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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6위 규모 은행 SVB 파산...금융권 전반으로 위기 확산되나
미국 16위 규모 은행 SVB 파산...금융권 전반으로 위기 확산되나
  • 박도윤 기자
  • 승인 2023.03.12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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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권 '촉각'...美 역사상 2위 규모지만 미 금융당국은 여유
예금보호 안 되는 금액 200조원 시한폭탄 되나...스타트업 줄도산 전망
▲SVB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SVB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미국에서 16위 규모인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면서 금융권 전반으로 위기가 전이되는 게 아닌지 글로벌 금융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이 10일(현지시간)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불능을 이유로 SVB를 폐쇄하고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SVB의 총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2090억달러, 총예금은 1754억달러로 미국 16위 규모다. 이 은행의 파산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문을 닫은 저축은행 워싱턴뮤추얼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은행 파산으로 기록됐다.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본사를 둔 SVB는 1983년 설립돼 캘리포니아주와 매사추세츠주에서 모두 17개 지점을 보유한 신생 기술기업 전문 은행으로, 이번 파산으로 예금보호를 받지 못하는 예금이 200조원인데 예금주의 절반 가까이가 스타트업이어서 많은 스타트업의 줄도산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고객들이 맡긴 예금이 25만 달러(3억3000만원)를 넘지 않으면 예금 보호를 받을 수 있지만, 이를 초과하면 보험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22년 말 FDIC 보험 한도를 초과하는 SVB의 예금 규모를 총예금의 86%선인 1515억 달러(200조4000억원)로 추정했다.

SVB의 자산을 모두 매각하면 예금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금액까지도 모두 변제 가능하지만 SVB가 투자해 놓은 채권 등의 가치가 떨어진상황으로 매각으로 당초 투자금을 100% 확보하기는 어렵다는 예상이다.

스타트업 아키타의 설립자 진 양은 "정부가 25만 달러를 초과하는 사람들도 구제해 주기를 희망한다"며 "SVB에 수천만 달러, 수억 달러의 자산을 예치한 이들을 알고 있는데, 이들이 25만 달러만 받는다면 회사는 전멸할 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에 따라 FDIC는 '샌타클래라 예금보험국립은행'(DINB)이라는 이름의 법인을 세워 SVB의 기존 예금을 모두 새 은행으로 이전하고, SVB 보유 자산의 매각을 추진한다.

FDIC 조치에 따라 25만달러의 예금보험 한도 이내 예금주들은 13일 이후 예금을 인출할 수 있고, 비보험 예금주들은 보험 한도를 초과하는 예금액에 대해 FDIC가 지급하는 공채증서를 받아갈 수 있다.

10일(현지시간) 이 은행이 무너진 것은 주요 고객인 스타트업들의 예금이 줄어든 탓에 대부분 미 국채로 구성된 매도가능증권(AFS)을 어쩔 수 없이 매각, 18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봤다는 전날 발표가 도화선이 됐다.

미 연방준비제도가 지난 1년간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올린 여파로 기술기업들의 돈줄이 말라버리면서 유입되는 신규 자금이 끊기자 SVB는 과거 비싸게 샀던 채권을 낮은 가격에 팔아야 했던 것이다.

발표 직후 주가가 60% 이상 폭락하고, '빨리 자금을 빼라'는 벤처캐피털 회사들의 경고까지 나오면서 고객들의 예금 인출이 가속화 됐다.

이날 SVB는 22억5000만달러의 증자 계획이 무산되자 회사 매각으로 방향을 틀었으나, 금융당국은 인수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려주지 않고 이례적으로 은행 문을 닫는 빠른 조치를 내렸다.

이번 사태로 이날도 퍼스트리퍼블릭 은행과 시그니처 은행 주가가 장중 20% 이상 폭락하는 등 월가가 영향을 받고 있다.

그러나 SVB가 기술 분야 스타트업에 특화된 은행으로 대형은행을 비롯한 금융권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미국 금융권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SVB가 맞닥뜨린 현재의 압력은 매우 특이한 경우로, 다른 은행들과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날 총 520억달러의 시가총액을 날렸던 미국 4대 은행들의 주가도 이날 약보합 내지 소폭 상승으로 안정세를 되찾았다.

정부 당국은 긴장감을 늦추지 않으면서도 과도한 위기감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분위기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이날 연준 등 관계 기관과 만나 SVB 사태 대책을 논의하면서 은행 시스템은 여전히 유연하고 당국은 이 같은 일에 대응할 효과적 조치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재무부는 전했다.

서실리아 라우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도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우리 은행 시스템은 10여년 전과 근본적으로 다른 상태"라며 "2007∼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도입한 스트레스 테스트 등 개혁 조치 덕분에 금융 당국은 우리 은행 시스템의 회복력을 강화할 수 있는 도구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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