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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개혁입법 과제](38) 尹정부, 자원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라
[새 정부 개혁입법 과제](38) 尹정부, 자원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라
  • 나병문
  • 승인 2023.03.2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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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자원외교는 선택 아닌 필수...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글로벌 공급망이 갈수록 불안정해지면서, 국제 자원 시장에 이상기류 형성...한국은 광물 수요의 95%를 수입에 의존, 희토류 대부분을 중국서 수입...국가 백년대계를 위해서라도 민관이 혼연일체가 되어 매진해야

지난 해 5월 10일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공정과 상식의 사회 실현'을 기치로 내걸고 국정에 임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뉴스는 사단법인 서울이코노미포럼(이사장 정종석)과 공동으로 새 정부의 개혁입법 과제를 부문 별로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기획물 연재를 시작한다.<편집자 주>

■공동주최 : 금융소비자뉴스, 사단법인 서울이코노미포럼

■후원 : (사)금융소비자연맹, (사)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소비자연구원, 서울자본시장연구원

[나병문 칼럼] 대한민국은 전형적인 자원 빈국이다. 부족한 자원을 해외에서 조달해야 하는 지정학적 취약성을 안고 있는 나라인데, 수출 비중이 GDP의 절반 가까이나 된다. 거기다 가공무역 비중 또한 매우 높다.

그러기에, 나라 밖에서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노심초사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 자원외교다. 필요한 자원을 제때 원활하게 확보하지 못하면 아무리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무용지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지금은 첨단 기술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다. 그것이 한 나라의 경제적 위상을 좌우하는 주된 요인이기 때문이다. 한데, 기술이 첨단화될수록 그것을 구현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게 있다. 바로 해당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핵심 원재료다. 안타깝게도, 그것들은 일부 국가에 편중돼 있다. 이 같은 국가 간 부존자원의 불균형은 나라 사이의 협상력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최근 들어, 자원을 가진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 간의 관계가 갑과 을의 관계로 굳어지고 있다. 자원 보유국들이 부존자원을 점점 노골적으로 무기화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들의 위세가 얼마나 대단한지는 러시아를 보면 알 수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뒤 서방 국가들의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1년 이상을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 그 힘이 어디서 나왔겠는가? 석유나 가스 같은 풍부한 부존자원이 없었다면 애당초 불가능했을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글로벌 공급망이 갈수록 불안정해지면서, 국제 자원 시장에 이상기류가 형성되었다. 이에 위기를 느낀 나라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자원 확보에 혈안이 되어 가는 중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부존자원이 빈약한 나라일수록 자원 보유국의 횡포에 휘둘릴 위험성이 크다. 정부와 기업이 하나가 되어 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대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세계는 자원 확보 전쟁 중...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에서 해외 자원 의존도가 가장 높아

미국의 바이든 정부는 일찍이 자원전쟁을 예견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석유나 가스 같은 전통적 자원은 물론, 새로운 자원에도 눈길을 돌리고 있다. 희토류도 그중 하나다. 얼마 전에, 세계적인 전기차 생산 업체인 테슬라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 생산회사 ‘시그마 리튬’을 인수하려 든다는 뉴스를 접했다. 그것을 보면서, 불꽃 튀는 희토류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서곡(序曲)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중국은 어떤가? 알다시피 중국은 희토류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다. 그들은 최근 들어 희토류 수출량을 줄이면서 무기화하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2010년 9월 동중국해 인근에서 일본 순시선이 중국 어선을 나포하자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중단했다. 이에 놀란 일본 정부는 체포했던 선원들을 즉시 석방했다. 희토류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실감케 하는 사건이었다.

우리 사정은 어떤가? 한국은 광물 수요의 9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희토류 대부분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처럼 높은 해외 의존도는 우리 경제를 언제든 위기로 내몰 수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상황의 심각성을 알아차린 국내 기업들이 서둘러 대책을 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아르헨티나 소금호수 근처에 수산화리튬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SK온,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도 리튬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우리에게 자원외교가 중요한 이유는 명백하다. 한국이 제조업 강국인 것은 사실이지만, 앞에서 언급했듯이, 자원 빈곤국이라는 결정적인 약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에서 해외 자원 의존도가 가장 높다. 그런 만큼 국제 원자재 가격이 들썩일 때마다 엄청난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역대 정부에서 (추진 방식은 달랐지만) 자원외교에 관심을 가졌던 이유가 거기에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도 벌써 1년이 되어가...민관, 적극적인 자원외교 펼쳐야 생존 가능

자원외교는 정부가 직접 나서서 자원을 확보하는 것을 말한다. 자원을 생산, 유통하는 외국 회사에 투자하거나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그리하면, 기업이 전담하는 것보다 안정적으로 자원을 들여올 수 있고 잉여분을 다른 나라에 판매할 수도 있다. 물론 그에 따른 위험 요인도 적지 않다. 투자한 외국 기업의 실적이 부진하거나 파산하면 아까운 혈세를 고스란히 날리게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지난 시절 자원외교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그것이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원외교를 주저하거나 망설여서는 안 된다. 그것은 무책임하고 비겁하다. 물론 각별히 유념해야 할 점도 있다. 해외 자원 개발은 성공률이 낮고 단기간 내에 수익을 낼 수도 없다. 그러므로 계획 단계에선 장기적인 안목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하지만 일단 결정하고 나면 과감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 그래야, 때를 놓치지 않는다

세계는 반도체 산업을 통해서 글로벌 공급망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자원 확보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생존과 미래를 위해서라도 지구상의 공급망 안에서 소외되지 말아야 한다. 물론 그것은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다. 하지만 후손들에게까지 자원 결핍을 물려주면 되겠는가? 다만 추진 과정에서 명심해야 할 점이 있다면, 특정 정권이나 개인의 이익을 철저히 배제하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자원외교의 특성상 정부가 총대를 메고 강력하게 추진해도 될지 말지다. 그런 난제를 특정 개별 기업에 맡긴 채 손을 놓아서는 안 된다.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서라도 민관이 혼연일체가 되어 매진해야 한다. 윤 대통령이 취임한 지도 벌써 1년이 되어간다. 정부는 이제부터라도 외교력을 집중하여 자원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라. 훗날 국민의 뇌리에 자원외교의 신기원을 이루어낸 정부로 오랫동안 기억되길 바란다.

저자 소개

나병문(rabmna1958@naver.com)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 연구위원

-SN경영연구원장

-경영학박사, 전 우리은행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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