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최근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전세대출 이자를 부담하기보다 월세를 택하는 ‘월세 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 전국 아파트 100만원이상 고액 월세 거래도 8만건을 돌파하는 등 저가로 집을 사기 위해 보증금을 쥐고 있으려는 심리로 높은 월세 가격도 감당하는 모습이다.
30일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경제만렙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1~12월 전국 아파트 월세 거래량 41만 5445건 중 월세액이 100만원 이상인 거래는 8만 812건으로 집계됐다.
100만원 이상 월세 거래는 2018년 2만 4395건, 2019년 2만 6051건, 2020년 3만 2668건, 지난해 6만 4712건으로 증가세를 보이다가 올해 8만 건을 넘겼다.
특히 강남 지역 월세는 4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될 정도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PH129’ 전용면적 273.96㎡(6층)’의 경우 보증금 4억원·월세 4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월세를 기록했다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음에도 고액 월세가 증가하는 데는 고금리로 월세 선호 현상이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전세대출 이자 부담에 깡통전세 우려 등으로 고액 월세 아파트 거래도 증가했다”고 했다.
아울러 고소득 1인 가구의 비중이 급증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고소득 1인 가구가 늘면서 이들을 겨냥한 프리미엄 주거 형태가 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특히 고소득자의 경우 고금리로 대출 이자를 내는 것보단 월세를 내면서 저가 매수 타이밍을 노리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전세 대출 금리가 많이 오르면서 월세 수요가 많아졌고, 깡통 전세에 대한 두려움 등도 함께 작용했다”면서 “일부 아파트를 싸게 살 수 있는 마켓 타이밍을 노리는 수요도 보증금을 손에 쥐고 있으려는 요인이 있어 초고액 월세를 떠받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