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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희와 ‘약자와의 동행’...아직도 현재진행형인 '난쏘공'의 세상
조세희와 ‘약자와의 동행’...아직도 현재진행형인 '난쏘공'의 세상
  • 정종석
  • 승인 2022.12.2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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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이'로 상징되는 도시 빈민의 모습이 수십 년이 지난 지금 비정규직의 모습으로 환생했다고 말한 조세희 작가.

그는 떠났지만, "더 이상 난쏘공이 읽히지 않기를 바란다"는 간절한 소망은 이뤄지지 않고 아직도 '난쏘공'의 시대

앞으로도 사회복지 예산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 문제...사회적 약자 위한 복지 예산과 정책 확대해야

[금융소비자뉴스 정종석 대표기자] 1. 난쟁이 아버지 : 당시 소외된 노동자 계층이며, 성실하지만 매 순간 소극적인 인물.

2. 어머니 : 자상하고 가족을 위한 모습에서 인간미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긍정적인 인물.

3. 영수 : 장남 똑똑하고 총명했으나 가난으로 학업을 중단했지만,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인물.

4. 영호 : 차남 형인 영수와 함께 인쇄소에서 일을 하면서 영수를 존경하는 인물.

5. 영희​​ : 막내 순수하고,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에서 헌신적인 인물.

6. 명희 : 영희의 친구이자 영수와 미래를 약속했지만, 물질만능주의의 피해자.

도시 빈민의 삶의 아픔을 표현한 작품으로 유명한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난쏘공)‘이라는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군이다. 이를 통해서 도시 빈민의 궁핍한 생활과 노동자의 현실을 잘 그려냈다.

우리가 학창시절 또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한 번쯤 읽어보거나 들어본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가난한 소외 계층과 공장 노동자 계층을 대변한다. 과거 1970년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노동자 계급에 대한 문제를 비판한다. 또 산업화로 쫓겨날 위기에 처한 노동자들이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처절한 절규를 보여주기도 한다.

엄혹했던 1970년대, '난쏘공'은 산업화로 고통받던 도시 빈민의 삶을 통해 한국 사회의 모순을 직시

​‘난쏘공’의 조세희 작가가 26일 향년 80세로 별세했다. 산업화 시대 도시의 그늘을 비추며 빈민과 노동, 인간됨과 사랑, 계급과 소외의 문제를 여백 많고 따듯한, 그러면서도 서늘한 시적인 문체로 형상화해 한국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작가이다.

조용히 빈소를 찾은 시민들은 그의 삶과 작품세계에 존경을 표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나에게 난쏘공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되새기며 고인을 추모하는 글이 이어졌다.

"천국에 사는 사람들은 지옥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리 다섯 식구는 지옥에 살면서 천국을 생각했다."

판자촌에서 쫓겨나게 된 난쟁이 가족의 절망적인 현실을 그린 이야기. 엄혹했던 1970년대, '난쏘공'은 산업화로 고통받던 도시 빈민의 삶을 통해 한국 사회의 모순을 직시했다.

고 조세희 작가는 지난 2005년 인터뷰에서 "이 '난쏘공'은 벼랑 끝에 세운 위험 표시 팻말이다. 이것을 넘어가면 우리는 벼랑 끝으로 떨어진다는 생각이었다"고 회고했다.

'가장 아름다운 노동문학'이라 평가 받는 이 작품의 누적 발행 부수는 무려 148만부. 출간 30주년을 맞았던 2008년, 조세희 작가는 '30년이 지나서도 이 책이 읽힐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상태로 가면 세상은 깜깜하다고 안타까워했다. 그의 우려는 이듬 해인 2009년 서울 용산의 강제 철거 현장에서 참사로 나타났다.

집필 대신 집회 현장 누비며 약자의 투쟁을 사진으로 기록하는데 매진했던 조세희 작가 80세로 별세

고 조세희 작가는 2009년 1월 "미래는 좋을 거라고 믿었다. 그런데 여러분들이 보시다시피 얼마나 충격적이고, 얼마나 미개한 일이 또 일어났다"고 안타까워 했다.

펜을 놓고, 대신 노구를 이끌고 집회 현장을 누비며 약자의 투쟁을 사진으로 기록하는데 매진했던 조세희 작가는 향년 80세로 생을 마감했다.

'난장이'로 상징되는 도시 빈민의 모습이 수십 년이 지난 지금 비정규직의 모습으로 환생했다고 말한 조세희 작가. 그는 떠났지만, "더 이상 난쏘공이 읽히지 않기를 바란다"는 그의 간절한 소망은 이뤄지지 않은 채 '난쏘공'의 시대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이 문제다.

도시빈민의 문제는 물론 빈부격차나 부의 양극화는 꼭 우리나라 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노숙자와 빈민 등 복지 사각지대 계층이 더 큰 위기에 직면했다.

미국에서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한 주차장에 마련된 임시 쉼터에서 갈 곳 없는 노숙자들이 멀찍이 떨어져 주차 공간을 하나씩 차지하고 잠을 청하는 등 빈곤이 점차 큰 사회문제화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세계 각국이 엄격한 외출금지령과 휴교령 등을 시행하는 가운데 복지 사각지대에 존재하는 취약계층은 더욱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머물 집이 없는 노숙자에게는 외출금지령 자체가 모순인 상황이 됐다.

리나라 소득격차 다시 벌어져...대규모 재정 투입이 사라지면서 극심한 양극화의 민낯이 다시 드러나

우리나라는 소득격차가 다시 벌어졌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지원금이 지급되지 않으면서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가 컸기 때문이다. 대규모 재정 투입이 사라지면서 극심한 양극화의 민낯이 다시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

빈부 격차가 커지면 사회 불안이 증폭된다. 모든 정부가 특히 복지 예산에 신경 쓰는 이유는 소득 격차로 인한 사회적 양극화 갈등의 심화가 그만큼 국정 운영에 있어서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가격의 가파른 상승은 상위 가구의 부를 더 크게 늘림으로써 가계 간 부의 격차를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부동산시장 관련 정책적 관심을 ‘주거안정’ 뿐 아니라 ‘부의 분배’적 측면에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저소득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예산의 증액이 필요한 이유다, 사회복지 예산을 취약계층 보호와 약자와의 동행 기조에 맞게 재편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문제는 내년 이후에도 사회복지 예산이 예년보다 증가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당장 올해와 내년의 법인세를 배제해도 2024년부터는 세수 감소가 현실화한다.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보전 방안이나 대책이 필요하다.

윤석열 정부의 새해예산에 기초연금 확대와 인상 등 핵심 국정과제는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약자와의 동행’은 아직 먼 얘기인 것처럼 들린다. 국정과제와 대선 당시 여야 공통 공약을 포함해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 예산과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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