은 나라에서도 압사 사고는 최근까지 발생하였다. 지난 해 11월 미국 텍사스주 휴서턴에서는 트래비스 스콧 콘서트에서 팬들이 몰리며 10명이 압사했고, 2010년 독일에서도 뒤스부르크테크노 음악 축제에서 관객들이 몰리며 21명이 사망했다.
이 사건들 모두 축제 속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한꺼번에 많은 인파가 모이면서 통제를 상실함으로써 순식간에 벌어진 사건들이다.
올 들어 우리나라는 유독 안전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잇따른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정부는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대재해법)을 강화했다.
중대재해법은 50인 이상의 기업에 중대한 산업재해나 중대한 시민재해가 발생할 경우 책임자를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이러한 사고가 나타나는 것은 이 사고 발생 이후의 처벌만을 강화한 탓이 크다. 처벌을 강화하는 법을 제정하기 이전에 위험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두는 것, 벌금으로 책임을 대체하지 않도록 의식을 강화하는 일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사고 방지하기 위한 국가 사회 안전망 재검토 필요
단기간 고도의 성장을 이루어 낸 우리나라는 첨단 산업을 주도하는 기술을 보유함으로써 어느 덧 선진국의 반열에 합류했다. 그러나 단시간에 급하게 성장하느라 발전된 기술만큼 동반성장하지 못한 측면들이 많다.
노동자의 처우, 공동체 의식 등 선진국의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할 부분들이 남아있다.
코로나로부터 벗어나 오랜만에 서로 만나서 즐거운 금요일을 보내기 위해 모였던 젊은 청춘들이 좁은 골목길 위에서 떠났다. 충격적인 사건에 대한민국 전체가 슬픔에 빠져있다.
정부는 고인에 대한 애도의 시간과 함께 이번 사고로 인해 집단 트라우마와 같은 더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지원을 해야 한다.
부디 이런 사고가 마지막이기를 바라며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
필자 소개
백승희(q100sh@gmail.com)
예명대학원대학교 리더십전공 전임교수(기술경영학 박사)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전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