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30대 그룹 사외이사 5명 중 1명은 대기업 2곳 이상에서 동시에 사외이사를 맡아 매년 1억원 이상을 챙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현직 교수 등도 겸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제대로 이사 업무를 하고 있느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자산순위 상위 30대 그룹 중 사외이사를 둔 220개 계열사의 사외이사 771명의 이력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21% 수준인 168명이 2곳 이상 기업의 사외이사를 겸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겸직 사외이사 168명 중 절반이 넘는 91명(54%)이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등 5대 그룹의 사외이사였다.
현대차그룹이 17개 계열사의 사외이사 72명 중 24명이 겸직해 겸직 사외이사가 가장 많았고 이어 SK 19개 계열사 69명 중 19명, 삼성 16개 계열사 58명 중 18명, LG 13개 계열사 46명 중 14명, 롯데 15개 계열사 57명 중 16명 등이었다.
겸직 사외이사 168명 중 상장사 2곳에서 겸직하는 사외이사는 121명이었다. 40명은 상장사 1곳과 비상장사 1곳 이상에서 겸직했고, 17명은 모두 비상장사에서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었다.
상법 시행령상 사외이사는 상장사와 비상장사를 가리지 않고 2개까지만 겸직할 수 있고, 연임은 동일 기업에서 6년까지만 가능하다.
겸직 사외이사의 경력은 현직 교수가 73명(43%)으로 가장 많았는데 서울대(22명), 고려대(10명), 연세대(9명), KAIST(5명) 4개 대학교 교수가 46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이어 관료 출신이 55명(34%)으로, 출신 부처는 국세청(12명), 검찰(9명), 사법부(6명), 산업통상자원부(6명), 기획재정부(3명) 순이었다.
특히 관료 출신 겸직 사외이사의 절반인 27명은 김앤장, 광장, 율촌, 태평양, 화우 등 로펌의 고문 등을 지낸 이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매출 상위 대기업 300곳의 사외이사 1인당 평균 보수 금액은 지난해 5410만원으로, 2곳 이상을 겸직한 사외이사의 평균 보수는 최소 1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67개 대기업집단 소속 288개 상장사의 이사 중 사외이사 비율은 51.7%로 절반을 넘었으나, 이사회 안건 8027건 중 사외이사 반대 등으로 원안대로 통과되지 않은 안건은 55건(0.69%)에 불과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