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김나연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상했음에도 은행권 정기 예금금리 하단이 3%대까지 내려왔다. 시중은행 뿐만이 아니다. 고금리를 내세웠던 저축은행 가운데서도 일부가 3%대로 정기예금 금리를 낮췄다.
8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전날(6일)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금리(이하 12개월 기준 동일)는 4.42%로 집계됐다.
지난달 20일 4.97%로 5%대에서 4%대로 내려온 뒤 줄곧 내림세다. 이달 1일(4.62%)과 비교해서는 0.2%포인트 하락했다.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지난해 10월 중순 5.15%로 집계되며 5%대에 진입했는데 지난해 말부터 하락세로 전환된 뒤 앞자리 숫자를 갈아 치웠다. 평균금리가 정점을 찍은 지난해 11월 말(5.53%)과 비교하면 1.11%포인트 떨어졌다.
통상 저축은행은 시중은행으로의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정기예금 금리를 시중은행보다 약 1%포인트 정도 높게 설정한다. 하지만 그 격차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시중은행의 금리가 5%대를 넘기자 저축은행권에서 자금이탈을 막기 위해 6%를 상회하는 특판 금리 상품을 공격적으로 내놓던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는 지난해 말 금융당국이 금융사들에게 금리 경쟁을 자제할 것을 권고한 영향이 컸다. 여기에 시중은행의 수신금리가 낮아지고 있는 것도 주효했다.
통상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과 비교해 높은 수신금리를 유지하는데 시중은행들이 금리 인상을 멈추면서 저축은행이 금리를 올릴 유인도 사라졌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30일부터 'OK 안심정기예금'(36개월)의 금리를 기존 4.7%에서 4%로 0.7%포인트 낮췄다.
'OK정기예금'의 금리는 '3개월 이상' 4.2%에서 3.5%로, '6개월 이상'은 4.5%에서 3.8%로 각각 낮췄다. '12개월'은 4.6%에서 3.9%로 낮아졌고 '12개월 초과 36개월까지'는 4.5%에서 3.5%로 금리가 1%포인트 낮아졌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금리 경쟁이 지난해와 비교해 진정된 모습"이라며 "특히 최근 금융당국의 금리 인상 자제령이 여전한 만큼 눈치싸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채보다 비싼 이자를 지급하면서 무리하게 예금 유치에 나설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