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이 작년부터 의욕적으로 벌이고있는 각종 신사업투자의 부담이 여전히 GS리테일 실적을 크게 짓누르고 있다. 지난 2분기 플러스로 돌아섰던 영업이익이 3분기에는 다시 전년동기대비 16%나 줄어들었다. 과다한 투자비 및 각종 비용 부담 탓이다.
9일 GS리테일이 발표한 3분기 잠정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 3분기(7~9월) GS리테일의 연결기준 매출은 2조956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1% 증가했다.
편의점 기존점의 실적 회복 및 운영점수 증가와 수퍼 신규 출점 및 퀵-커머스 매출 증가 효과, 호텔 국내∙해외 투숙객 증가와 방역 완화 기조에 따른 기업 연회 및 웨딩 수요 증가, 반려동물 관련 자회사인 어바웃펫 매출 상승 및 쿠캣, 퍼스프 등 신규 편입된 자회사 매출 반영 효과 등 때문이라고 GS리테일 측은 설명했다.
작년 3분기에 없었던 신규 자회사 매출을 제외하면 실제 매출 성장률은 발표보다 훨씬 줄어든다는 얘기다.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876억원으로, 전년동기의 1043억원에 비해 무려 16%(167억원)나 감소했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397억원에서 198억원으로 크게 줄었으나, 2분기에는 351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소폭 늘어났다. 그러다 1분기만에 다시 큰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회사측 설명에 따르면 판매관리비가 전년동기대비 14.6%나 증가한 탓이 크다. 편의점과 수퍼 등 플랫폼 BU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신규 조직 신설 및 점포 증가에 따른 비용 증가, 프레시몰 운영 인력 및 배송 관련 비용 증가, 어바웃펫, 퀵커머스 등 신성장 동력 사업 비용 및 자회사 비용 증가 때문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특히 이커머스 부문인 프레시몰과 랄라블라, 그리고 쿠캣, 어바웃펫 등 새로 인수한 자회사들이 모두 포함된 공통 및 기타 부문의 영업손실은 전년동기 188억원에서 올 3분기 536억원으로, 적자폭이 무려 3배가량 더 늘어났다. 새로 벌이고 있는 사업들에서 큰폭의 적자가 발생한 것이다.
GS리테일측은 프레시몰의 경우 운영 인력 및 배송 관련 등 비용이 늘었고, 어바웃펫은 컨텐츠 및 서비스 상품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인원 및 관련 비용 증가 등의 요인이 있었으며, 이밖에 퀵커머스 운영 관련 비용 및 쿠캣 등 자회사 비용도 모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근거리 즉시배송을 뜻하는 퀵커머스 운영점은 지난 5월 41개에서 6월 314개로 급증했다가 9월에는 361개로 증가폭이 다소 둔화되고 있다. GS리테일은 올들어 이 사업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GS리테일의 재고자산은 21년말 1930억원에서 지난 9월말 2758억원으로, 9개월동안 무려 42%(828억원) 급증했다. 장단기 매입채무 및 기타채무도 같은 기간 1조2576억원에서 1조3664억원으로, 1088억원 증가했다.
기말재고를 적정선 이상으로 많이 늘리고, 지급해야할 비용을 더 늦게 지급하면 아무래도 매출원가가 줄어 장부상 이익을 늘리는 효과를 볼수 있다. 재고를 적정선으로 관리했다면 GS리테일의 3분기 영업이익은 발표치보다 더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0년 1월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에 오른 허연수 부회장은 ‘통은 크지만’ 다소 무리해 보이는 투자와 합병 등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 7월 홈쇼핑을 합병했고, 퀵커머스 사업자 요기요, MZ세대가 많다는 쿠캣마켓, 반려용품업체 어바웃펫, 신선식품법인 퍼스프 등을 잇따라 인수했다. 올해부터는 퀵커머스 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업계에서는 허 부회장의 이런 행보가 경쟁업체들보다 한발 늦거나 미래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 다소 무모해 보이는 신규투자라는 시각들을 거두지 않고 있다. 여기에다 역시 허 부회장이 의욕적으로 사업을 벌였던 뷰티미용업체 랄라블라는 CJ의 올리브영에 빌려 고전을 면치 못하다 현재는 사업을 사실상 접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진다.
출혈은 출혈대로 하면서 기존 사업 또는 플랫폼들과의 시너지효과는 여전히 제대로 나타나지 않아 기존 편의점 사업 등에서 번 이익을 그대로 까먹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주문이 대부분 소액이라는 퀵커머스 사업의 경우 특성상 시장규모가 커지려면 수요, 주문건수가 폭증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사업에서 수요의 폭증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쪽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배달비가 올라가면서 오히려 비용이 증가하는 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미 배달앱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한편 GS리테일과 달리 비교적 한우물 파기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경쟁업체 BGF리테일은 지난 3분기에도 역대 최대 분기별 실적기록을 이어가는 등 실적에서 GS리테일과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BGF리테일의 지난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11.9% 및 31.7%나 늘어났다.
편의점업계 1위 GS리테일의 시가총액은 지난 8일 종가기준 2조8797억원으로, 지난해 7월 16일 GS홈쇼핑 합병 직후 3조8693억원에 비해 25.5%나 감소했다. 반면 2위 업체 BGF리테일의 지난 8일 시가총액은 3조1370억원으로, 1위업체보다 한참 앞선다. 시가총액이 역전된지도 오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