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거래액 1.9조달러로 6.7% 증가…환율 변동성에 투자 이익보다 '손실' 커져

[금융소비자뉴스 김나연 기자] 우리나라의 외환·장외파생상품 거래 잔액이 3년 전보다 8조 쪼그라들었다.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기조로 환율 변동성이 커지자 파생상품 투자 리스크도 영향을 받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외환 및 장외파생상품 시장 규모는 커졌지만 투자 이익보다는 손실이 더 컸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결제은행(BIS) 주관 세계 외환 및 장외파생상품 시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세계 외환 및 장외파생상품 시장의 명목잔액은 총 632조2000억 달러로 3년 전과 비교해 8조1000억 달러 감소했다.
BIS는 지난 1986년부터 전세계 중앙은행들과 3년마다 외환 및 장외 파생상품시장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전세계 외환 및 장외파생상품 시장의 규모, 구조와 거래활동에 대한 종합적‧체계적인 정보를 수집해, 시장 투명성을 제고하고 정책당국과 시장참가자의 국제금융시장 동향 모니터링하기 위함이다.
상품별로는 금리파생상품 잔액이 502조6000억달러로 3년 전 대비 4.1% 감소한 반면, 외환파생상품 잔액은 109.6조달러로 11.2% 증가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 외환 및 장외파생상품 명목잔액은 세계시장의 0.3% 수준으로, 직전 조사(0.28%) 대비 0.02%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리보(Libor) 금리 활용 중단 권고로 리보금리를 준거금리로 활용하는 선도금리 거래가 큰 폭으로 감소한 데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는 미국 등 주요국이 정책금리를 빠르게 오르면서 금리, 달러화 가치 등이 급등하는 등 변동성이 커진 만큼 파생상품 투자 리스크도 커졌다. 이에 따라 세계 외환 및 장외파생상품 시장가치는 18조3000억달러로 3년 전보다 52.1% 증가했다.
여기서 말하는 시장가치는 6월말 현재 미결제된 외환 및 장외파생상품 계약을 시장가격으로 평가한 평가손익의 절대값을 합산한 것이다.
파생상품 계약을 체결할 당시 시장가치는 ‘0’인데 기초자산 가격이 변동하게 되면 한쪽은 이익을, 다른 한 쪽은 손실을 보게 되는데 이익과 손실을 절대값으로 합산한 것으로 시장가치가 커진다는 것은 변동성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품별로 보면 외환파생상품의 시장가치는 4조7000억달러로 111.6% 증가했고 금리파생상품은 11조8000억달러로 34.2% 증가했다. 금리보다는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파생상품 투자 위험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우리나라 외환·장외파생상품 거래의 명목잔액이 총 1조8905억달러로 2019년 6월말(1조7717억달러) 대비 6.7%(1188억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규모는 커졌지만 손실도 커졌다. 우리나라 외환 및 파생상품 시장가치는 677억달러로 무려 321억달러, 89.9% 급증했다.
다만 한은 관계자는 “은행들이 주로 헷지용으로 파생상품에 투자하고 있는데 파생상품에선 손실이 더 컸지만 현물 포지션에선 이득을 봤을 수도 있어서 헷지 목적의 투자가 손실을 본 것은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