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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건설사 32곳 PF 채무보증 제공…부실화시 줄도산 위기
상장 건설사 32곳 PF 채무보증 제공…부실화시 줄도산 위기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3.03.2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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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건설사 10곳 중 4곳 ‘돈 벌어도 이자 못 갚아’

“PF 채무보증 부실 리스크, 재무상태표서 안 드러나”…일부 건설사 우발채무 자기자본 5배 초과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부동산 경기 악화로 건설기업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상장 건설사 10곳 중 4곳은 영업이익만으로는 이자 비용도 감당하기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재무제표상 이런 부실 리스크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건설사 상당수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무보증을 해줬는데, 건설사가 이 부담을 떠안을 경우, 줄도산 위험에 직면하게된다. 실제 우발채무가 자기자본의 5배를 넘어선 곳도 있었다. 

한국은행은 23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2023년 3월)' 보고서에서 "최근 부동산경기 위축, 미분양주택 누증 등 건설업 영업환경 악화로 건설기업의 재무건전성이 다소 저하되면서 부실 위험이 증대됐다"고 밝혔다.

한은은 올해 3분기 말 사업보고서를 공시한 비금융 상장기업 2392개 중 건설업 72개 기업의 △재무건전성 △부실 위험 △부동산 관련 우발채무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총이자비용)은 3.0배로 2021년(6.5배) 대비 상당폭 하락했다. 영업이익만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1미만인 ‘취약기업 비중’도 36.1%였다.

1년 내 상환 만기가 돌아오는 유동부채가 1년 내 현금화 가능한 유동자산보다 많은 유동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도 18.1%로 전년(13.3%)보다 상승했다. 

건설기업의 중위 부실 위험(기업이 1년 후 부도 상태로 전환될 확률)은 0.613%로 2021년말(0.603%)에 비해 올랐다. 

72개 상장 건설사 중 32곳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과 유동화증권에 대한 채무보증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중 일부 기업은 자기자본의 두 배를 초과하는 PF 채무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중도금대출보증 등 기타 채무보증을 모두 포함할 경우 44곳이 부동산 관련 우발채무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5곳의 우발채무 규모는 자기자본의 5배를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발채무는 장래에 일정한 조건이 갖춰지면 발생하는 채무를 뜻한다. 대개 PF 우발채무는 건설사가 시행사에 대해 보증한 PF 대출을 시행사 부도 등으로 인해 떠안게 되는 빚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일부 건설기업의 경우 상당 규모의 부동산 PF 관련 채무보증을 제공하고 있어, 이 같은 우발채무 현실화 시 부실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무제표로는 건설사의 위험도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된다. 건설사의 부동산 PF 및 기타 채무보증은 재무상태표에 포함되지 않는 항목이나 차주가 PF대출 및 유동화 증권 등 관련 채무를 불이행할 경우에나 재무상태표에 부실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실제 작년 부도가 발생했던 충남의 우석걸설, 경남의 동원건설산업의 경우 2021년 주요 재무비율들이 양호한 수준을 기록했으나 어음 부도가 발생했다. 각각 광주 주택 사업 부진, 대구 근린상가 미분양으로 단기 유동성 부족을 겪으면서다. 

한은은 "상장 건설기업의 재무건전성은 전년 대비 소폭 악화됐으나 전반적으로는 양호한 수준"이라면서도 "재무제표 이외 항목인 부동산 관련 채무보증을 감안할 경우 우발채무 현실화 시 일부 건설기업의 부실 위험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무제표상 재무비율로 평가한 부실 위험이 이미 5%를 초과한 기업은 물론 PF 채무보증 제공 규모가 큰 건설기업과 이들이 시공·보증한 PF사업장에 대한 미시적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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