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미국 SVB(실리콘밸리은행)과 스위스 CS(크레디트스위스)의 파산에서 시작된 금융시장 우려에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하락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한 달 만에 기준금리보다 낮은 3.2%대로 진입했다. 다만 변동성이 커지면서 채권금리 하락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22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5.1bp(1bp=0.01%포인트) 내린 연 3.264%에 장을 마쳤다. 3년물 금리 하락 폭은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10월 27일 하락 후 가장 크게 떨어졌다.
10년물 금리는 연 3.304%로 10.2bp 하락했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11.6bp 하락, 12.1bp 하락으로 연 3.257%, 연 3.350%에 마감했다.
미국 당국은 실리콘밸리은행과 시그니처 은행의 연쇄 폐쇄에 전액 예금자 보호 조치를 취했다. 이에 금융시장은 안정을 되찾았지만 미국 소형은행들의 연쇄 부도 우려는 여전하다.
연준이 21일, 22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골드만삭스는 이달 금리 동결을 예측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달 FOMC회의에서 25bp 전망이 90%를 넘었다. 빅스텝(50bp 인상) 전망은 하루 전만 해도 40%에 달했으나, 지금은 0%대로 쪼그라들었다.
연준이 이달 빅스텝 금리 인상을 할 경우 한은도 4월 25bp 금리 인상이 전망됐는데, 연준의 긴축 전망이 누그러들면서 한은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낮아졌다. 이에 따라 그동안 올랐던 금리가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채 금리를 준거금리로 삼는 대출금리도 하락세다. 실제 지난 20일 기준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3.9%로 지난 10일 이후 열흘만에 0.392%p 떨어졌다.
이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85~5.93%로 금리 상단이 5%대로 낮아졌다.
예금금리도 떨어지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1년 만기 주요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 21일 기준 연 3.45~3.55%로 지난 14일(연 3.74~3.80%)과 비교해 금리 상단은 0.25%p, 하단은 0.29%p 떨어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장금리 하락에 더해 예금금리 하락으로 코픽스 역시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시차를 두고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