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식품 물가 기여도, 석유류 넘어서…유제품·라면 인상에 더 오를 것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식용유·밀가루 등 가공식품 10개 중 7개가 한 달 만에 가격이 오르는 등 가공식품 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 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9.5% 상승한 113.18(2020=100)로 2009년 5월(10.2%) 이후 최대 상승률을 보였다.
품목별로 73개 품목 중 이유식(0.0%), 유산균(-2.0%), 과실주(-3.3%) 등 3개 품목만 빼고 70개 품목이 1년 전보다 올랐다.
식용유가 42.8%로 가장 많이 올랐고 이어 밀가루(36.9%), 부침가루(30.8%), 국수(29.7%), 물엿(28.9%) 등의 순이었다.
10개 중 7개꼴인 73개 품목 중 54개 품목이 한 달 만에 가격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치즈(11.0%), 라면(8.9%), 시리얼(8.1%), 두유(8.0%), 스낵과자(8.0%) 등의 상승 폭이 컸다.
이에 가공식품 물가는 전월 대비 1.6% 올라 지난 3월(1.7%)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한번 가격이 오르면 잘 떨어지지 않는 가공식품은 전체 물가 상승세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체 물가에 대한 가공식품의 물가 기여도는 지난 1월 0.36%포인트에서 10월 0.83%포인트로 확대되며 10월 0.42%포인트로 내려앉은 석유류의 기여도를 뛰어넘었다.
이 같은 가공식품 가격 폭등은 곡물·팜유·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의 가파른 인상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주요 곡물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등으로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 3월 최고치(159.7)를 기록했으며, 가공식품의 원료로 쓰이는 팜유는 지난 상반기 인도네시아의 식용유 수출 금지 조치 등으로 가격이 급등한 바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소비 제품 가격 사이에 1∼2분기 시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낙농가와 유업계가 최근 원유(原乳) 기본가격을 L(리터)당 49원 올리기로 한데 이어 삼양식품이 7일부터 13개 브랜드 제품 가격을 평균 9.7% 인상에 들어가 가공식품 인상 행진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