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지난해 말 은행권의 예금·대출금리가 거의 1년 만에 모두 낮아졌다. 시장(채권)금리가 하락하고 은행권의 예금 금리 인상 경쟁이 둔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가계대출 금리는 엇갈렸다. 주택담보대출금리는 두 달째 하락했으나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5개월째 상승하고 있다.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지만 그 볕이 신용대출 금리 하락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2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 금리는 전월보다 0.08%포인트 떨어진 연 5.56%를 기록했다.
저축성수신금리가 같은 기간에 0.07%포인트 하락한 4.22%를 기록한 영향이다. 이에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도 0.01%포인트 축소되며 1개월 만에 축소 전환됐다.
다만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는 0.04%포인트 확대된 2.55%를 기록했다. 이는 잔액기준 대출 금리가 0.24%포인트 오른 가운데 수신 금리가 0.20%밖에 오르지 않은 영향이다.
하지만 가계대출(5.60%)은 0.03%포인트 오히려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금리(4.63%)가 0.11%포인트 내렸지만, 신용대출 금리(7.97%)가 0.12%포인트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박창현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전반적 대출 금리 인하에는 은행채 등 지표 금리 하락과 금융당국의 금리 모니터링 강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중·저신용 차주 비중 확대 등으로 보증대출과 일반 신용대출의 금리가 올라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다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1월에도 인상했지만 은행 대출 금리의 지표금리들은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코픽스 금리가 12월 4.29%로 0.05%포인트 하락, 11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은행채 6개월물과 1년물은 각각 4.45%, 4.51%로 0.17%포인트, 0.49%포인트 하락했고 1월에도 추가 하락했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은 1월에도 하락, 석 달째 하락세를 보였다. 양도성 예금증서(CD) 91일물은 12월 4.02%로 상승세를 보였지만 1월 들어선 3.83%로 하락했다.
한편 비은행권의 경우 예금금리는 하락했음에도 대출금리는 올랐다.
상호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0.12%포인트 하락한 5.70%를 기록한 반면 대출금리는 1.11%포인트나 급등, 13.07%로 집계됐다. 2013년 6월(13.1%포인트 이후) 가장 크게 상승한 것이다. 상호금융은 예금금리는 0.1%포인트 하락했지만 대출금리는 0.47%포인트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