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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 요즘 어딘가 이상해지고 뭔가 흔들리는 듯
미래에셋증권, 요즘 어딘가 이상해지고 뭔가 흔들리는 듯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2.12.2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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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C 등 계약금 수천억원 떼일 지도...대금융기업 답지 않은 이상한 계약
미수금은 10조 육박. 단연 압도적 1위...영업실적은 메리츠 등에 밀려
손상차손 많고, 자산급감도 이례적...뒤늦게 부동산PF 뛰어든 점도 의아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미래에셋금융그룹의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여의도 IFC(국제금융센터) 건물을 인수하기 위해 지난 5월말 매도 주체인 싱가포르 소재 SPC(특수합작법인)IFC 매입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이행보증금을 납부했다.

이행보증금 납부용 펀드에는 미래에셋증권이 1500억원, 미래에셋캐피탈이 350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50억원 규모로 출자했다. 미래에셋그룹은 당초 인수자금 및 부대비용 43000억원 중 2조원을 인수금융으로, 나머지 23000억원을 주주대출 및 지분투자로 마련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분투자 일부를 조달하기 위해 만든 미래에셋세이지리츠가 부채비율이 너무 높고 3년간 배당이 없다는 이유로 국토교통부의 영업인가를 받지 못하면서 자금조달에 차질이 발생했다. 이에 부동산 펀드 설정 등 대안을 모색했으나, 지난 9월 결국 실패 선언을 했다. 급격한 금리상승과 부동산 시장 경기하강으로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이 컸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인수 실패도 실패지만 계약금 성격의 이행보증금 2천억원도 날릴 가능성이 적지않다는 점이다.

미래에셋증권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로부터 리츠 영업인가가 불승인되자 싱가포르측 건물 매도인은 미래에셋측이 리츠 인가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MOU 위반을 이유로 MOU 해지를 통보했다. 같은 이유로 이행보증금은 내줄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진다.

여의도 IFC 인수용 이행보증금을 납부한 미래에셋 계열사들(억원)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자산운용

1,500

350

150

<자료 나이스신용평가>

이에 대해 미래에셋측은 국토교통부의 리츠 인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 않은 사실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또 국토교통부로부터 리츠의 영업인가가 승인되지 않을 경우 이행보증금을 반환하도록 되어 있는 MOU조항에 따라 이행보증금이 반환되어야 한다며 역시 MOU 해지를 통보했다.

이행보증금을 순순히 돌려주지 않자 미래에셋측은 결국 지난 926일 싱가포르 국제중재센터(SIAC)에 중재를 신청했다. 그러나 미래에셋증권 분기보고서는 중재 절차 결과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존재하므로 현재로서는 그 결과를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2천억원 회수를 현재로선 장담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와 비슷한 일이 3년 전에도 있었다. 2019년말 현대산업개발과 손잡고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따라 들어갔다가 현대산업개발이 인수를 포기하는 바람에 계약금만 같이 날릴 상황에 처해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부담한 계약금은 489억원에 달한다. 처음에는 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했으나 아직까지 받지 못하고 있다. 관련 소송은 장기전으로 접어들고 있다.

보통 이 정도의 대규모 인수전에 뛰어들려면 사전 치밀한 준비와 정확한 상황판단이 필수적이다. 미래에셋 정도의 기업규모와 인적 네트웍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도 작은 중소기업들에서나 일어날 이런 이상한(?) 일들이 국내 최대금융그룹 가운데 하나인 미래에셋그룹에서 자주 일어난다.

2건의 계약금들처럼 당연히 돌려 받을수 있는 돈을 못받고 있다면 회계처리상 미수금으로 일단 기장될 것이다. 비슷한 일들이 다른 분야에서도 많아 그런지, 미래에셋증권의 미수금 규모는 증권업계에서도 단연 압도적이다.

주요 증권사의 미수금 규모(연결기준 억원)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229월말(( )안은 신용손실충당금)

99,939(401)

32,727(498)

40,058(105)

59,005(758)

2112월말(()안은 신용손실충당금)

77,639(384)

13,914(528)

39,508(0)

50,149(817)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지난 9월말 현재 미래에셋증권의 연결기준 미수금 잔액은 무려 99939억원(별도 85604억원)에 달한다. 작년말이 77639억원이었다. 불과 9개월 사이에 28%나 더 늘어났다. 물론 증권관련 미수금이 대부분이겠지만 다른 갖가지 미수금들도 적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들인 한국투자증권의 지난 9월말 미수금잔액은 32727억원, 삼성증권은 458억원, NH투자증권은 59005억원에 각각 불과하다. 금액 격차가 크다.

미수금이 이렇게 많으면 혹시 떼일 경우에 대비해 신용손실충당금을 충분히 쌓아야 한다. 하지만 지난 9월말 미래에셋증권의 미수금 신용손실충당금은 401억원에 불과하다. 한투증권의 498억원, NH증권의 758억원보다 훨씬 적다. 돌려받기가 불투명한 IFC 2건 계약금도 아직 충당금이 제대로 설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직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는것일까?

각종 소송을 당하는 경우도 증권업계에서 미래에셋증권이 NH투자증권에 이어 두 번 째로 많다. 지난 9월말 기준 미래에셋증권이 피고로 계류중인 소송사건은 모두 33, 소송가액은 모두 2465억원에 달한다.

한투증권은 모두 21795억원, 삼성증권은 2191억원에 각각 불과하다. 옵티머스 관련 부당이득금 반환소송(1222억원)DLS관련 부당이득금 반환소송(1941억원) 등에 시달리는 NH증권(소송가액합계 4070억원) 정도가 미래에셋증권보다 소송건이 더 많다.

올들어 미래에셋증권이 보여주고 있는 영업실적이나 영업내용도 과거처럼 경쟁업체들에 비해 압도적이지 못하다.

우선 올 1~9월중 미래에셋증권의 연결기준 이자수익은 1.33조원인데 비해 이자비용은 9298억원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증권의 이자수익과 비용은 8916억원대 4099억원, NH증권은 8733억원대 3598억원이었다.

외환거래부문에서도 미래에셋증권은 올 1~91412억원의 손실(연결기준)을 기록했다. 반면 NH증권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3931억원의 대규모 이익을 만들어냈다. 위탁매매와 인수업무, 해외사업환산손익 분야 등에선 여전히 미래에셋증권이 강세였으나 주식운용수익, 집합투자운용수익, 파생상품 운용수익 등에서는 경쟁사들을 압도하지 못했다.

대형 증권사들의 올 1~9월 연결기준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억원, ( )안은 별도기준)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영업이익

7,557(5,234)

5,050(5,765)

5,511(5,225)

3,844(4,181)

8,234(6,452)

당기순이익

5,651(3,424)

4,391(4,292)

4,120(3,832)

2,338(2,709)

6,582(4,687)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과거에는 미래에셋증권이 각종 영업수익분야에서 압도적 1위를 대부분 차지했지만 올들어서는 많이 바뀌고 있다. 1~9월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은 IB(투자은행 또는 기업금융)에 강한 메리츠증권이 1위였다. 연결기준이 아닌 별도기준으로 따지면 올 상반기 영업수익(매출)이나 수수료수익 부문 1위는 미래에셋증권이 아닌 한투증권이었다.

다른 증권사 장부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대규모 손상차손이 미래에셋증권에선 자주 보인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손상차손이란 자산의 급격한 시장가치 하락 등으로 자산의 회수가능금액이 장부가에 현저하게 미달할 경우 그 차액을 손실로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업황 부진이나 미래전망이 어두워 자산가치가 많이 떨어질 때 보통 취하는 조치다.

미래에셋증권의 지난 9월말 기준 투자부동산 손상차손 누계액은 520억원에 달한다. 올들어 손상처리한 토지는 67억원, 건물은 50억원이었고, 작년에는 각각 227억원, 175억원씩이었다. 작년중에 손상차손 처리가 많았다. 작년중에는 기타무형자산 손상차손도 568억원이나 있었다.

한투증권은 작년과 올해 손상차손 기록 자체가 없다. 부동산PF 투자가 많은 메리츠증권도 투자부동산 손상차손누계액이 4.2억원에 그친다. 미래에셋증권의 국내외 부동산 투자 등에서 일부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일들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탓인지 미래에셋증권의 연결기준 총자산규모는 2020년말 130조원에서 21년말 108조원, 229월말 116조원 등으로, 20년말에 비하면 현재 14조원 가량 줄어있다. 주요 증권사들중 이렇게 자산 감소폭이 큰 증권사도 없다.

미래에셋의 연결 재무상태표를 들여다보면 특히 상각후원가측정금융자산이 20년말 70.79조원에서 229월말 49.64조원으로, 21조원 이상 급감했다. 상각후원가측정금융자산중에서는 특히 환매채(RP)매수가 같은 기간 38.8조원에서 11.69조원으로, 무려 27조원이나 줄었다.

RP라면 금융기관 또는 기관투자자들 간의 초단기 금융거래다. 미래에셋증권이 이 시장에서 큰 물주(대출) 역할을 하다 많이 역할을 줄였다는 얘기가 된다. 왜 그랬는지는 자세한 설명이 없어 알길이 없다. 자산 급감의 원인인지, 결과인지는 알 수 없으나 부채중 각종 차입부채도 이 기간중 14조원 가량 크게 줄었다.

▲미래에셋증권의 연결재무상태표
▲미래에셋증권의 연결재무상태표

메리츠나 한투증권은 부동산경기 활황 등을 틈타 작년까지 몇 년동안 IB, 특히 부동산PF 등 부동산금융 시장에서 큰 재미를 봤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금리 급등 조짐을 보이자 양 사는 서서히 발을 빼면서 올들어서는 우량 부동산 물건에만 집중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연합인포맥스, 퀀티와이즈, 신한투자증권 자료 등을 종합하면 메리츠증권의 부동산PF 신용공여액은 작년말 33233억원에서 지난 10월 기준 22085억원으로, 올들어 11천억원 이상 줄었다. 한투증권도 같은 기간 21872억원에서 19205억원으로, 2천억원 이상 줄였다. 삼성, NH, 신한투자, 키움증권등도 모두 소폭이라도 줄였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6697억원에서 13473억원으로, 올들어 오히려 2배 이상 부동산PF 지급보증 등을 늘렸다. KB, 하나, 하이투자, 대신, BNK 등이나 다른 중소형 증권사들도 늘리는 쪽에 합류했다가 최근 자금시장이 크게 경색되면서 뒤늦게 곤욕을 치르고 있다.

물론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지난 9월말 9.03조원선인 자기자본과 비교하면 부동산PF 신용보강이 아직 절대적으로 큰 규모라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의 국내외 경제정세 예측이나 상황판단에 많은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아니할 수 없다.

올들어 증시침체와 부동산경기 급냉, 금리 급등, 시중자금 경색 등으로 대부분 증권사들의 영업이익 규모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 특히 부동산PF시장이 급속히 악화하자 일부 중소형 증권사들은 인력 및 조직 구조조정에까지 들어가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은 본사 차원의 경비라고 할 수 있는 판매관리비들을 크게 줄이고 있다. 한투증권의 판관비(연결기준)는 작년 1~97811억원에서 올 1~97353억원, NH증권은 7825억원에서 6340억원, 메리츠증권은 6452억원에서 6030억원으로, 각각 줄였다.

반면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의 판관비는 4502억원에서 4810억원으로 오히려 소폭 늘었다. 미래에셋증권에선 이렇게 거꾸로 가는 모습들이 많다.

한 IB업계 전문가는 "아무리 금리가 급등했더라도 경쟁사들은 아직 이자비용이 이자수익의 절반이 안되는데, 미래에셋증권은 비용이 수익의 70%에 달했다"면서 "무슨 사연이 있는지 모르지만 미래에셋증권의 자금조달과 운용에 확실히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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