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09:20 (금)
[새 정부 개혁입법 과제](22) 잇단 재난, 매뉴얼화-입법화-홍보교육 필요
[새 정부 개혁입법 과제](22) 잇단 재난, 매뉴얼화-입법화-홍보교육 필요
  • 윤영호
  • 승인 2022.11.06 15:43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이태원 사태’나 과거 ‘세월호 침몰사고’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성수대교 붕괴사고’ 더 거슬러올라가서는 ‘이리역(현 익산)열차폭발사고’ ‘와우 아파트 붕괴사고’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반복된 사건사고와 동일하게 우리에게 교훈을 요하는 사건...이제 우리나라도 어떤 재난이 발생했을 때 해결하고 책임지는 절차조차 매뉴얼화 해야...인사 뿐 아니라 제도(system)와 익숙한 경험(훈련)도 만사

지난 5월 10일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공정과 상식의 사회 실현'을 기치로 내걸고 국정에 임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뉴스는 사단법인 서울이코노미포럼(이사장 정종석)과 공동으로 새 정부의 개혁입법 과제를 부문 별로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기획물 연재를 시작한다.<편집자 주>

■공동주최 : 금융소비자뉴스, 사단법인 서울이코노미포럼

■후원 : 금융소비자연맹,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소비자연구원, 서울자본시장연구원

[윤영호 칼럼] 경북 봉화 아연광산 190m지하갱도에 매몰되었다가 9일(221시간)만에 기적적으로 생환하신 두분 광부님 구조소식에 순간적으로 기쁨과 환희를 느끼는 것은 어느 특정인 만의 감정은 아닐 것이다.

이 사건을 보면서, 50대 후반의 나이에 들은 사람은 1967년 8월 22일 충남 청양군 구봉광산 125m 지하에 매몰되었던 양창선(당시35세)씨가 극적으로 구조되는 장면이 생중계되면서 이를 시청하는 온 국민이 환호하는 만세소리를 기억할 것이다.

매몰된 지 367시간 45분 45초만에 사지(死地)에서 살아 돌아온 양창선씨는 62kg 몸무게에서 45kg으로 수척해진 상태였지만 다행히도 건강은 양호한 상태였다. 그의 구출소식에 온 국민이 환호했고, 갱도입구에는 천여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그가 병원으로 이송되는 길에 수많은 인파가 “양창선 만세”를 외쳤다. 너 나 할 것없이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며 천명이기 때문이었다.

“매뉴얼대로 했고, 경험이 많았기 때문에 그 깊은 지하 갱도 속에서도 살아 있을 수 있었다” 는 것이 이번 봉화광산 매몰현장에서 살아서 돌아오신 광부의 증언임을 우리는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당사자에게는 경험과 익숙한 매뉴얼이 있었고, 그의 가족과 국민들에게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생명을 살리겠다는 간절한 염원이 있었기에 꿈만 같은 그의 생환을 현실로 보게 된 것이다.

53년 전, 구봉광산 매몰사건 때도 다행히 지상과 지하에 전화선이 연결되어 있었기에, 어떻게 행동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지, 전문가의 방법을 유선으로 알려 주었기에 생환이 가능 했었다. 먹을 물이 없는 상태에서 자신의 오줌을 받아 먹으라는 조언까지 있었다.

그렇다. 이 사건들은 한 마디로 처음 당해보는 낯 설은 상황속에서도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고, 그 행동에 익숙할 수 있다면 희망이 있다는 실증적 사례다. 군대에서 언제 일어날지도 모르는 전쟁에 대비해서 매뉴얼(SOP:Standard Operating Procedure)을 만들고 그것이 익숙하기 위한 훈련을 반복하는 것도 바로 이 원리를 적용하는 것이다.

어떤 사건 사고로부터 우리가 얼마나 실효적인 교훈을 얻고, 유사한 불행을 줄여가느냐 하는게 중요

한 두 번 훈련을 생략하면 훈련에 따른 비용도 절감하고, 피곤하지도 않은데 왜 불편한 훈련을 계속하면서 매뉴얼을 업데이트하고 그것에 익숙하게 되어야만 하는지? 그 이유가 분명해진 것이다.

‘봉화광산 생환소식’이 ‘이태원 참사소식’에 잇따른 법적 책임과 시끄러운 정치공방에 가려서 매스컴에 조명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았지만, 최근 ‘이태원 사태’나 과거 ‘세월호 침몰사고’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성수대교 붕괴사고’ 더 거슬러올라가서는 ‘이리역(현 익산)열차폭발사고’ ‘와우 아파트 붕괴사고’에 이르기까지 이와 유사한 크고 작은 반복된 사건사고와 동일하게 우리에게 교훈을 요하는 사건임에는 분명하다.

문제는 어떤 사건 사고로부터 우리가 얼마나 실효적인 교훈을 얻고, 유사한 불행을 줄여가느냐 하는 것이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근본적인 대책’운운하면서 일벌백계(一罰百戒)를 위해 책임자처벌을 단행하고, 사람을 바꾸었는데 왜 유사한 참사가 반복되는가?

거기에는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에 오류가 있고, 해결책에 대한 편견이 있기 때문이다. ‘법과 원칙에 따라 엄하게 다스리는 것’이 만능이 되기 위해서는, 그 법과 원칙이 완벽해야 하고, 그 법과 원칙과 매뉴얼이 변하는 시대상황에 맞도록 버전업 되어야 하며, 그 매뉴얼이 익숙한 일상처럼 경험되어 체화 되어야 한다.

우리는 사건이 터진 후에 라야, 법과 매뉴얼과 제도의 허접성을 인식하면서도, 생물처럼 상시로 변화하는 시대상황에 맞도록 주기적인 매뉴얼 모니터링하는 것과, 그 매뉴얼에 익숙하도록 훈련하는 것은 간과한 채, 그저 이번에는 누구를 책임지어 사건을 마무리하느냐?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왔다.

누가 죄인이냐에만 초점을 맞추면 지적과 핑계와 면피하는 방법과 알리바이 행정에 익숙하게 되지만,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시스템과 적용에 초점을 맞추면 해결책을 보다 원천적으로 접근하는데 익숙해 진다.

참사의 원인제공자가 누구인가를 엄밀히 따진다면, 관계되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이 세상에 단독요인으로 일어나는 현상은 없다. 관계성이 얼마나 가시적이고, 직접적이냐 하는 것이지, 이 세상은 모두가 연결된 관계와 역학속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통찰해 볼 수 있어야 한다.

눈앞에 벌어지는 잇단 재난서 교훈을 얻고 매뉴얼을 현실에 더 맞도록 업데이트, 희생을 최소화해야

굳이 불교의 연기설을 들먹이지 않는다 할지라도, 미세한 차이가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다는 ‘나비효과’를 생각해보자. 1930년대 대공황이 미국 어느 시골은행의 부도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본다면, 이 세상의 현상은 어느 특정한 요인 하나만을 제물로 삼을 일은 아니다.

인간의 죄를 아사셀양(희생제물)에게 안수하여 광야로 수없이 보낸다고 해서 인간의 근본적인 죄가 없어질 수 없었다는 구약시대의 교훈에서 볼 수 있듯이 말이다.

‘재난안전통신망’이라는 인프라가 있는데 왜 비상시 부처간 소통도구로 작동될 수 없었는가? 보고의 복선체계가 있는데 왜 공백사태가 발생했는가? 평상시 재난대비 국민행동요령이나, 응급구조 방법을 전 국민이 익숙하도록 TV매체나, 인터넷매체가 효과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데, 왜 응급현장에서는 ‘여기 간호사 하신 분 없으세요’ 라고 찾아야만 하는가?

국민이 안전불감증에 빠지고, 이성보다 감정이 이끄는 세상이 된 것은, 어느 특정집단 만의 책임이 전부라고 할 수 없다. 법이 없어서도, 매뉴얼이 없어서도 아니다. 있는 매뉴얼을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느냐? 하는것과, 적용하는 방법에 전 국민이 익숙해져 있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다.

특정인의 비 합리적인 통치를 막기위한 방편으로 법치주의를 대안삼아 국가와 국민의 행동기준을 정하고 있지만, 그 유익함과 아울러 법치주의의 한계와 부작용도 인정해야만 한다. 우선 법을 집행하고 실행하는 측에서는 진실과 별도로 법이 방패망이고 책임전가의 수단이다. “법 아래 행정이니 어쩌란 말이냐?” 하면서 법 핑개를 댄다.

그러나 이 세상에 전 국민에게 모든 시간과 모든 상황에 맞춤형으로 적용할 수 있는 마스터 키 같은 법과 매뉴얼이 있을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다만 그렇게 수렴되도록 기준을 업데이트 시켜가고, 또 그것에 익숙하도록 훈련하는 방법 밖에 없다.

희생된 사람이나 불행한 사건이 정쟁의 연장전에 불씨가 되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이 그것으로부터 교훈을 얻고 매뉴얼을 현실에 더 맞도록 업데이트 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당장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사건사고로부터 희생을 최소화하도록 불을 끄는 것이다.

우왕자왕, 갑론을박, 면피거리 찾느라 골든 타임 놓치는 것보다 사태해결-재발방지책 찾는 것이 우선

산중에서 독 뱀에게 물렸다면, 복수를 하려고 독 뱀을 찾아 나서는 것보다,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우선 현장의 상황은 현장에 있는 사람이 가장 잘 안다. 우왕자왕, 갑론을박하고, 면피거리를 찾느라 골든 타임을 놓치는 것보다는 우선 사태해결과 재발방지책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왕에 벌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희생을 최소화하고 최적의 대안을 찾는 노력이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모든 것이 원상 복구되는 것이 아니기에, 그것 만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볼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대학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을 때, 해당책임기관장은 책임전가나 면피거리를 찾을 시간에, 희생자를 최소화하고, 범인을 색출하고, 사태를 해결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것을 보았다. 또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전 국민이 응원하며 지켜봐 주었다.

진정 정직하게, 최선을 다해서 희생을 최소화하고 대안을 마련하는데 온 힘을 다했다면, 책임을 따지는 일에도 참고해 줄 필요가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어떤 재난이 발생했을 때 해결하고 책임지는 절차조차 매뉴얼화 할 필요가 있다. 원망과 정쟁의 연장전을 만드는 것은 그 후의 일이다. 그것도 그것을 무기삼아 이득을 취하는 집단의 일이다.

이번 사태를 교훈삼아, 제도와 매뉴얼의 정규적인 모니터링과 업데이트, 그 실행이 익숙하도록 하는 교육훈련, 재난 방지매뉴얼 뿐만 아니라, 벌어진 사태의 해결절차도 매뉴얼화하고 입법화하고 홍보교육해서 골든 타임과 국력의 낭비를 줄여 나가야 할 것이다.

인사만 만사가 아니다, 제도(system)도 만사이고 익숙한 경험(훈련)도 만사다.

필자 소개

윤영호<yhy321321@gmail.com>

(사) 서울이코노미포럼 공동대표

HCN지속협 대표회장

더뉴스24 주필

한국공감소통연구소 대표

㈜ 한림MS 기획상무


인기기사
뉴스속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금융소비자뉴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여의도동, 삼도빌딩) , 1001호
  • 대표전화 : 02-761-5077
  • 팩스 : 02-761-5088
  • 명칭 : (주)금소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1995
  • 등록일 : 2012-03-05
  • 발행일 : 2012-05-21
  • 발행인·편집인 : 정종석
  • 편집국장 : 백종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윤정
  • 금융소비자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금융소비자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fc2023@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