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빌라·오피스텔 등 주택 1139채를 보유하다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숨진 '빌라왕' 김모 씨는 '양반'이었다?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세입자들에게 피해를 입힌 임대인 중 김씨보다 더 큰 피해를 준 악성 임대인이 7명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상위 30위 악성 임대인들이 낸 보증 사고 건수는 3630건, 금액은 7584억원 규모에 달했다.
이 중 6842억원을 HUG가 대신 갚아줬는데 악성 임대인 보유 주택 중 전세금 보증금 반환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주택까지 포함하면 피해 규모는 훨씬 클 것이라는 예상이다.
HUG는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아 3번 이상 대신 갚아준 집주인 중 연락이 끊기거나 최근 1년간 보증 채무를 한 푼도 갚지 않은 사람을 일종의 악성 임대인 명단인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로 올려 관리한다.
명단에 따르면 가장 많은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사람은 293건 계약에서 646억원을 떼어먹은 박모 씨로 나타났다.
2위는 254건 계약에서 세입자들에게 보증금 600억원을 돌려주지 않은 정모 씨, 3위는 286건 계약에서 581억원을 돌려주지 않은 이모 씨였다.
김모 씨는 533억원(228건), 또 다른 김모 씨는 440억원을 각각 갚지 않아 4, 5위에 올랐다.
최근 논란이 된 빌라왕 김씨는 악성 임대인 중 사고 금액(334억원)으로만 따졌을 때 8위였다.
김씨와 관련한 전세보증금반환 보증보험 사고 건수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171건이다. 이 중 133건, 254억원에 대해선 HUG가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줬으나 38건은 대위변제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김씨가 사망해 절차가 중단된 상태다.
HUG 보증보험에 가입된 나머지 김씨 관련 세입자 440명은 아직 전세 기간이 만료되지 않았지만 보증 사고가 '예고'된 상태여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한편 보증 사고가 가장 발생한 곳은 736건이 집중된 서울 강서구 화곡동이었고 양천구 신월동(157건), 인천 부평구 부평동(189건), 전남 광양시(131건)에서도 100건 이상의 악성 임대인 관련 보증사고가 터진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