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우리금융그룹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사태로 중징계를 받은 행정소송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진 손태승 회장에 대해 비판의 발언을 쏟아냈다.
김 위원장은 5일 KB국민은행 남대문종합금융센터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금융당국의 중징계안에 대해 소송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진 우리금융지주에 대해 “향후 소비자 보호 등 대응방안에 대해 말하지 않고 자꾸 소송만 이야기하는 것은 굉장히 불편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융기관이 수익을 내는 것만큼 소비자 보호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사고를 낸 쪽이 소송만 이야기하는 것은 사건의 본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4일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이사진은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라임 사태와 관련한 행정소송을 하지 않을 경우 회사 측에 어떤 손실이 발생할지와 행정소송을 할 경우 승소 가능성이 있는지 관련해 법률전문가들에게 설명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변호사들은 손 회장이 지난달 중순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 관련 중징계 취소 소송에서 최종 승소한 것처럼 라임 사태도 행정소송을 제기하면 승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손 회장의 중징계가 정당하다며 손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핵심은 이번 일을 계기로 어떻게 소비자를 보호하고 소비자를 정직하게 대하느냐 하는 것"이라며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사회는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했는냐'를 반성하고, 개선하는 노력이 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0일에도 손 회장의 중징계와 관련해 "CEO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금융위가 수차례 논의해서 결론을 내린 사안"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은 같은 달 21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용퇴 결정에 "개인적으로 존경스럽다"며 "본인 성과의 공과 소비자 보호 실패의 과에 대해 자평하면서 후배들에게 거취를 양보해 준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사실상 손 회장에게 용퇴를 압박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