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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육상쟁' 대구 건설사 화성산업, 메리츠자산운용 지분 인수 왜?
'골육상쟁' 대구 건설사 화성산업, 메리츠자산운용 지분 인수 왜?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3.01.1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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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자산운용 품은 이종원 화성산업 회장 “금융 기반으로 신규사업 확장” 포부 밝혀

화성산업의 숙부와 조카 간 '경영권 다툼'...'40년 이인중·홍중 형제경영 '…2022년 주총서 '지분 대결'
대구 수성구 화성산업 본사 전경. 화성산업 제공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대구 건설사 화성산업이 사모펀드 운용사인 KCGI(강성부 펀드)와 함께 메리츠자산운용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10일 화성산업은 메리츠자산운용 지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메리츠자산운용은 메리츠금융지주의 자회사로 총 운용자산이 3조원에 이르는 국내 중견 종합자산운용사다. 오는 6월 금융당국 승인이 마무리되면 화성산업은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해 경영에 참여할 계획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화성산업이 메리츠자산운영의 지분을 인수한 것은 사업 확장 및 수익 구조 다변화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건설업 중심만으로는 지금과 같은 경기둔화 시점에 위기 대응에 한계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또 이번 지분인수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금융업에 진출해 금융에 대한 더 깊은 이해와 경험을 습득해 건설업 본연에 대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지난해부터 화성산업을 이끌고 있는 2세 경영인 이종원(51) 회장의 강한 의지에서 비롯됐다. 이 회장은 이번 지분 인수를 직접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숙부와 경영권 다툼을 벌인 이후 ‘오너 3세 경영’의 닻을 올린 이 회장은 지난해 4월 7일 경북일보와 인터뷰에서 신사업 구상을 밝혔었다.

그는 당시 전문경영인 체제를 통한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강조했고, 변화와 혁신의 DNA를 심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친환경에너지산업을 비롯해 첨단소재부품사업, 로봇산업, 이차전지 밸류체인 진출 등을 우선순위에 두고, 기존 건설 전후방 사업과 부동산개발사업, 골프장 사업 진출도 모색하겠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먹거리인 신규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에 매진하겠다는 뜻이다. 최근 이 회장의 이러한 구체적인 의지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화성산업은 지난 6일 메리츠금융지주의 자회사인 메리츠자산운용 지분인수를 위한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동갑내기인 사모펀드 운용사 KCGI의 강성부 대표와 지난 1년 동안 교감하면서 내린 결정인데, 6월 금융당국의 승인절차가 마무리되면 KCGI에 이어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해 경영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최근 경북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20여년 전 동아백화점 근무 당시 해외 출장 때 금융기관들이 현지 백화점이나 유통업체의 법인을 가진 모습을 보면서 금융의 힘이 막강하고 대세라는 걸 느꼈다”면서 “경영에 있어서 금융은 꼭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산물이 메리츠자산운용 지분인수”라고 설명했다.

이종원 화성산업 회장

'골육상쟁(骨肉相爭)'...숙부와 조카 간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한 화성산업, 계열 분리에 나서

이어 “앞으로 추진하려는 신규사업의 씨앗이 금융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KCGI의 네트워킹과 강성부 대표의 정보력과 조언도 화성산업의 미래 성장 준비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이번 메리츠자산운용 지분인수를 통해 지난해 인터뷰에서 밝힌 신규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체화할 것이라고 했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진출을 먼저 이야기했다.

그는 “2억7550만 명이 넘는 인구에도 사회간접자본이 매우 부족한 인도네시아에서 화성산업의 노하우로 토목·환경분야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폭넓게 네트워킹을 쌓은 인도네시아부터 시작해서 동남아에서 화성산업의 성과를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노인·장애인 등을 위한 서비스 로봇에서부터 이차전지 밸류체인 진출, 화성산업의 경험을 녹여낸 독특한 골프장 사업 등 무궁무진한 분야를 노크하고 있다는 이 회장은 “45년 동안 쌓은 건설 디벨로퍼로서의 화성산업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시너지를 내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성산업은 올해 국가기반시설이 부족한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 진출에 본격 나서기 위해 건축, 환경, 토목 등 관련 전문가로 테스크포스(T/F)도 꾸린 상태다.

숙부와 조카 간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한 화성산업이 계열 분리에 나서고 있다. 계열사 간 지분 정리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그동안 경계가 모호했던 내부 시스템을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숙부인 이홍중 명예회장 측의 화성산업 지분율이 최근 15.03%까지 감소했다. 앞서 지난 3월 경영권 다툼을 종결한 양측은 모회사격인 화성산업은 조카인 이종원 회장이 맡고, 다른 특수관계사인 화성개발과 동진건설은 이홍중 명예회장이 가져가기로 합의했다.

당시 화성산업 지분은 이홍중 측이 21.39%, 이종원 측이 21.07%, 소액주주 등이 57.5%를 갖고 있었다. 계열 분리를 위해 이홍중 측 지분(21.39%)을 정리해야 한다. 이홍중 측 지분 구성을 보면 동진건설 9.96%, 이홍중 5.2%, 화성개발 0.27%로 동진건설 지분(124만주)이 가장 많다.

동진건설은 장내매도를 통해 지분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8일 기준 지분율을 3.6%(447856)까지 줄였다. 이에 따라 이홍중 측 전체 지분은 기존 21.39%에서 15.03%까지 감소했다.

공정거래법상 계열 분리 기준은 동일인 관련 지분 3% 미만이다. 이홍중 명예회장은 지속적인 매도를 통해 연말까지 지분 청산을 매듭짓겠다는 방침이다. 이 명예회장은 6월 이후 화성산업 사내이사직에서도 물러나겠다고 밝힌 상태다.

앞서 화성산업 최대주주인 이인중 명예회장이 재작년 동생인 이홍중 회장을 비롯해 화성개발 이사진, 자회사 동진건설 이사진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 명예회장 측은 이 회장이 화성산업 지분을 매각하면서 상호 공동경영상 신뢰를 깨뜨리고 주주가치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주 고() 이윤석 회장이 1958년 설립한 화성산업은 그동안 이 명예회장과 이 회장이 함께 2세 경영을 이어왔다. 2019년부터 이 명예회장의 아들인 이종원 대표가 이 회장과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이후 이 회장이 최대 주주인 화성개발이 화성산업 주식 112만주(9.27%)를 자회사인 동진건설에 매각한 게 형제 간 갈등이 발단이 됐다.

동진건설은 기존 12만주(0.96%)에 새 주식을 더해 화성산업 최대 주주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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