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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과 '붕플레이션'...사라져가는 붕어빵 장수와 '식량안보'
인플레이션과 '붕플레이션'...사라져가는 붕어빵 장수와 '식량안보'
  • 백승희
  • 승인 2022.11.2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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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 경제학'...정부는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농가 지원 확대, 청년 농부 육성, 디지털 농법 기술개발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백승희 칼럼] 겨울이다. 예나 지금이나 겨울철 간식으로는 붕어빵이 떠오른다. 그런데 작년에 이어 올해도 길거리에 붕어빵 장수는 보이지 않는다.

운 좋게도 붕어빵을 파는 곳을 가보면 작년까지만 해도 3개에 1000원 하던 붕어빵이 2개에 1000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경기도 안양과 용인, 서울 신촌과 삼각지역 등의 지역들이 붕어빵 2개에 1000원으로 가격이 인상되었다. 3인 가구인 경우 붕어빵 한 봉지로는 부족하다.

추운 겨울, 귀갓길에 붕어빵 한 봉지를 사서 식기 전에 가족들과 나누어 먹던 모습은 이제 또 하나의 옛 추억이 되었다.

인플레이션에 가격을 인상할 수 밖에 없는 붕어빵 장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곡물 수급이 어려워지고 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인해 대부분의 생필품 가격이 올랐다.

붕어빵을 만들기 위해서는 밀가루와 우유, 팥 등이 들어가는데 붕어빵에 들어가는 재료 또한 모두 가격이 인상되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밀가루는 지난해 대비 42.7% 올랐고, 식용유는 32.8%, 설탕도 20.9%나 올랐다. 더욱이 붕어빵의 몸통으로 만들어지는 밀가루는 상승한 가격의 33개 품목 중 상위 5번째를 차지한다.

붕어빵 가격이 작년에 비해 상승할 수 밖에 없는 이유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물가 인상이 서민 간식으로까지 영향을 준 것이다.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이 붕플레이션을 야기했다고도 하고 있다.

붕어빵에 얽힌 다양한 법률이 붕어빵 장사 어렵게 해

붕어빵 재료의 가격 인상이 붕어빵 장사를 지속하기 어렵게 한 것도 있지만 길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붕어빵 장수를 찾기 어렵게 된 것은 법의 영향이 더 크다.

우리가 과거에 생각했던 길거리에서 파는 붕어빵 장사는 현재 「도로법 제 61조(도로의 점용)」 ‘공작물, 물건, 그 밖의 시설을 신설·개축·변경 또는 제거하거나 그 밖의 사유로 도로를 점용하려는 자는 도로관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에 의해 불법으로 되어 있다.

또한 노점상은 어디에도 소속되거나 등록되어 있지 않아 일반 상점과는 달리 세금을 내지 않는다. 이는 납세의 의무에 관한 세법에 위반되며, 수도시설의 부재 등으로 인해 판매되는 음식의 위생과 관련된 식품위생법과도 충돌하게 된다.

이 밖에도 역세권을 중심으로 주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갈등과 세력 등으로 인해 노점상은 오래전부터 철거 대상이 되었다. 그 결과 장애인, 국가유공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만이 등록번호를 부여받고 지정된 자리에서 노점상을 운영하고 있다.

붕어빵에 대한 그리움으로 만들어진 '붕세권' 정보

이에 붕어빵 장사를 하기 위한 길거리 노점상은 현재 우리의 가시거리에서 사라질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그럼에도 날씨가 추워지면 사람들은 붕어빵을 찾는다. 붕어빵을 판매하는 곳이 희귀해지자 붕어빵을 구매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붕세권’이라는 신조어와 함께 붕어빵을 파는 위치를 알려주는 어플레케이션이 나타나게 되었다.

붕세권은 붕어빵을 파는 가게 주변에 위치한 주거지역 또는 권역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하나의 놀이처럼 SNS에 붕어빵을 샀다고 인증하며 붕세권이 생활권역에 있음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새로운 기술에 대해서는 새롭게 적응하지만 어릴 적부터 먹었던 음식들은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 있어도 다시 찾는 습성이 있다. 이것이 시간이 지나도 사람들이 붕어빵을 찾는 이유일 것이다.

내년엔 물가가 안정되어 붕어빵 가격의 안정을 희망

최근 국가 간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점점 식량이 무기화되고 있다. 중국은 이전부터 식량의 해외 의존도를 줄이고 수요-공급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식량 위기감이 커진 가운데 러시아가 흑해 곡물 수출을 위한 협정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일방적인 통보를 한 것처럼 앞으로는 식량이 무기가 되어 경제를 위협하게 될 것이다.

농업 산업에서 디지털 산업으로 핵심 산업이 바뀐 우리나라는 이러한 국제정세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는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농가 지원 확대, 청년 농부 육성, 디지털 농법 기술개발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민들의 먹거리가 흔들리지 않도록 식량안보를 확보해야 한다.

물가 상승과 제도에 의해 정감 있는 간식 문화가 사라지고 있다. 내년에는 물가가 안정되어 붕어빵 가격이 오르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필자 소개

백승희(q100sh@gmail.com)

예명대학원대학교 리더십전공 전임교수(기술경영학 박사)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전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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