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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시가 3조 자사주 5년 내 매각...이재용 등 오너가 혜택은?
삼성물산, 시가 3조 자사주 5년 내 매각...이재용 등 오너가 혜택은?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3.02.1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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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서 자사주 전량인 보통주 2471만899주(13.2%), 우선주 15만9835주(9.8%) 소각 발표..."배당 2000원 유지"

이재용 회장 등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에 대한 배당도 확대...최대주주 일가의 상속세 재원 마련에도 도움 될 듯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삼성물산이 기업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3조원 규모 자사주를 향후 5년에 걸쳐 전량 매각하고 배당을 늘리기로 했다. 경영의 안전판인 삼성물산 자사주를 매각하고 기업가치를 주주에게 환원하는데 집중하겠다는 포석이다.

삼성물산은 16일 이사회를 열어 보유 자사주 전량인 보통주 2471만899주(13.2%), 우선주 15만9835주(9.8%)를 소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가로는 3조원 규모다. 매년 소각 규모는 이사회가 결정한다.

자사주 소각은 시장에 유통되는 발행 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EPS)을 높일 수 있다.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보다 강력한 주주환원정책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삼성물산은 올해부터 2025년까지 관계사의 배당수익 가운데 60∼70%를 재원으로 하는 배당정책도 유지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주당 배당금을 2000원 이상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사업구조 고도화에도 나선다. 삼성물산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태양광, 수소, 소형모듈원자로(SMR), 배터리 리사이클링 등 친환경에너지사업 확대와 바이오 프로세싱, 의약품 연구·개발(R&D) 수탁, 차세대 치료제 혁신기술 투자 등 바이오·헬스케어 분야로 진입을 검토하고 있다. 상품과 서비스의 고도화와 디지털 전환도 추진한다.

삼성물산은 3년간 총 3조∼4조원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 전환 등 사업 경쟁력 강화에 1조5000억~2조원을 투입하고 신사업 발굴에 1조5000억~2조원을 투자한다는 구상이다.

자사주 소각은 대표적 주주환원 정책이다. 삼성그룹 내에서는 삼성전자가 2018년 약 22조원을 포함해 수년간 약 45조원(소각 완료시점 기준) 규모 자사주를 소각한 적이 있지만 비전자 계열사 중에서는 삼성물산의 이번 자사주 소각 규모가 가장 크다.

연 평균 6000억원은 올 들어 국내 기업이 발표한 자사주 소각 중 가장 큰 규모다. 현대차(3154억원), KB금융(3000억원) 정도가 비견될만 하지만 삼성물산보다 적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재용 회장은 삼성물산 지분 18.13%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각각 6.24% 보유

재계는 특히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자사주가 했던 역할에 비춰 자사주 소각이 큰 의미가 있다고 해석한다. 삼성물산은 2015년 당시 합병을 앞두고 자사주 5.76%를 KCC에 매각했다. 의결권이 살아난 주식을 바탕으로 KCC가 합병에 찬성하면서 합병안은 69.5% 찬성으로 통과됐다.

또 삼성전자가 45조원 규모 자사주를 매각했을 당시 자본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계획을 백지화한 거라는 해석이 나왔다. 모두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자사주를 활용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재계는 삼성이 지난 연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체제를 공식화하면서 삼성물산이 더 이상 자사주를 들고 있을 명분이 사라졌다고 본다. 안정적 경영구도가 갖춰진 상황에서 외부에서 오너 지배력 강화 수단이라고 여길 수 있는 공격 포인트를 둘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삼성물산(옛 삼성에버랜드·제일모직)은 원래부터 배당에 후했던 기업은 아니다. 배당 자체를 2015년 합병 이후 본격화했다. 사명변경까지 모두 마치고 삼성물산으로 새출발한 첫해(2015) 배당금은 500원이었다. 명문화된 기준 없이 실적과 현금흐름 상황에 맞춰 금액을 정했다.

주식 소각을 통해 주가를 부양하고 배당을 확대할 경우 최대주주 일가의 상속세 재원 마련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삼성물산은 자사주 소각과 함께 2025년까지 3년간 매년 관계사 배당수익의 60~70%를 현금 배당 방식으로 주주들에게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최소 주당 배당금은 2000원이다. 주가를 부양하고 배당은 늘리겠다는 거다. 자연스레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에 대한 배당도 확대된다.

이재용 회장은 삼성물산 지분 18.13%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각각 6.24%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배당금과 주식담보대출 등을 활용해 이건희 전 회장 재산 상속에 따른 상속세를 납부하고 있는 중이다.

사실상의 지주사로 오너일가 지분율이 높다는 점도 배당 확대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5년째 '무보수 경영' 중인 이 부회장에게 배당은 유일한 현금 확보 수단이다. 향후 지배력 강화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 등을 실시하기 위해서라도 꾸준한 자금 확보가 필수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소각 계획은 주주 가치를 높이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며 "앞으로 일관된 정책 이행으로 주주 환원 기조를 유지하고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과 이해관계자와 진정성 있는 소통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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