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롯데건설 우발부채 6조~7조원 비해 그룹 전체 현금성 자산은 15조원" 강조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레고랜드 사태로 불거진 롯데건설의 유동성 악화 문제에 대해 롯데그룹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가운데 신동빈 회장이 사재까지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달 18일부터 최근까지 그룹의 주요 계열사와 금융사 등에서 총 1조4500억원을 조달했다.
우선 유상증자를 통해 대주주인 롯데케미칼과 호텔롯데 등으로부터 2000억원을 조달했는데 여기에는 신동빈 회장도 사재를 털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주주 우선 배정으로 진행된 롯데건설 유상증자에서 지분 0.59%를 가지고 있던 신 회장이 11억여원을 들여 지분만큼 참여해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한편 책임경영의 의지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지난 19일 롯데건설 보통주 9772주를 11억7254만원에 취득해 보유 주식을 19만8432주로 늘렸다. 지분은 0.59%로 동일하다.
롯데건설은 이어 롯데케미칼에서 5000억원, 롯데정밀화학에서 3000억원, 롯데홈쇼핑에서 1000억원을 각각 빌렸다. 롯데물산의 자금 보충 약정으로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에서도 3500억원을 차입했다.
롯데건설 살리기에 이처럼 그룹 계열사가 나선 것은 금융시장에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만기 연장과 차환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롯데건설에 6000억원 가량을 지원한 롯데케미칼은 이후 총 1조10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상증자로 확보한 금액 중 5000억원릏 운영자금으로, 6050억원을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대금으로 사용하기 위해서였지만 그룹의 연이은 거액 자금 조달로 시장에 부정적 인식을 심었다.
롯데케미칼 지분을 각각 25.59%, 20.00% 보유하고 잇는 롯데지주와 롯데물산은 유상증자로 인한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된 상황이다.
코로나 장기화로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호텔롯데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보유 중이던 롯데칠성음료 주식 전량을 매각해 378억원가량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 같은 잇따른 자금 조달로 인해 시장에서 롯데그룹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졌지만 그룹에서는 건설발 충격은 '일시적'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6∼7조원 가량으로 추산되는 롯데건설의 우발부채는 그룹 전체의 현금성 자산 15조원으로 충당 가능한 수준이며, 그룹 전체의 단기 차입금 비중 30%로서 현금자산으로 한꺼번에 상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룹 관계자는 "전체 차입금 중 장기 비중이 70%대를 유지하는 등 재무 건전성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건설 대주주인 롯데케미칼도 지난 21일 유상증자 컨퍼런스콜에서 "롯데건설 리스크가 상당한 수준으로 해소되었다고 판단한다"면서 "롯데건설이 보유한 사업장은 대부분 우량한 사업이지만 최근 레고랜드 사태로 일시적인 자금 경색을 겪고 있지만 상당한 금액이 올해 4분기를 포함해 내년까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