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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임종룡…'관치' 논란이 부담
차기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임종룡…'관치' 논란이 부담
  • 정윤승 기자
  • 승인 2023.02.03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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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출신 후보들 누르고 손태승 현 회장 후임에 낙점...파벌 갈등·내부통제 문제 개선 적임자 평가

6년 만에 금융권 복귀...임종룡 내정자 "우리금융 조직혁신·기업문화 정립에 최선"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EY한영 제공] 

[금융소비자뉴스 정윤승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차기 회장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을 내정했다. 내부 출신인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양강 구도를 보이며 치열한 경합을 벌였으나, 이사회는 임 전 위원장의 개혁을 선택했다.

하지만 정부가 소위 ‘주인 없는 회사’로 불리는 소유 분산 기업들에 대한 지배구조 개선을 강하게 요구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관치' 논란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임 전 위원장이 회장 출마 의사를 밝혔을 때부터 노조가 강하게 반발해온 점도 부담이다.

3일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임 전 위원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임 전 위원장은 관료 사회에선 업무 능력으로 정평이 난 엘리트 인사로 꼽힌다. 1959년 전남 보성 출신으로 영동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임 전위원장은 재정경제부에서 금융정책국 은행제도과장, 증권제도과장, 금융정책과장 등을 거쳤다.

이후 기획재정부 1차관과 국무총리실장을 거쳐 2013년부터 2년 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지냈다. 2015년 금융위원장에 취임해서는 우리금융 민영화와 조선·해운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다. 2017년 7월 퇴임해 최근에는 법무법인 율촌의 고문을 맡아왔다.

그가 금융지주 회장과 금융당국을 두루 거친 만큼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내부통제와 지배구조 개혁을 이끌 적임자로 꼽힌다.

임추위는 "임종룡 후보자는 우리나라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원장을 역임하고 국내 5대 금융그룹 중 하나인 농협금융의 회장직도 2년간 수행하는 등 민관을 두루 거친 금융전문가로서 우리금융그룹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다양한 역량을 갖춘 적임자라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이어 "임추위 위원들은 대내외 금융환경이 불안정한 시기에 금융시장뿐 아니라 거시경제 및 경제정책 전반에 폭넓은 안목을 갖춘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안정적인 경영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면서 "또 우리금융이 과감히 조직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객관적인 시각으로 조직을 진단하고 주도적으로 쇄신을 이끌 수 있는 인사가 적합하다는 판단도 더해졌다"고 밝혔다.

이날 심층 면접에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을 비롯해 이원덕 우리은행장,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 이동연 전 우리FIS사장이 나섰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은 손태승 회장의 연임 포기 의사가 발표된 후부터 본격적으로 유력한 후보로 부상했다. 이로 인해 관치 논란도 불거졌지만, 임추위의 결정은 임 후보로 기울었다. 그동안 적지 않은 금융 사고로 금융그룹의 평판이 땅에 떨어진 만큼, 금융당국 수장을 지낸 중량감 있는 외부 인물을 통해 변화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한다.

아울러 우리금융의 해묵은 한일·상업 간의 파벌 문제도 항상 논란의 중심에 있는 점을 고려해 제3자의 시각으로 금융그룹을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없지 않았다.

이런 점들이 관치금융 논란에도 막판에 임 전 위원장에게 힘이 쏠린 것으로 해석한다.우리금융지주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선임 절차를 거쳐 임 전 위원장을 최종 선임할 예정이다. 손 회장의 임기는 325일까지다.

다만, 관료 출신인 임 전 위원장이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됨에 따라 관치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노조는 물론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에서도 금융위원장을 지냈던 임 전 위원장이 민간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가 돼서는 안 된다는 반대 의견이 나왔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이 임 전 위원장의 내정에 대해 어떤 제스처를 취할 지도 관심거리다. 지난달 30일 열린 금융위 업무보고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는 소위 ‘주인 없는 회사’인 소유 분산기업에 대한 지배구조 개편 문제를 강하게 거론한 바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달 26일 우리금융 회장 선임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시장에선 이 원장이 사실상 임 전 위원장의 회장 선임에 반대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당시 이 원장은 “적어도 주주가 객관적 기준을 물었을 때 사후적으로 검증 가능한 정도의 기준이나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이 시간 내에 그게 가능한지 등은 판단하기 어려워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낙점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3일 우리금융 조직혁신과 기업문화 정립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 후보자는 이날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로부터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자로 추천을 받은 뒤 내놓은 입장문에서 "임추위원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또 애정 어린 관심과 성원을 아끼지 않은 임직원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임 후보자는 "아직 주주총회 절차가 남아있지만 회장에 취임하면 조직혁신과 기업문화 정립을 통해 우리금융그룹이 시장, 고객, 임직원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그룹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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