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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SVB 파산과 2008년 국제 금융위기의 '악몽'
미국 SVB 파산과 2008년 국제 금융위기의 '악몽'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3.03.1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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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사태 직접 영향 적어도 시장 혼란…사후 대응에 치중하기보다는 국내 은행 등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 점검해야

미국 스타트업의 자금줄로 꼽히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금융시장이 휘청이면서 정부당국도 국내 시장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SVB의 파산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역사상 두 번째 파산이다. 앞서 미국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불능을 이유로 SVB를 폐쇄했다.

파산 전날 SVB는 미국 국채로 구성된 매도가능증권(AFS)을 매각해 총 18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봤다고 발표했다. 해당 소식이 뱅크런을 촉발했다.

당시 스타트업들이 예금을 줄줄이 인출해 자본 부족이 심화됐다. 자본확충에 실패하자 결국 정부가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불능을 이유로 폐쇄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에 시그니처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행 등 대형은행들의 주가가 20% 넘게 폭락했다. 뉴욕에 본사를 둔 시그니처은행은 이틀만에 추가로 폐쇄된 상태다.

이번 SVB 파산의 파장이 전 세계 금융시장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자칫 연쇄 도산으로 이어질 경우 2008년 세계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된 리먼브러더스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시에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로 인한 몇몇 은행들의 문제가 월스트리트를 넘어 전 세계 금융 시스템으로 확산한 바 있다.이번 사태 역시 적지 않은 다른 은행들이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는 점에서 위기가 전파될 가능성을 무조건 배제하기는 어렵다.

물론 아직까진 일부 부실 은행이 정리되더라도 2008년처럼 시스템의 위기로 전면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다. IT와 바이오 스타트업에 집중한 SVB처럼 특정 분야에 지나치게 쏠린 은행은 많지 않고, SVB처럼 초과 현금을 대부분 미 국채에만 투자해 보유한 은행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미국 스타트업의 자금줄이었던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의 파장이 전 세계 금융권과 기업들로 퍼지기 시작했다. 2008년과 다른게 있다면 당시엔 부동산, 이번엔 IT쪽으로 제2의 금융위기가 오는 것은 아닌지 하는 불안감이다.

국내 금융권들은 금리인상에 민감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급격히 늘린 상태다. 실제로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국내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125조3000억원으로 2021년 말보다 15조1000억원 늘었다. 이 중 은행권 비중은 27.2%에 이른다. 

부동산 익스포저도 기업금융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9월 말 전체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2696조6000억원으로 명목 GDP의 125.9% 수준인데, 이중 부동산 기업금융은 1074조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7.3% 증가했다.

우리나라 은행들이 SVB나 시그니처은행처럼 갑자기 파산할 경우는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사건이 금리인상으로 인한 채권 손실에서 비롯된 만큼 국내 은행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은행권이 유동성 확보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금융시장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국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사후 대응에 치중하기보다는 국내 은행과 주요 스타트업 등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 점검해 가능한 모든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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