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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회차는 없다...‘이생망’을 씻어낸 ‘재벌집 막내아들’
인생 2회차는 없다...‘이생망’을 씻어낸 ‘재벌집 막내아들’
  • 임철순
  • 승인 2023.01.1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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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순 칼럼] 지난 12월 25일 16회로 종영된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대표적인 대사는 “많이 억울하신가 보다. 그렇게 꼭 주인 대접을 받아야 되겠어요? 그럼 다시 태어나세요.”였다.

최종회 시청률이 26.95%로 집계된 이 드라마의 인기는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을 타파하는 판타지 덕분이었다. ‘이번 생은 망했어. 그렇다면 방법은 다시 태어나는 수밖에!’라는 정서가 드라마에서는 현실이 돼 나타난 것이다.

의문의 죽음을 당한 회사원이 재벌 집안의 막내 손자로 환생해 그 재벌의 총수가 되는 드라마에는 ‘한눈에 보는 대한민국 경제사’라 할 만큼 갖가지 사건이 펼쳐진다. 카드대란, IMF 같은 큰 사건을 전생 경험을 통해 다 알고 대처하는 주인공이 거두는 성공은 통쾌한 성취감을 선사했다. 재벌가의 성공신화나 가족 갈등 이야기는 그 자체로도 흥미로운데 전생과 후생의 스토리까지 입혔으니 시청률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이생망’은 20대가 주로 쓰는 자조적 유행어로, 드라마나 웹툰에 많이 등장한다. 웹툰 웹소설에는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가거나 다른 사람의 몸에 깃들거나 환생해서 복수를 하는 내용이 많다. ‘이생망’ 정서는 어떻게도 운명을 고치거나 바꿀 수 없다는 절망감에서 삶의 ‘리셋(reset)’을 열망하게 한다.

계속되는 경기 침체, 청년실업 등과 관련된 신조어로는 이생망 외에 ‘노오력(노력보다 더 큰 노력을 하라는 기성세대를 비꼬는 신조어)’, ‘헬조선(지옥 같은 한국 사회)’이나 흙수저 금수저와 같은 말이 있다.

그러나 아무리 현실의 생이 싫어 도피하고 싶고 다시 태어나고 싶어도 환생은 없다. 지금 주어진 삶을 최대한 잘 살아내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생망의 반대가 되는 말은 ‘갓생’이다. 갓(God·신)과 인생(人生)을 합한 이 말은 하루하루 계획적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삶을 의미한다.

새해 목표로 ‘내 삶을 바꾸는 독서’를

'갓생 살기'는 특정한 목표를 정한 뒤 이를 성취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다.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과연 어떤 게 진정한 갓생일까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갓생은 누가 보기에도 완벽한 금수저 인생이 아니고 결국엔 내가 갓생이라면 그게 갓생이지 않을까? 거창해 보이지만 결국 별 거 아닌 것 같다.

이번 생은 망한 것 같다며 늘 다음 생을 기다리던 나는 더 이상 그런 바보 같은 생각을 하지 않기로 했다. 서른하나, 요즘 시대에 역행하여 스물여섯 꽃다운(?) 나이에 결혼해 벌써 5살 아이의 엄마이자 자발적으로 퇴사한 지는 벌써 1년하고도 2개월차.... 남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하던 경단녀가 되었다.” 그래서 결국 그녀는 일상의 소소한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다짐하고 실천하게 됐다.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나 보다. 그래서 운동이나 규칙적 자기계발 활동 등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는 앱 서비스들도 많이 나와 있다.

‘이생망’을 극복하기 위해 독서를 택한 경우를 소개하려 한다. 이생망을 외치면서도 진짜 망한 삶을 살고 싶지는 않았다는 남자 대학생은 제대로 책을 읽고 독서노트를 만들어 서평을 쓰면서 삶을 바꿔나갔다고 한다. 시작은 친구가 권해준 일본 작가의 추리소설이었다.

자기도 모르게 한 번도 쉬지 않고 2시간 만에 독파한 뒤부터 독서가 취미가 됐다. 특히 책을 읽게 된 경로, 책을 읽은 감상 등을 꼬박꼬박 독서 노트에 쓰다 보니 책이 책을 부르는 생활을 하게 됐고 삶에 재미가 붙었다고 한다. 그가 권하는 독서 방법은 가볍고 편하게 재미있는 책부터 읽으라는 것이다. 성공지침서, 자기계발서 같은 책에 매달릴 필요도 없다.

이제 다시 새해 목표를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다. 2023년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사람마다 목표와 지향점이 다르겠지만 분명한 건 인생 2회차는 없다는 점이다. “그때 거기에 땅을 사뒀더라면” 하는 식의 후회나 뒤늦은 깨달음은 의미가 없다.

환생은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일이니 ‘이생망’의 좌절에만 빠져 있으면 안 된다는 말을 새해 벽두에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다. 특히 독서를 권하고 싶다.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칼럼은 다산칼럼의 동의를 얻어 전재한 것입니다.

 
글쓴이 / 임 철 순
· 데일리임팩트 주필
· 자유칼럼그룹 공동대표
· 한국일보 편집국장 주필, 이투데이 이사 겸 주필 역임.
· 저서
『손들지 않는 기자들』열린책들
『한국의 맹자 언론가 이율곡』열린책들
『노래도 늙는구나』열린책들
『효자손으로도 때리지 말라』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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