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해당 통계 작성 이래 19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은 4조6000억원 급감했다. 한은이 통계치를 작성한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크게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 은행 기타대출 잔액은 지난달 4조6000억원 줄었다. 개인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강화된 대출규제와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으로 차주들이 대출 상환에 나선 결과다.
또 지난달 지급된 명절 상여금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과거 초저금리 시기에는 여윳돈을 주식 투자 등에 활용한 것과 달리 금리가 크게 오르자 이 돈을 투자보다는 빚 갚는 데 쓴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의 경우 대출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감소폭이 확대된 모습"이라며 "금융당국은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와 실수요자를 위한 대출규제 정상화 조치를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전세자금 대출이 크게 줄고, 개별대출 증가규모가 축소되면서 전월 수준을 유지하며 전월과 같은 798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전세 수요 부진을 반영하듯, 전세자금 대출이 1조8000억원 감소했다.
사람들이 빚을 갚는데 우선순위를 두면서 은행 예금은 썰물처럼 빠지고 있다. 지난달 은행 예금은 45조4000억원 감소했다. 이자가 거의 없는 수시입출식예금에서 59조5000억원의 뭉칫돈이 빠져나간 영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차주들이 느끼기에는 여전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며 "여윳돈으로 기존 대출을 상환하는 동시에 새로 대출을 받는 경우는 줄면서 가계대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