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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조용병 회장의 '아름다운 퇴장'...'전격 용퇴'한 배경은?
신한금융 조용병 회장의 '아름다운 퇴장'...'전격 용퇴'한 배경은?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2.12.2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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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임' 유력했다 갑자기 용퇴 후 갖가지 소문 난무. 정부개입론도...금융계 고위관계자, "2조 DLF책임설, 금감원장은 소비자보호 실패" 거론...신한지주가 몰아부쳤던 헤리티지 등 사모상품 사고급증이 문제된 듯

신한지주, "신한금융은 DLF가 그룹사 전체에 판매된 내용이 없으며 관련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사항은 라임과 독일 헤리티지 펀드 관련이며, 또한 총 피해액 또한 2조 규모가 아니다"고 해명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작년까지 입은 2조원이 넘는 DLF 손실 등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지고 용퇴한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달 초 3연임설이 유력하던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갑자기 용퇴하고 후임에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내정된 직후, 금융계 고위관계자 A씨에게 그 배경을 묻자 나온 대답이다. A씨는 고위 경제관료 출신으로, 금융계 수장 자리를 오래 맡고 있는 인물이다. 관련 정보에 가장 밝을 수밖에 없다고 보고 해본 질문이고, 응답이었다.

정부 압박 떄문이 아니겠느냐” “무슨 약점같은게 잡힌게 아니냐고 이러저리 계속 캐물어도 경제관료 출신답게 그는 거듭 ‘2조 책임설()’만 주장했다.

신한금융지주의 올해 실적은 좋은 편이다. 3분기에 숙적 KB금융지주를 제치고 당기순이익 1위 자리를 오랜만에 다시 탈환했다. 물론 신한투자증권 사옥매각수익 4438억원의 덕도 많이 보았지만 각 사업 부문의 실적은 대부분 괜챦은 편이었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올 1~9월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비교(억원)

 

221~9월 당기순익

211~9월 당기순익

21년 당기순익

20년 당기순익

신한금융지주

43,783

36,376

41,126

34,981

KB금융지주

40,356

37,982

43,843

35,155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래서 용퇴 하루 전까지만 해도 조용병 회장의 3연임설이 압도적이었는데, 갑자기 용퇴한다고 하자 각종 설()이 난무하고 있다. 아직도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은 정부의 직간접 개입설이다. 잘하는 사람을 그냥 밀어내기도 어려운 시대라 조 회장이 무언가 '꼬투리'를 잡혔을 것이란 소문도 파다하다.

지난 21일 한 행사 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기자들에게 했다는 발언의 뉘앙스도 묘하다. 그는 조 회장이 3연임을 할 가능성이 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거꾸로 후배에게 기회를 주는 결정을 보면서 리더로서 개인적으로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본인의 성과에 대한 공과 소비자보호 실패에 대한 자평을 하면서 후배들에게 거취를 양보해준 것이라는 해석도 덧붙였다고 한다.

이 원장은 소비자보호 실패에 대한 자평이라고 했지만 거꾸로 얘기하면 이 소비자보호 실패부분이 조 회장의 용퇴 사유나 빌미가 되었을 수도 있다. 금융계 고위관계자 A씨는 이것을 2DLF손실 등이라고 봤을 수 있다고 전헸다.

파생결합펀드를 뜻하는 DLF는 주가 및 주가지수를 비롯해 금리, 환율, 실물자산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을 편입한 펀드다. 사전에 정해진 방식에 의해 수익률이 결정되는 특징이 있다.

몇 년전 많은 국내 금융회사들이 독일 영국 미국의 채권금리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DLF를 대규모로 판매했다가 해당 국가들의 장단기 금리차 불안으로 원금 손실이 불가피해지면서 한때 큰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이 문제 때문에 특히 우리금융지주는 최근까지 손태승 회장에 대한 금융당국의 징계를 놓고 징계철회 소송전을 벌이기도 했다.

몇 년전에 끝난 문제에 또다시 신한금융이 깊이 연루됐나 싶어 신한금융지주 사업보고서와 분기보고서 등을 샅샅이 뒤져봤다. 하지만 이렇다할 관련 공시나 증거들은 보이지 않았다. 신한금융과 DLF 관련된 보도도 거의 찾아볼수 없었다.

DLF 관련 공시나 증거는 보이지 않았지만 당기순익 1위를 탈환한 금융그룹 답지 않은, 몇가지 수상한 통계들은 드문드문 보였다.

우선 생명보험 계열사인 신한라이프의 작년과 올해 파생상품관련 손실이 유독 큰 것이 눈길을 끌었다. DLF도 파생상품의 일종이다. 신한라이프의 올 1~9월 및 작년 파생상품관련 이익은 각각 348억원 및 219억원에 그친 반면 손실은 4610억원 및 2249억원에 달했다. 작년과 올해 파생상품관련 순손실 규모가 모두 6292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신한금융그룹 전체의 파생상품관련 순손익은 올 1~9-5546억원, 작년 +3452억원으로, 신한라이프의 순손실 규모보다 오히려 적었다. 다른 계열사들은 파생상품 순손실이 크지 않거나 오히려 순이익들이 많았다는 뜻일 것이다.

4대 금융지주사의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 금융상품평가손익(억원)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221~9

-34,681

-31,635

-16,466

-8,672

21년 전체

-6,148

+9,189

-3,869

-1,625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하지만 신한금융 전체의 파생상품 평가순손익은 올 1~9-22868억원으로, 전년동기의 -1828억원에 비해 평가순손실폭이 무려 2.1조원이나 늘어났다. 상세한 설명은 없지만 금리급등으로, 특히 채권분야 평가손실이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파생상품 취급이 전통적으로 많은 하나금융지주의 이 금액은 -1.14조원, -2400억원이었다.

실제 금리 급등에 따른 보유 채권의 평가손실은 신한금융그룹이 유독 크다. 주로 보유채권의 평가손익을 뜻하는 기타포괄손익 공정가치측정유가증권 평가손익은 신한금융이 올 1~9-34681억원, 작년 전체 -6148억원에 각각 달했다. 금리급등이 더 가팔라진 올해 손실폭이 훨씬 크다.

반면 KB금융지주의 이 수치는 각각 -31635억원, +9189억원이다. 하나금융지주는 각각 -16466억원, -3869억원, 우리금융지주는 각각 -8762억원, -1625억원씩이다. 신한금융의 채권평가손실이 압도적이란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신한금융의 채권보유물량 자체가 다른 금융지주들보다 큰 데다, 장부상 평가손실 기록을 안해도 되는 상각후원가측정(만기보유) 유가증권으로 편입시키는 속도가 신한금융이 다른 금융지주들에 비해 늦은 탓도 있다.

하지만 파생상품이나 채권의 평가손실은 실제 실현된 손실이 아니라 장부상 손실이다. 또 금리가 다시 낮아지면 대부분 평가이익으로 바뀌는 것들이다. 채권 편입속도를 서두르지 않았거나, 금리급등을 잘 예측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할 수는 있으나 이것을 이유로 회장이 책임지라고 문제 삼거나 회장이 스스로 책임지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금감원장이 언급한 소비자보호 실패나 DLF손실 2조원설은 최근까지 끊임없이 발생했던 펀드 환매연기 등 각종 금융사고들과 더 관련이 있어 보인다.

조용명 전 신한금융 회장

작년 8월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신한금융투자(현 신한투자증권) 지부는 신한금투의 천문학적인 금융사고들의 원인이 신한금융지주와 낙하산인사 때문이라면서 조용병 회장의 책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한 적이 있다.

회견에서 노조는 그때까지 신한금투가 판매한 사모상품 사고금액 총액이 무려 13388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헤리티지DLS펀드 3799억원, 라임펀드 3389억원, 젠투펀드 4200억원 뿐 아니라 다수의 소액사고상품 약 2천억원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노조는 20173월 신한금융지주가 증권업 경험이 거의 없는, 은행 출신의 김형진 금융지주 부사장을 신한금투 사장으로 낙하산 인사를 단행했고, 김 사장이 사모상품의 밤행사까지 열어가며 신한금투를 사모상품 판매 1위 증권사로 도약시켰다고 주장했다.

또 금융지주의 WM그룹장(지주 부사장)이 주문형 사모상품 판매를 핵심경영전략에 반영, 사모상품 판매를 강하게 밀어부친 것이 타사 대비 천문학적 규모의 금융상품사고 발생의 주원인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실제 CEO를 만나 상품사고 해결을 위한 조치를 요구하면 상품사고 해결은 (금융지주)전략기획그룹장이 총괄하고 있으니 그 사람과 이야기하라'는 대답 뿐이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한 금융관게자는 "노조 주장과 폭로라 참작해 들어야 할 부분도 있겠지만 유달리 신한투자증권에서 펀드사고가 많이 났고, 손실도 컸던 것은 금융지주 차원의 판매독려가 한 원인이었던게 사실로 보인다"고 전했다.

노조 주장대로라면 당시까지 신한금투가 관련된 사고금액이 1.3조원이 넘고, 그후 다시 드러난 손실이나 다른 계열사 금융사고들까지 모두 합치면 그룹 전체로 작년까지 얼추 2조 이상 각종 손실을 봤다는 추정이 맞을 수도 있다.

4대 금융지주의 기타 충당부채 설정잔액(229월말기준 억원)

 

신한금융

KB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6,361

2,260

2,752

2,547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단지 DLF만으로 2조 이상 손실을 본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와 신한투자증권의 223분기 분기보고서를 보면 곳곳에 이와 관련된 공시나 기록이 남아있다.

분기보고서 등에 따르면 20206월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201811월 이후 판매된 라임 무역금융펀드에 대해 원금 전액 반환하라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신한투자증권(이하 신한투자)은 지난 9월말까지 모두 656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했다. 미지급 금액과 분쟁조정위원회의 원금 전액 반환 결정에 따른 추가 지급 예상 금액 520억원은 충당부채로 계상했다.

신한투자는 또 20215월 자신이 판매한 비상장주식신탁상품 위워크에 대하여 투자원금 전액을 반환했다. 관련 충당부채 173억원을 제거했다는 것으로 보아 이 금액이 반환에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20218월에도 신한투자가 판매한 다른 금융상품 10종에 대해 사후정산 방식의 사적화해 진행을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모두 902억원을 또 충당부채로 계상했다.충당부채는 시기나 금액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지급의무가 있고 대충 지급금액을 추정해볼수 있는 금액을 미리 부채로 책정해두는 것을 말한다.

신한투자는 또 20175월부터 201812월까지 약 3907억원의 독일 헤리티지 DLS 신탁상품을 판매했다. 이와관련, 229월말 기준 3799억원의 상환이 지연되고 있고, 신탁상품의 불완전판매 여부에 대한 감독당국의 검사도 진행되고 있다.

20204월부터는 만기상환이 지연된 헤리티지상품 고객 중 동의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투자원금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가지급하고 투자금 회수시점에 정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9월말 현재 지급된 가지급 금액은 모두 1888억원에 달한다. 신한투자는 판매한 금액 중 기초자산 회수가능 예상금액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2272억원을 충당부채로 계상했다. 못받을 가능성이 높은 원금이 이 정도 된다는 것이다

신한투자는 또 20145월부터 201911월까지 Gen2 관련 신탁상품을 판매했고, 229월말 기준으로 약 4200억원의 잔고 전액이 환매 중단 상태로, 상환이 지연되고 있다. 신한투자는 219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환매 중단 고객 중 동의 고객을 대상으로 투자원금의 40%에 해당하는 금액을 가지급하고 투자금 회수시점에 정산하기로 결정했다.

▲각종 펀드사고 관련, 신한투자증권 분기보고서상의 설명공시
▲각종 펀드사고 관련, 신한투자증권 분기보고서상의 설명공시

대충 훝어만 봐도 노조가 주장하던 금액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사고금액중 일부는 고객들에게 보상완료했지만 아직도 보상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충당부채를 쌓아두고 이에 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 분기보고서는 라임펀드 등 환매지연으로 예상되는 고객손실에 대해 지급할 가능성이 높은 손해배상추정액(충당부채인식액)이 지난 9월말 기준 4692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 등에 대비한 신한금융그룹 전체의 기타충당부채 설정잔액은 지난 9월말 6361억원에 이른다.

비슷한 용도로 설정된 KB금융과 하나금융 및 우리금융지주의 기타충당부채 설정잔액 2260억원, 2752억원, 2547억원에 비해 훨씬 크다. 그만큼 각종 금융사고가 잦았다는 뜻이다.

아무튼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조 회장이 이런 사고들 때문에 용퇴하거나 용퇴당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 어디까지나 추정일 뿐이다. 당연히 정부개입설도 아직 확실한 증거가 없다.

한 금융관계자는 "신한금융측 설명대로 조 회장이 이런 일들의 책임문제와 관계없이 스스로 아름다운 퇴장을 자처했을수도 있다"면서 "그게 아니고 만약 책임문제로 용퇴하거나 용퇴당했다면 가장 유력한 책임의 빌미는 바로 이런 각종 금융사고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이 다행히 올해 당기순익 1위를 탈환하긴 했지만 각종 금융사고가 지난 수년간 유독 많았다는 것 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에 대해 신한지주 측은 "신한금융은 DLF가 그룹사 전체에 판매된 내용이 없으며 관련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사항은 라임과 독일 헤리티지 펀드 관련이며, 또한 총 피해액 또한 2조 규모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 "파생상품평가 순손익은 DLS와 전혀 상관이 없는 외화 및 기타 파생 거래에 관련된 내용으로 투자상품의 판매와 전혀 상관이며 환율 변동에 의한 상황으로 만기 도래 시기 등에 따라 재무제표 확정 시점에 손실 규모 등이 바뀐다. 이는 지난 10월 3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당사의 CFO께서 명확하게 설명했던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21년 연간 실적 발표에서 밝힌 것 처럼 기타 충당부채 설정 잔액의 경우 신한금융은 소비자들과 원만하고 신속한 합의를 위해 2021년말 3천억 규모를 선제적으로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2조 규모의 DLF 손실은 전혀 확인되지 않은 내용으로 이미 신한금융은 피해자 보상을 위해 손실 규모 등을 산정해 대부분 회계처리 완료한 상황이며, 기타 파생손익 관련된 내용도 회계처리의 문제이지 상품 판매등과 연관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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